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에 격앙된 한국당 "이건 사시미 칼로 뒤에서 찌르는 것"

[현장] 여야4당 공조에 긴급의원총회 열고 반발... "좌파장기집권 플랜 시도, 목숨 걸고 막아야"

등록 2019.04.23 12:17수정 2019.04.2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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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거는 주먹으로 싸우는 싸움판에 사시미 칼로 뒤에서 찌르는 것이다."

윤한홍 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 의원이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23일 오전 10시, 한국당 긴급의원총회는 '막말의 향연'이었다. 더불어민주당(아래 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4당이 전날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신설과 연동형비례대표제도 도입을 포함한 선거제도 개편안을 신속지정안건(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기로 합의하자 이에 반발한 것. 같은 시각 국회 각 회의실에서는 여야 4당도 의원총회를 열고 전날 각 당 원내대표들이 합의한 안을 추인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한국당은 공수처 설치와 선거제 개편에 모두 반대하며, 이를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것을 두고 '좌파장기집권을 위한 입법부 장악'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좌파장기집권 플랜 드디어 시작... 목숨 걸고 막아야"

나경원 원내대표는 "연동비례대표제 선거법 그리고 공수처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태워지는 순간, 민주주의 생명 시한부 270일이 시작된다. 민주주의 붕괴 270일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라며 "어렵사리 정착시킨 의회민주주의 질서의 붕괴이고, 의회민주주의 사망 선고이다"라고 주장했다. 그가 "민주공화정을 지탱하는 삼권분립이 해체되는 것"이라며 "저들은 좌파장기집권플랜을 드디어 시작했다, 저희가 막아야 한다"라고 외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는 "문재인 정권이 의회 권력을 빼놓고는 모든 권력을 장악했다"라며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원하는대로 할 수 있는 친문재판소가 완성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260석 발언'을 두고 "좌파독재플랜이다. 개헌을 마음대로 하겠다는 플랜이 작동되는 것"아라며 "목숨 걸고 막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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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황교안 대표 역시 "총선용 악법 야합이 진행되고 있다"라면서 "여당이 주도하는 악법 야합을 보며,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고 평했다. 황 대표는 "경제, 민생, 안보 다 망쳐놓고, 이제 국민 분노가 차오르고 저항이 거세지니까 어떻게든 이 국면을 전환해보려고 하는 치졸한 발상"이라면서 "소위 바른보수를 지향하는 정당까지도 당리당략에 매달려 집권 여당의 꼼수에 동조하고 민생을 외면하고 있으니, 도대체 국회가 이래서 되겠나"라고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을 비난했다.

황 대표는 "(국민)심판 회피용 악법을 우리가 반드시 막아야 한다"라며 "우리 당과 1:1 승부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으니까, 2중대‧3중대‧4중대를 만들어 들러리 세워서 친문 총선 연대하려는 것 아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선 결과까지 조작하려고 하고 있다"는 황 대표의 말에 의원들로부터 "맞습니다"하는 맞장구가 터져 나왔다. 그가 "한걸음도 물러나서는 안 되고, 물러날 수도 없다"라고 하자 다시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저부터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라며 "거리로 나가야 한다면 거리로 나가고, 청와대 앞에 천막치고 농성해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또한 "의원님들도 구국의 일념으로 결사투쟁에 적극적 동참해주시기를 바란다"라며 "우리의 대오에 한 치의 빈틈도 없어야 한다. 하나의 대오로 일치단결해서 반드시 싸워 이기자"라고 호소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움직임을 "영구집권 좌파독재로 간다는 계획 하에" 벌어지는 일로 규정하고, 이들의 그 다음 목적이 "결국 개헌선을 확보해서 개헌하고 남북연방제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정책위의장은 "이 정권을 담당하고 있는 이 중 상당수가 1980년대 위수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를 입에 달고 살았다"라며 "그 후 전향하지 않았다. 전향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국회에서 물어도 답하지 않았다"라며 이념적으로 폄훼했다.

그는 "결국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유훈을 받들어 고려연방제하겠다는 것 아니냐"라며 패스트트랙은 "좌파정변이고 좌파반란", 공수처는 "좌파친위대"로 규정했다.

"민주당, 공수처 필요해 선거제 '땡처리' 팔아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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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현안 관련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도부의 모두발언이 끝난 후 이어진 의원들의 공개발언에서도 날 선 어휘들이 나왔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의(아래 사개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권성동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치밀하고 가장 준비 잘 되어 있고 가장 무서운 대통령"이라면서 "집권하자마자 방송 등 언론을 장악했다. 다 관제화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렇게 문제 많고 비판받는 사람들을 헌법재판관과 대법원에 다 임명했다. '비상시에는 우리 편 들어라'라는 것"이라며 "우리에게 블랙리스트니, 화이트리스트니 비판하던 사람들이 소위 북한인권단체를 비롯한 보수시민단체 예산을 거의 삭감하고 좌파시민단체 국가보조금만 계속 늘리며 대다수 시민단체를 우군화시켰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집권하고 2년 동안 검찰‧경찰 통해, 적폐수사란 미명하에 정치적 반대자를 다 제거‧숙청했다"라며 "이제 대통령의 친위대, 공수처만 설립하면 정치적 반대자들이 숨을 쉴 수가 없다. 자유민주주의의 말살"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배지를 연장 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지킬 것인가. 어떻게 장렬히 전사할 것인가. 여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라고 첨언했다.

사개특위 위원인 윤한홍 의원은 "주먹들도 싸울 때는 상호 룰이 있다"라며 "(선거제 패스트트랙은) 주먹으로 싸우는 싸움판에, 사시미 칼로 뒤에서 찌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아래 정개특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우롱이고 기만"이라면서 "정부‧여당의 뒤통수 정치가 절정으로 치달았다"라고 분개했다. 그는 "선거제 패스트트랙 태워놓고, 한국당과 협상‧협의하겠다고 말한다"라며 "이게 겁박이지 정치냐. 이게 협박이지 정치냐. 뒤통수 전문 정당‧협박 전문 정당과 어떻게 무슨 국정 운영을 논의하나"라고 꼬집었다.

또한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이번 선거제 개편이 "엿장수 마음대로 선거제도"라면서 "연동형비례대표제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공수처가 필요해서 (민주당이) 선거제도를 '땡처리' 팔아먹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건 또 어느 뒷골목에서 배운 뒷거래냐"라면서 "명분도 없고, 절차도 무시하고, 오로지 정략과 당리당략만 있는 민주당은 공당의 탈을 쓴 이익집단"이라고 매도했다.

"선거법 개혁은 손학규 욕심"

이날 한국당의 화살은 민주당만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전희경 의원은 "민주당이 주는 몇 자리 의석 더 얻어서 민주노총식 강성 정책들을 국회 안으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정의당" "지역정당이라도 만들어서 정치 연명하겠다는 민주평화당" "집안싸움도 단속 못하고 '어찌됐든 (선거제도가) 바뀌어야 살겠지' 혹시나 기대하는 바른미래당"이라며 여당에 공조한 야3당을 비난했다.

이채익 의원은 "선거법 날치기, 공수처 날치기는 정치야합이고, 몇몇 정치인들의 정치연명"이라면서 한술 더 떠 실명 비판에 나섰다. 이 의원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옛날 김영삼 대통령 밑에서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서 일했던 사람인데, 오늘 70이 넘은 손학규 대표의 모습은 무엇인가"라며 "바른미래당 내부에서 반대하는 데도 불구하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연동형비례대표제와 공수처를 패스트트랙 태우겠다고 하는 의도는, 손 대표의 정치연명이고 마지막으로 여의도 정치를 다시 한 번 해보겠다는 욕심"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정치를 해야 할 것 같으면, 바로 자기가 원하는 민주당에 입당하면 될 것 아니냐"라면서 "입당 여의치 않나? 전북 군산에서 본인이 삼선 진입이 어렵나?"라고 되물었다. 이 의원은 "오늘 여러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김관영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에 목숨 거는 건, 본인이 지금 현재 정치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본인 정치인이 살기 위한 생존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의당을 향해서도 "지금 21대 총선 앞두고, 도저히 다음 총선에서 가능성이 없고, 연명하려고 하면 또 민주당과 담합하지 않으면 당 자체가 어려우니 이런 기이한 연동제를 야합하는 것 아니냐"라면서 "그게 무슨 민주정당이고, 국민을 위하는 정당이냐"라고 폄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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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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