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분 일으킨 차명진 망언, 22만 청원에 큰 도움"

[스팟인터뷰] 안순호 4.16연대 상임대표... 세월호 특별수사단 설치 청원 폭증

등록 2019.04.19 18:46수정 2019.04.1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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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유가족, 세월호 처벌 대상자 발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 회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참사 책임자 처벌 대상 1차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 유성호

  

"결과적으로 차명진 전 의원의 발언이 세월호 특별수사단 설치 청원에 도움이 됐다."

'세월호 특별수사단 설치'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 참가자가 20만을 돌파한 것을 두고 안순호 4.16연대 상임대표가 한 말이다.

차명진 전 의원은 세월호 참사 5주기 전날인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쳐먹고, 찜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먹는다"라는 글을 올렸다가 국민들의 뭇매를 맞았다.

차 의원의 망언이 알려지자 '세월호 특별수사단 설치' 청와대 국민청원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3월 29일 국민청원이 시작된 이래 5주기 전날인 4월 15일까지 약 12만 명의 국민들이 이 청원에 동참했으나, 차 의원의 발언 이후 세월호 참사 5주기인 당일 오후 8시 40분경 청와대 답변 요건인 20만 명을 넘어섰다. (19일 오후 4시 기준 22만9073명)

안순호 대표는 "5주기를 앞두고 아파하는 국민들이 많은 상황에서 (차 전 의원의 발언이) 다시 한 번 공분을 일으키게 했다"면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김경일 해경 123정장) 단 한 명만 처벌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청원 동참이 이어진 것 아니겠냐"라고 설명했다.

앞서 15일, 안 대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세월호 참사 처벌 대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당시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황교안 전 법무부장관,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 책임자 18명을 한 명 한 명 직접 언급하며 "이들은 참사 당시 구조 가능한 100분간 퇴선 조처를 방해해 승객들을 피해자로 만든 책임이 있다"면서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명확한 조사와 처벌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오마이뉴스>는 안순호 대표에게 '국민들이 요청한 세월호 특별수사단 설치 청원의 의미와 활동'에 대해 들어 봤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차명진 전 의원, 국민들 마음에 분노 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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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 전 의원(자료사진) ⓒ 남소연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오후 8시 40분 경, 특별수사단 청원 요청이 20만 명을 넘었다. 
"20만 1명 되는 순간을 직접 확인했다. 정말로 큰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국민들께 더 감사했다. '믿을 건 촛불시민 뿐이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마음 모아준 덕분에 4월 13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5주기 기억문화제부터 국민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그 마음이 국민청원 20만 명의 결과를 냈다고 본다."

- 15일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모욕 발언에 대한 비난이 컸다.
"결과적으로 차명진 전 의원의 발언이 세월호 특별수사단 설치 청원에 큰 도움이 됐다. 너무나도 모욕적이고 심각한 발언이었기 때문에, 5주기를 앞두고 마음 아파하는 국민들이 많은 상황에서 (차 전 의원의 발언이) 다시 한번 공분을 일으켰다."
   
- 17일 <오마이뉴스> 여론조사 결과 국민 10명 6명이 '특별수사단' 설치에 찬성 의견을 보냈다.
"4.16연대와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지난 15일 책임자 18명을 공개한 게 국민들에게 각인된 것 같다. 결정적으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 중 (김경일 해경 123정장) 단 1명만 처벌 받은 게 알려지면서 국민들 마음이 움직였다고 본다."

- 20대는 특별수사단 설치에 75%에 육박하는 수치로 찬성표를 보냈다.
"20대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과 같은 또래다. 세월호 참사 자체가 여전히 큰 충격으로 기억되고 있다. 304명이나 희생됐는데 1명만 처벌 받은 상황이다. '책임자가 처벌돼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에 '세월호세대'인 20대가 더 공감한 것 같다."

"특별수사단은 대통령 결단으로 설치 가능, 특검 아니다"

- 많은 국민들이 "특별수사단을 특검과 같은 것 아니냐"라고 보고 있다.
"세월호 특별수사단은 거창한 걸 말하는 게 아니다. 현재 검찰 조직 안에서 세월호 진상규명 의지가 있는 검사와 수사관들로 전담팀을 구성해 제대로 수사를 해달라는 뜻이다. 특별수사단은 대통령이 결단하면 가능한 일이다. 자유한국당의 협조가 필요한 '특검'과는 분명히 다르다."

- 현재 사회적참사특별조사원회(이하 특조위)가 활동 중이다. "특별수사단과 특조위가 역할이 겹치는 것 아니냐"라는 지적도 있다.
"정권 차원의 방해가 극심했다고는 하지만 1기 특조위가 밝혀낸 건 '아무도 퇴선 명령을 하지 않았다'라는 사실 하나뿐이다. 참사 책임자 중에는 당시 정권의 핵심 실세뿐 아니라 국정원과 기무사까지 얽혀 있다. 수사·기소권도 없는 지금의 특조위가 밝혀낼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특별수사팀이 만들어져야 각종 의혹을 직접 풀어낼 수 있다."

지난달 28일 특조위는 긴급 기자회견 열고 "세월호 참사의 주요 증거물인 CCTV DVR(영상저장장치)이 바꿔치기 된 흔적이 있다"면서 '세월호 DVR은 조작된 증거물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특조위에 수사·기소권이 없어 세월호 DVR 조작 의혹 관련자들을 강제로 조사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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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연대 안순호 상임대표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5주기 컨퍼런스 '기억 : 오늘에 내일을 묻다 - 기억, 책임, 미래'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 권우성


- 4.16연대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기억하고 함께해야할 분들도 있다. 바로 세월호 참사 생존학생과 민간잠수사들 그리고 고 김관홍 잠수사의 가족들이다. 이분들을 최대한 만나고 때마다 인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시에 지역을 돌며 국민들에게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 필요성도 알리고 있다."

- 일각에서는 '그만하라'고 말하는 국민들도 있다. 
"맞다.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냐'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저는 그때마다 묻는다. '과연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이 정말로 제대로 된 것인가', 다들 제대로 답을 못한다. 저도 그렇다. 너무 답답해서 진실을 알 때까지 계속 하려는 거다. 왜 대형참사가 반복되는지 잊지 않았으면 한다. 돌아보면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가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 설치와 관련해 청원 동의 인원이 20만 명을 넘은 만큼 청와대는 청원 마감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영상 형태의 메시지로 답을 줘야 한다. 청와대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과 4.16연대, 청원에 동참한 22만 명의 국민들은 기다리고 있다.
#특별수사단 #세월호 #특검 #안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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