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표 연대보증 폐지했더니...'도덕적 해이 없었다'

금융위 발표, 저신용 아이디어 기업들 1년새 약 7조원 정책 금융 혜택

등록 2019.04.24 16:37수정 2019.04.2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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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가 김아무개씨(30)는 고시원 총무 아르바이트 경험을 바탕으로 고시원 관리서비스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국내 최초로 고시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맞춤형 공실 목록을 제공하고, 고시원 업주에게는 부동산 정보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놓은 것.

김씨는 연대보증제도 폐지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사업화를 결심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인정 받아 사업자금 3억2000만원과 관련한 정책보증을 지원 받았다. 

김씨처럼 지난해 기업 대표자에 대한 연대보증제도가 폐지된 이후 신용도는 낮지만 높은 기술력을 가진 창업·중소기업들의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 이용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위원회는 김용범 부위원장을 주재로 '연대보증 폐지 진행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지난 1년 동안의 연대보증제도 폐지 성과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4월 금융위는 업력에 관계 없이 법인대표자에 대한 연대보증제를 폐지했다. 그 동안 창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연대보증 부담으로 창업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이처럼 제도를 개선한 것. 

연대보증제도 폐지 이후 지난 3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총 보증공급금액은 67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 3월에 비해 8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업력 7년 이하의 창업기업 지원규모는 31조900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6조8000억 원 늘었다는 것이 금융위 쪽 설명이다. 

또 일반·우량수준의 신용도를 가진 기업에 대한 보증공급 비중은 2018년 3월 66.8%에서 올해 3월 62.4%로 다소 감소하고, 저신용 기업 보증비중은 33.2%에서 37.6%로 4.4%포인트 상승했다. 신보 등 정책금융의 보증 혜택을 누리는 기업 가운데 낮은 신용도를 가진 기업이 더욱 많아졌다는 얘기다. 

"도덕적 해이 우려 목소리 높았지만, 연대보증 폐지 성공적"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보증기관, 중소기업 대표들과 연대보증 폐지 시행 이후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금융위원회

 
이날 김 부위원장은 "당초 연대보증 전면 폐지는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공급 감소, 우량기업으로의 신용할당,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 등의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지난 1년 동안의 제도운용 실적을 살펴보면 연대보증 폐지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창업기업이 정책금융을 활용한 뒤 방만한 경영으로 부실을 초래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기업 대표자의 책임경영심사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당국이 이 같은 심사를 통과한 기업에 한해 매출액, 영업이익 등을 살펴보는 본심사를 진행하고, 보증 이후에도 자금사용내역을 점검해 정책자금이 경영 외 용도로 쓰이는지 여부를 확인했다는 것. 

앞으로 금융위는 연대보증제도 폐지 이후 창업기업에 대한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연대보증을 면제 받은 경영인이 '책임경영 이행약정'을 준수하면 한국신용정보원의 '관련인' 등록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 동안 연대보증 없이 보증을 받은 기업이 빚을 제대로 갚지 않을 경우 회사 지분 30% 이상 보유 등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영인은 신용정보원에 '관련인'으로 등록돼왔다. 관련인의 정보는 금융회사 등에 공유되고, 이에 해당하는 사람은 금융거래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었다. 당국은 오는 6월 중 신용정보원의 '일반신용정보 관리규약' 개정을 통해 관련인 등록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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