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감 베이비부머 자리를 '청년일자리'로 채우자는데 귀족노조?

현대차노조 "신규채용 않고 비정규직 채용... 청년 희망 뺏지 마라"

등록 2019.04.18 13:40수정 2019.04.1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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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노조, 기아차노조, 금속노조 등이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합작법인인 완성차 공장을 짓는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식을 가진 1월 31일 오후 2시쯤 광주시청 앞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현대차노조


1980년대 초중반 세계시장은 저달러(엔고), 저유가, 저금리라는 '3저 현상'이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도 이 3저 현상에 편승해 큰 경제적 성장을 이뤘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자동차산업의 급속한 발전이다. 현대자동차도 3저 현상에 힘입어 80년대 중반을 전후로 공장을 증설하고 인원을 크게 늘여 5만명 가량의 세계 최대 규모 단일생산공장이 됐다.

그로부터 30년, 현대차에서 근무하는 소위 베이비부머 세대 1만7500여 명이 2017년~2025년까지 정년퇴직 한다.

이같은 조합원의 급속한 감소를 맞는 현대차노조는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기업에서 수많은 정년퇴직자의 정규직일자리에 인원충원이 없다면, 한국사회 청년들은 아무런 희망과 미래 비전도 없이 죽어가는 사회에 살게 될 것"이라며 인원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현대차노조의 이같은 인원충원 요구를 두고 "귀족노조 투정"으로 치부하자 현대차노조가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베이비붐 세대 급속한 퇴직자리를 청년 일자리 아닌 비정규직으로 채워"

비단 현대자동차 뿐 아니라 한국사회 기업 전반에서 1955년~1963년에 출생한 714만명의 베이비붐 세대들이 기업에서 정년퇴직하면서 점점 정규직일자리 공동화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노조는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기업들은 베이비붐 세대들이 정년퇴직한 일자리에 청년들을 신규채용하지 않고 단기일자리나 알바 등의 비정규직 나쁜일자리로 대체하며 비용절감만을 외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미 2017년부터 정년퇴직은 진행되고 있지만 회사측은 정년퇴직자의 정규직일자리에 대해 4차산업혁명 인력감소와 경영악화를 이유로 신규채용 불가방침만을 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노조는 "한국기업에서 700만 베이비붐 세대들이 정년퇴직한 정규직 일자리에 비정규직을 대체 채용하는 것이 일반화한다면 한국사회는 단기일자리나 알바 등 비정규직 천국으로 어두운 암흑천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사회는 700만 베이비부머 세대가 정년퇴직한 정규직일자리를 '나쁜일자리로 만들 것인가, 좋은일자리로 만들 것인가'란 화두가 중요한 시점이다"면서 "정부는 광주형일자리 등의 나쁜일자리에 세금을 투입하기 보다는 중소 및 대기업의 정규직 좋은일자리 충원에 총력을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
 
정규직 정년퇴직자 1만명 일자리 인원충원 요구, 귀족노조 투쟁일까?

현대차노조에 따르면 현대차 내에서 정년퇴직자가 2025년까지 1만7500명이 발생한다. 하지만 전기차, 수소차 등의 친환경차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변화를 감안, 회사 측은 7000명의 인력감소를 예상한다.

이에 노조는 "현재로서 이는 추정이고 단지 예상일 뿐"이라며 "노사간의 인력감소 예상차이를 감안해도 최소 1만 명의 인원이 충원돼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현대차노조는 지난 3월 14일 인원충원협상규칙을 제정하고 사수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의 가장 큰 목적은 지난 20년 동안 비정규직 불법파견의 상징처럼 돼버린 현대자동차에서 불법 비정규직 사용을 중단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현대차 정규직 1만 개의 좋은일자리를 만들어 대한민국 청년실업 해소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라며 "우리의 정규직 사수투쟁은 한국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정의로운 투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불법파견과 불법촉탁직 등 비정규직 오·남용을 금지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라면서 "현대차노조가 정규직 사수투쟁으로 오랜 관행인 비정규직 오·남용을 금지하고 상시·지속적 정규직 공정은 정규직으로 사수 한다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제조업의 불법파견과 불법촉탁직 등 비정규직 오·남용을 방지하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 측은 세계 자동차산업이 구조적 불황기에 접어들어 세계자동차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현대차의 경영악화로 인해 정년퇴직자 공정에 정규직 인원충원은 절대 불가하다고 주장한다"면서 "사측 주장은 1만 명 이상의 정년퇴직자 일자리에 비정규직 촉탁직을 투입해서 비용절감을 하겠다는 것에 불과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노조는 결론적으로 "베이비붐 세대인 정년퇴직자 1만7500명의 정규직일자리에 비정규직 촉탁직이나 알바 등 단기일자리로 투입되며 나쁜일자리가 확산되는 것에 전면 반대한다"면서 "현대차노조는 현대차에서 1만 명의 정규직 좋은일자리를 만들어 청년실업으로 고통받고 있는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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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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