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쉽게 정리한 한국당 주장 '임이자 성추행' 사건의 전말

'오신환 사보임' 때문에 국회의장실 점거... 선거제 개혁-공수처 막으려다 무리수 둬

등록 2019.04.25 10:21수정 2019.04.25 11:56
44
원고료주기
문희상 국회의장이 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을 피해 빠져 나가려는 과정에서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과 신체 접촉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임 의원이 성추행을 주장했고, 자유한국당 여성 의원들은 "문희상 국회의장 사퇴하라"며 기자회견까지 열었습니다.

도대체 이 사건이 왜 벌어졌는지, 그 과정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시작은 바른미래당 오신환 사보임 
 

국회 상임위원회 공지사항. 매주 수정된 명단이 올라오고 있다. ⓒ 국회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번 사건이 시작된 계기는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의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사보임 때문입니다. '사보임'(辭補任)은 국회의원이 소속된 상임위원회를 옮기는 것을 말합니다.

국회의원은 4년의 임기 동안 특별한 일이 없으면  2년 단위로 상임위를 이동합니다. 그러나 당의 전략 또는 징벌적인 사안에 따라 원내대표가 의원을 특정 상임위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의장에게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를 사보임이라고 합니다.

24일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오신환 의원을 '사개특위'에서 빼고 대신 채이배 의원을 넣기로 했습니다.

국회의원의 사보임은 그다지 특이한 일은 아닙니다. 지난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에 사보임을 통해 법조계 출신 위원들을 배치했습니다.

상임위원회 공지사항을 보면 거의  매주 수정된 위윈명단이 올라옵니다. 그만큼 당의 방침에 따라 얼마든지 사보임을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선거제 개편안과 공수처 저지하기 위해 나선 한국당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승인을 해야 합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관계자 90여명은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을 허가하지 말라며 국회의장실을 찾아가 의장을 에워싸고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왜 바른미래당 의원의 사보임을 자유한국당이 막으려고 했을까요? 이유는 22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이 합의한 '선거제도 개편안'과 '고위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는 내용 때문입니다.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관련 위원회 현황, 사개특위 오신환 위원이 반대하면 패스트트랙이 무산될 상황이었다. ⓒ 임병도

선거법 개편과 공수처 신설을 패스트트랙으로 하기 위해서는 '정개특위'와 '사개특위'를 통과해야 합니다. 재적위원 5분의 3인 11명이  찬성해야 합니다.

'정개특위'는 자유한국당 6명을 제외한 12명이 찬성이라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사개특위'는 자유한국당이 7명이라 1명이라도 반대를 하면 통과가 어렵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패스트트랙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설득이 실패하자 채이배 의원으로 사개특위 위원을 교체한 것입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을 허가하면 선거제도 개편안과 공수처 신설이 패스트트랙으로 본회의에 상정되고 처리가 될 수 있으니, 자유한국당이 결사 반대하며 나선 셈입니다.

임이자 성추행? ... 당시 상황 정리해보니
 

문희상 국회의장이 빠져나가려고 하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추정) ‘여성의원들이 막아야 돼’라고 외치고 임이자 의원이 등장한다. ⓒ MBC화면 캡처

 
자유한국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임이자 의원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MBC 뉴스데스크를  비롯해 각 언론사가 촬영한 영상을 종합적으로 살펴 본 기자의 눈에는 거의 자해공갈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영상을 토대로 이번 사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문희상 국회의장이 자유한국당 의원들 사이를 빠져나가려고 함
②  한국당 여성 의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여성 의원들이 막아야 돼"라고 말함  
③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 임이자 의원 등장 (그전까지는 잘 보이지 않았음)
④  임이자 의원이 양팔을 벌리고 문 의장을 막아섬
⑤  임이자 의원 "의장님 손대면 이거 성희롱이에요"라고 말함
⑥  문희상 의장 "이렇게 하면 성추행이냐"라며 임 의원의 양볼을 두 손으로 감쌈
⑦  이후 자유한국당 "문희상 의장이 임이자 의원을 성추행했다"라며 고소하겠다고 입장 밝히고 기자회견 진행


지금 상황을 보면 국회의 본래 기능이었던 선거제도 개편안과 공수처 신설 이야기는 사라졌습니다. 그저 국회의장이 여성 국회의원을 성추행했다는 얘기만 나옵니다.

왜 자유한국당이 다른 정당의 사보임을 가지고 문희상 국회의장실을 찾아가 난장판을 만들었는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본질은 자유한국당이 선거제도 개편안과 공수처 신설을 막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유한국당은 당당하게 국회의원으로 입법 활동을 해야지,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집단 행동을 하면 안 됩니다. 이런 일을 벌이는 국회의원과 정당이 있다는 사실은 솔직히 부끄러운 일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독립미디어 ‘아이엠피터TV’(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
댓글4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독립미디어 '아이엠피터TV'를 운영하는 정치블로거, 진보나 좌파보다는 상식적인 사회를 꿈꾸며 제주도에서 에순양과 요돌군의 아빠로 살아가고 있다.

AD

AD

인기기사

  1. 1 멍투성이에 입힌 교복, 관 다시 여니 "으메, 내 새끼가..."
  2. 2 "증조부는 가짜 독립운동가" 비석 뽑은 후손의 양심
  3. 3 성폭력 목사 향한 판사의 불호령 "판결문엔 안 썼지만..."
  4. 4 계엄군 곤봉에 맞던 청년... 5.18 사진 속 주인공의 분노
  5. 5 이명박이 만든 '유령공원', 어린이 놀이터에 경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