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생명안전공원은 아이들의 선물, 왜 싫어하죠?"

[현장] 사회적참사특조위 추모사업 포럼... 세월호 엄마의 눈물 호소

등록 2019.04.24 18:07수정 2019.04.2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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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희생자 신호성군 엄마 정부자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추모부서장이 2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주최로 열린 피해지원포럼에서 416생명안전공원(가칭) 의미에 대해 발표하던 도중 울먹이고 있다. ⓒ 김시연

 
"그들을 이해해 보려고, 반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해봤습니다. '내가 정말 그들이라면 4.16생명안전공원이 싫을까?'"

한번 터진 눈물샘은 쉽게 마르지 않았다. "(단원고 2학년 6반 희생자) 호성이 엄마예요!"라고 호기롭게 입을 뗀 정부자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추모부서장. 그러나 그는 막상 발표 도중엔 감정에 복받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는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고 내 아들, 우리 아이들이 잠들 곳을 마련하는 게 속상해서 눈물이 안 멈췄다"고 털어놨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추모 사업의 의미와 방향을 짚어보는 '제2회 사회적 참사 피해지원포럼'이 2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추모, 기억과 성찰의 길'이란 주제로 열렸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아래 사회적참사특조위) 지원소위에서 주최한 이 날 포럼에는 4.16가족협의회 가족들도 다수 참석했다.

"안산 이미지 회복하려면 감싸야 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28일 세월호 추모시설 건립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오는 2021년 하반기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착공해 2022년 하반기 완공할 예정이다. 4.16가족협의회는 지난 2015년부터 4.16생명안전공원 조성 활동에 나섰지만 부지 선정 과정에서 봉안시설에 거부감을 가진 일부 주민의 반대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4년간 추모공원 조성 활동을 벌인 정부자 추모부서장이 이날 눈물을 보인 이유 가운데 하나다.

정부자 추모부서장은 "추모공간이 미안함에 한 번 다녀가는 곳이 아니라, 안전과 생명 존중을 성찰하는 배움의 공간으로 지속되길 바란다"면서 "안전에 대한 안이한 태도를 벗어나 타협하지 않는 안전의식, 안전은 우리 모두의 책임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보다 진보된 의식을 성찰하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 부서장은 "4.16생명안전공원이 위로와 공감의 장소가 되길 바란다"면서 "떠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는 세월호 가족인 엄마들과, 삶에 지쳐 힘들어하는 시민들이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서로의 삶을 위로를 줄 수 있는 장소면 좋겠다"고 밝혔다.

추모공원 설립에 반대하는 시민들 입장에서 생각해 봤다는 정 부서장은 "정 붙이기 어려운 도시, 노동자의 도시, 다문화 사회로서의 많은 어려움이 있는 도시, 세월호 참사라는 슬픔이 있는 도시, 안산의 대표적 이미지들이 참 가슴 아픈 것들로 구성돼 있다"면서 "이런 안산의 이미지를 회복시키려면 감싸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심 한복판에 100년, 200년 앞을 바라보고 지어지는 박물관 같은 4.16생명안전공원이 들어서서, 세계인들이 찾는 공원을 만들고,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말을 건네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4.16생명안전공원은 아이들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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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참사특조위 지원소위에서 주최한 사회적참사 피해지원포럼이 2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추모, 기억과 성찰의 길'이란 주제로 열리고 있다. 김명희 경상대 사회학과 교수가 전국 추모공원 사례를 발표하던 도중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가족이 촬영하고 있다. ⓒ 김시연

 
4.16가족협의회 추모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던 김민환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교수도 화랑유원지 안에 4.16생명안전공원을 짓는 것을 '아이들의 선물'로 받아들였다.

김 교수는 "슬픔 혹은 정적만 있어 보통 사람들이 꺼리는 공간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세월호) 가족들은,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찾아와서 함께 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선물'이라고 표현했다"면서 "만약 도심 한복판에 아이들을 품을 수 있게 되고, 이를 계기로 사회적 참사를 '기억'하는 문제에서 우리의 성찰 기회가 확대된다면, 그 자체로 우리 사회가 아이들로부터 받은 큰 선물일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4.16생명안전공원을 통해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도 중요하다면서, '아이들'과 '가족들', '우리 자신' 3가지를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아이들을 개별적으로 알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들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이들의 엄마, 아빠를 경유해야 한다"면서 "가족들의 슬픔과 고통과 헌신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아이 잃은 엄마, 아빠들의 고통을 감히 어떻게 헤아리겠나"라면서도 "그러나 이 고통에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일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세월호가 가라앉는 장면을 텔레비전을 통해 지켜보며 함께 상처를 입었고, 가족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노란 리본을 달고 그들을 지지하며 분노하고 울었던 바로 그 '우리들'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고통과 아픔에 대해 공감하고 서로를 배려하고 우리 사회의 치유력을 일정하게 회복하게 했던 그 경험들을 잊는다면, 세월호 관련해서 우리는 모든 것을 잊는 것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리의 평범한 안락과 평온과 즐거움 속에서 문득 슬픔과 부끄러움을 만나는 곳"이 "언젠가 추모공원이 어떤 모습이냐 좋겠냐고 성빈 엄마에게 물었을 때 들었던 답"이라면서, 이 같은 '기억의 힘'이 '생명'과 '안전'이라는 세월호 가족의 가치를 밝히는 등불이 되리라고 강조했다.

"추모 사업이 '세월호 거짓말-혐오발언' 피해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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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환 한신대 교수가 2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주최로 열린 피해지원포럼에서 416생명안전공원(가칭) 등 추모공원 필요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발표 도중 단원고 희생자 신호성군 엄마 정부자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추모부서장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 김시연

 
전국 추모사업을 돌아본 김명희 경상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날 "추모 사업은 피해자의 권리이자 공적 애도 공간에서 희생자의 죽음이 지닌 사회적 의미를 인정받고 진실의 부인과 왜곡으로 손상된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는 과정"이라면서 "나아가 추모 사업은 사회적 기록과 기억을 통해 진실의 소통과 사회적 성찰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향후 반복해서 등장할 수 있는 '4.16 부인(4.16 거짓말)'이나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로부터 참사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을 주최한 황전원 사회적참사특조위 지원소위원장도 "추모 공간은 (희생자) 가족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시설"이라면서 "추모를 통해서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문화가 형성되면 우리 사회 전반적인 발전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발 더 나아가 정부자 추모부서장은 "4.16생명안전공원은 추모뿐 아니라 진상규명의 출발점"이라면서 "추모공원을 어느 산속 땅 넓은 곳이 아니라 접근성이 좋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마련하는 것도 진상규명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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