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부활절' 스리랑카, 교회·호텔 연쇄 폭발 228명 사망

야간 통행 금지하고 SNS도 차단... 내전 이후 최악 참사

등록 2019.04.22 07:27수정 2019.04.2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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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 테러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스리랑카에서 대규모 연쇄 폭발로 수백 명이 숨지고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부활절인 21일 수도 콜롬보를 비롯한 스리랑카 주요 도시의 교회, 호텔 등에서 8건의 폭발이 일어나면서 최소 228 사망하고 450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콜롬보에 있는 가톨릭교회 한 곳과 호텔 3곳을 시작으로 네곰보의 가톨릭교회 한 곳과 동부 해안 바티칼로아의 기독교 교회 한 곳에서도 폭발이 발생했다.

폭발 피해를 당한 가톨릭 교회들은 부활절을 기념하는 행사가 진행 중이었으며, 콜롬보의 호텔 3곳은 시나몬 그랜드 호텔, 샹그릴라 호텔, 킹스베리 호텔 등 외국인이 자주 이용하는 5성급 호텔이다.

스리랑카 외무부 관계자는 사망자 중 최소 27명은 외국인이며 국적은 미국, 중국, 터키, 영국, 네덜란드 등으로 확인됐다. 

스리랑카 정부는 폭발 현장 주변을 폐쇄하고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또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가짜뉴스가 확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일시 차단했다. 

외신은 지난 2009년 스리랑카 내전이 막을 내린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스리랑카는 불교계 싱할라족과 소수 힌두교계 타밀족이 27년간 내전을 벌인 바 있다. 


라닐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총리는 "우리 국민에 대한 비열한 공격을 강하게 규탄한다"라며 "비극적인 시기를 맞아 모든 스리랑카 국민이 단결하고 강경하게 맞설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콜롬보 시내의 한 대형 병원에는 수많은 시민이 헌혈 봉사를 하러 오기도 했다. 한 봉사자는 "모든 사람이 인종이나 종교를 떠나 부상자를 돕겠다는 목적을 갖고 이곳에 왔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13명을 체포했지만 어떤 인물이나 조직이 공격을 주도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용의자는 모두 스리랑카인으로 알려졌다.

다만 푸쥐트 자야순다라 스리랑카 경찰청장은 지난 11일 간부 회의에서 "내셔널 타우힛 자맛(이하 NTJ)가 콜롬보의 인도 고등판무관 사무실과 주요 교회를 노린 자살 폭탄 공격을 계획하고 있는 첩보를 외국 정보기관이 전해왔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부활절을 맞아 특정 종교를 겨냥한 테러 공격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NTJ는 스리랑카의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다.

루완 위제바르데네 스리랑카 국방장관은 "이 나라에서 활동하는 극단주의 단체에 대항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모든 범죄자를 확인해서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리랑카는 2012년 기준으로 국민의 70%가 불교를 믿고 있다. 기독교인은 약 150만 명으로 알려졌으며 대다수가 로마 가톨릭 교회 소속이다. 

각국 정상의 애도도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은 스리랑카 국민에게 깊은 애도를 보낸다"라며 "미국은 스리랑카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스리랑카 정부에 서한을 보내 "부활절을 기념하던 사람들이 악의적인 공격의 표적이 됐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라고 위로를 전했다.
#스리랑카 #폭발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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