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의 이상한 행보...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삽질의 종말 20] 4대강 '가짜 뉴스' 재생산... "정치로 풀어서 문제"라면서 정치 행보

등록 2019.04.23 21:41수정 2019.04.23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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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긴급 기획 '삽질의 종말'을 진행합니다. <오마이뉴스>가 제작한 4대강 사업을 소재로 한 최초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이 오는 5월 초에 열리는 제 20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초청 상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단행본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오마이북)도 5월 7일에 출간합니다. 10만인클럽 회원으로 가입해서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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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공주보를 둘러봤다. '민생대장정'의 일환이었던 이 방문에서 황 대표는 지역감정을 자극하거나 가짜뉴스를 퍼트래는데 일조했다. ⓒ 김종술

 
"공주보철거반대 투쟁위(이하 투쟁위) 오OO씨가 오늘 법정 구속됐어요. 석산 개발과 관련한 공갈 혐의로 1억1000만 원을 갈취했다는 혐의. 검사가 1년 6개월을 구형했대요."

19일 오후 <오마이뉴스> 김종술 기자가 카톡으로 전한 내용이다. 오씨는 바로 전날 공주보 사무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공주보 주민 간담회' 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앞에서 PD수첩과 김 기자를 성토했던 인물이다. 황 대표는 이날 세종보에 갔을 때도 일부러 오씨를 불러서 자기 옆에 세워 많은 언론사의 카메라 세례를 받게 했다.

황 대표가 이날 유독 챙겼던 오씨는 투쟁위 홍보위원장이자 공주시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이다. 이런 오씨의 구속을 투쟁위의 도덕성과 직접 연결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투쟁위는 '가짜 뉴스'의 진원지로 비판을 받았고, 오씨는 공주지역 농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스스로 주장해온 이 조직의 홍보 총책이었다.

['반쪽 민생' 대장정] "정부는 좌파, 시민단체 말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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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공주보를 방문해서 주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김종술

 
18일 황교안 대표의 공주보 방문은 '민생대장정'의 일환이었다. 지난 9일에는 경북 포항 지진피해 현장을, 11일에는 부산시 선박 수리 업체와 청년 스타트업 업체를 방문했다. 자유한국당 텃밭인 영남에서 민생대장정을 시작한 뒤 이날 버스를 타고 공주보와 세종보 현장을 찾은 것이다. 내년 총선 때 4대강 일부 보 해체 문제를 쟁점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정책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정치로 풀려고 하니까 일이 이렇게 어려워지고 좋은 방향이 아니라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MBC PD수첩 보도 때문에 더 속을 썩이고 계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PD수첩이 지난 9일 내보낸 '4대강, 가짜뉴스 그리고 정치인' 편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그는 "우리 공주 시민들을 얼마나 무시하면 (정부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금강-영산강 보처리 방안에 대해) 밀어붙일 수 있느냐"면서 "시민들에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자 MBC PD수첩을 동원해서 여론까지 조작하려고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황 대표는 이날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었다. 자유한국당 4대강 보 파괴저지대책 특별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이 지난 10일 오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주장한 말과 비슷한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 <오마이뉴스>는 지난 15일 '가짜뉴스 생산한 적 없다는 정진석 의원, 딱 걸렸다'라는 제목으로 상세하게 반박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이날 또 정 의원의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되레 PD수첩이 가짜뉴스를 생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좌파, 관변단체와 시민단체들의 말만 듣고 있다"면서 "우리 당은 공주시민의 뜻을 받들어서 모든 힘을 다해서 보 철거를 막아낼 각오"라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과 기무사 등을 동원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좌파', '빨갱이'로 몰아 옥죄었던 색깔론의 재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이날 "보가 정말 문제라고 생각하면 일단 개방해 놓고, 적어도 한두 해, 몇 해 정도는 잘 지켜보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니겠습니까"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국무총리로 재임했을 때인 2015년 6월부터 2년간 4대강에 녹조가 창궐해서 언론에 대서특필될 때도 정부는 4대강의 수문을 굳게 닫아두고 있었다.

[투쟁위의 가짜뉴스] "대통령 위에 있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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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공주보를 방문해 '문재인 정부 4대강 보 파괴 저지'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간담회를 했다. ⓒ 김종술

 
황 대표는 이날 공주보 사무소에서 열린 간담회 때 "여러분들의 억울하고 답답한 말씀을 듣고 올바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이곳에 찾아왔다"면서 "공주보 철거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피해를 본 분들은 역시 바로 여기에 앉아 계시는 공주시민, 공주 농업인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가 말할 때 앞에 앉았던 사람들은 투쟁위 관계자들뿐이었다. 4대강조사평가위원회가 '공주보 부분해체'와 관련한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간담회를 할 때 머리띠를 두르고 나타나 일방적으로 자기 말만 한 뒤 퇴장하거나, 그동안 이 지역에 '가짜 뉴스'를 전파해왔다고 의심받는 인사들이다. 공주시민과 농업인을 대표한다고 말하기에는 무색했다.

오OO 투쟁위 홍보위원장은 이날 세 번째 발언자로 나섰다. 그는 "(공주보는) 국익에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인데, 그런 것을 부수려고 한다"면서 "존경하는 대표님 꼭 지켜주시고, 국가의 미래인 자원을 발굴해서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대표님이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황 대표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공주시를 관광특구로 지정해서 재원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하면서, PD수첩과 함께 이날 간담회를 취재하던 <오마이뉴스> 김종술 시민기자를 대놓고 비판하는 데 발언 시간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잠깐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가짜뉴스를 진절머리 나게 겪은 사람이다. 이 자리가 만들어지기 전에 가짜뉴스를 만들어 낸 원흉(김종술 기자를 지칭)을 내보내고 이런 기자회견을 가지려고 했다.(중략) 기자라는 사람이 우리 눈과 귀가 되어야 하는데, 그 기자가 똥오줌 못 가리고 아무데나 다 참석한다. 도청 협의체를 구성하는데 가보니까 그 자리에 그 사람이 앉아 있었다.

기자는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줘야 하는데, 그 자리에 버티고 있다면 기자 자격이 없다. 저는 대통령보다도 더 높은 사람이 대한민국 기자라고 생각하고 언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통령 위에 군림하는 기자가 그 자리에 딱 버티고 그러면 내가 속상하다."


이어 발언에 나선 김광수 어민회장도 "PD수첩에 나온 김종술 기자는 백사장에 누워서 '모래가 바람에 날려 좋다'고 말했다"면서 "며칠 전에 수자원공사와 함께 그 자리에 갔는데, 물이 오염돼 붕어가 수십 마리가 죽는 게 아니고, 거의 멸종을 했다"며 김 기자를 비판했다.

이숙현 공주시 새마을회 후원회장도 "PD수첩은 시민을 완전히 바보로 만들었고 우리를 정치하는 사람들의 하수인으로 표현했다"면서 "언론은 취재를 해야 하는데 본인들이 정해놓은 것을 연출하기 위해 취조를 하고 다녔고 나도 1시간 동안 취조를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규탄 피케팅] "세종보 해체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해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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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세종보를 들렀을 때 이 지역의 환경사회단체 인사 20여명이 피켓팅을 하면서 항의했다. ⓒ 김종술

 
"무슨 권리로 여기에 오셨습니까?"

황 대표가 이날 세종보를 들렀을 때 이 지역의 환경사회단체 인사 20여 명이 피케팅을 하면서 항의했다. 이들은 "가짜뉴스를 전파하는 자유한국당 규탄한다"면서 "세종보를 해체하지 않으면 자유한국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외쳤다.

문성호 대전충남 녹색연합 공동대표는 "자유한국당이 세종보 해체와 공주보 부분 해체를 반대하면서 유포하는 가짜뉴스는 전혀 논리에 맞지 않는 이야기"라면서 "강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한다면 국민이 용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어 "황 대표가 오늘 세종보 수문 개방 이후 흐르는 강물 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강이 살아났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면서 "수문이 닫혔을 때는 펄에서 나는 악취로 인해 주민들도 내려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세종보에 멸종위기종 1급인 흰수마자가 돌아왔고, 아이들이 강변에 나와서 물에 발을 담그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면서 "공당의 대표라면 미래세대에 물려줄 자연유산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강변에 사는 아이들에게 세종보의 해체 여부를 한번 물어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공주보에서 투쟁위 관계자들을 초청해 '반쪽 민심'만 청취했던 황 대표는 이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취재를 마치며] 가짜뉴스 확산시키면서 세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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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공주보를 둘러보면서 정진석 의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 김종술

 
이날 간담회는 민생대장정이라기보다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의 세몰이를 위한 정치행사와 다를 바 없었다. 4대강조사평가기획위가 공주보 부분해체 제안을 한 뒤에 확산되는 이 지역의 '가짜 뉴스'를 확대재생산했다.

황교안 대표는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 공주 시민들을 얼마나 무시하면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느냐"면서 지역감정을 자극했다. 또 이들은 이날 공주 지역을 휩쓸었던 '가짜뉴스'를 진짜뉴스라고 거듭 주장했다. 특히 이날 자유한국당의 '민생대장정'은 그동안 가짜 뉴스를 팩트체크해 온 PD수첩과 <오마이뉴스> 김종술 기자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황 대표가 맨 처음 포문을 열었고, 공주보철거반대 투쟁위 인사들이 총공세를 펼쳤다.

세종보 수문을 열지 않았을 때는 물에서 시궁창 냄새가 진동했고, 그곳에 4급수 오염 지표종인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창궐했다. 수문을 연 뒤 모래톱에는 흰목물떼새와 꼬마물떼새가 날아들고 있다. 맑은 물에만 산다는 멸종위기종 1급 흰수마자가 발견됐으며, 재첩도 돌아오고 있다.

하지만 이날 세종보에 간 황 대표의 옆에 섰던 한 인사는 모래톱을 가리키며 "수문을 연 뒤 저렇게 황무지로 변했고 주변 집값도 떨어졌다"고 설명했고, 황 대표는 이에 수긍한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였다.

황 대표는 "정책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정치로 풀고 있어서 큰 문제"라고 밝혔지만, 이날 행사는 노골적인 정치 행보였다. 김종술 기자가 다음날 카톡으로 전한 공주보철거반대 투쟁위 오씨와 같은 사람을 공주 농민의 대변자로 내세운 것이 더 위태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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