현지 거주민이 예측해 본 고성산불 피해 범위

[주장] 산림청 제공 지도를 받아 예측

등록 2019.04.16 14:28수정 2019.04.1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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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km와 7km라 하면 외견상으로는 3배 차이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를 면적으로 따지면 전혀 다른 계산이 된다.
  

지도1 고성산불 피해지역을 돌아보기 위해 여러 개의 화면을 연결해 만들어 둔 지도. ⓒ 정덕수

 
앞서 <강원도 산불 피해면적이 여의도 면적의 두 배?> 기사에서 여의도 면적을 영랑호의 두 배라 했었다. 이는 가장 긴 방향과 그리고 그 선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임의의 선을 하나 그리고 계산한 단순한 계산식일 뿐이었다.

이번엔 이를 전체 둘레를 돈다고 생각하고 다시 확인하니 석호인 영랑호를 도는 길은 7.8km라고 알려져 있다. 여의도는 길이 비교적 단순해서 여의도를 한 바퀴 도는 도로를 지도상에서 쟀다. 6.7km가 나왔다. 영랑호는 굴곡이 있다 하더라도 영랑호와 여의도는 면적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미리 예측으로, 강원도 산불 가운데 고성군과 속초시의 산불 피해범위를 직접적인 측량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1000ha가 넘을 것이라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위성으로 촬영 한 지도를 구하고자 했다. 산림청에 요청을 해 각 언론사에 배포한 지도를 받았다.
  

지도2 산림청으로부터 고성산불과 관련해 받은 위성으로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된 지도. ⓒ 산림청 제공

   

지도3 산림청이 제작해 배포한 고성산불 피해지역과 대조하기 쉽게 지도1에서 필요없는 범위를 잘라냈다. ⓒ 정덕수

 
언론사들은 이 지도를 토대로 그래픽 작업을 통해 각자 보도방향에 따라 새로 제작한 지도를 기사로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산림청에서 받은 지도(언론사에 배포한 지도임을 밝힌)는 산림청에서 위성으로 촬영된 피해현장을 실제 지도에 그대로 드러나게 편집한 상태다.

처음에 예측한 피해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산림청 제공의 지도에서 바람의 방향(백두대간이 서쪽을 가로막고 동쪽으로 바다가 형성된 지리적 특성과 이 시기 국지적으로 부는 강풍의 방향)을 거슬러 북쪽으로 어느 범위까지 피해를 입었는지 추측해봤다.
  

지도 4 지형과 지리적 여건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피해면적을 임의로 산출하고자 그려보았던 지도. ⓒ 정덕수

 
발화지점에서 북쪽으로 1km 범위를 넘지 않으면 도로와 물길로 인해 피해범위가 더 크게 확산되지 않으리란 예측, 그리고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른 불의 이동속도 등을 계산해 미리 지도상에 표시했던 내용을 이젠 공개해도 무방하리라 생각해 공개한다.

예상 피해면적은 25.5㎢로 'ha'로 환산하면 2.550ha의 범위를 산불이 휩쓸고 지나갈 수 있었다. 산림청 제공의 지도에서도 이와 거의 동일한 범위를 산불피해지역으로 나타낸다.

위성사진과 예상치가 크게 다르지 않았던 이유를 밝힌다. 먼저 민가가 밀집해 있거나 대형건물과 중요시설물이 있는 지점 안쪽으로 피해범위를 그려갔다. 그리고 도로와 속초시의 신규아파트단지처럼 숲이 없는 지점 안쪽으로 선을 그리며 문화재와 주유소, 가스충전소와 같은 소방력을 총 동원해서라도 불길을 차단할 필요가 있는 지역도 그 범위 외부로 면적을 잡았다.

여기에서 바람의 세기에 따라 불이 순식간에 이동하였을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지형에 따라 어느 지점은 산불에 피해를 입었는데 어느 지점은 전혀 피해를 안 보기도 하는 현상이 생긴다. 이런 변수들을 놓고 피해범위를 좁혀 보면 실제 피해면적은 1.000ha에서 1.500ha 사이로 최종집계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또한 정부와 산림청, 소방당국 등이 일사분란하고 기민하게 대처하여 피해를 이 정도 선에서 막아냈음을 알아야 한다. 제때 소방력을 투입하지 않았다면 잔불로 인해 피해면적은 2.550ha에 이르는 전체 면적을 초토화 시키고 말았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정덕수의 블로그 ‘한사의 문화마을’에도 실립니다.
#강원도산불 #고성산불 #산불피해 #산림청 #피해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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