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0원이면 제주도 어디든 갈 수 있다

뚜벅이 여행자의 천국 된 제주, 버스로 100% 즐기기

등록 2019.04.29 17:02수정 2019.04.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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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출발지로 삼기 좋은 제주시버스터미널. ⓒ 김종성

제주도 버스여행이 편리하고 저렴해졌다. 지난 해 하반기에 제주도의 대중교통 체계가 개편됐다는 말을 실감했다. 4월 중 제주시 버스터미널 인근에 숙소를 잡고 여행을 갈 적마다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제주시 버스터미널은 옛 버스터미널의 소박함이 남아있다. 

나무로 된 벤치가 있는 대합실이며, 어묵이 모락모락 익어가는 분식점 탁구장 다방 등 작은 가게들이 있어 정겨움이 묻어나는 곳이다. 왠지 마음이 푸근해져 여행의 출발지로 삼기에 좋았다. 버스터미널 입구 제주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관광안내센터에서는 '곶자왈 도립공원', '삼다수 숲길', '한라산 둘레길' 같은 몰랐던 여행 정보도 얻어 기뻤다. 


공항이나 버스터미널 등 제주도 곳곳에 있는 관광안내센터에서 여행문의를 할 땐 하고 싶은 여행주제를 제시하면 보다 풍성한 여행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이를테면 오름여행 미식여행 도보여행 자전거여행 등이다. 나는 '숲 여행'을 물어보았다.
 

옛 버스터미널의 소박함이 남아있는 제주시 버스터미널. ⓒ 김종성

제주시 버스터미널. ⓒ 김종성


제주 시내버스는 섬 동쪽 옥빛 바닷가에 오일장터와 벼룩시장인 벨롱장이 열리는 마을 세화리, 올레길 10코스 들머리인 남쪽 끝 화순금모래해변에서 중산간 지역의 사려니숲길, 용눈이 오름까지 안 가는 곳이 없다.

시내버스 요금 1150원(현금 1200원)이면 도내 어디든지 갈 수 있으며, 급행버스도 운행한다. 과거 도심에 있는 동 지역과 일부 읍·면 지역만 다니던 시내버스를 제주도 전체로 넓혀 단일버스 요금체계로 구축했다.

버스 안에서 무료로 와이파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어 여행자를 무료하지 않게 해주었다. 정류장 도착 전 안내방송은 물론 에어컨도 시원하게 나와 쾌적했다. 머지않아 제주도가 뚜벅이 여행자의 천국이 되겠구나 싶었다.
  

쉼터같이 편안한 버스정류장. ⓒ 김종성

재밌는 정류장 이름. ⓒ 김종성


스마트폰으로 '카카오 맵'이나 '제주 버스정보 앱'을 내려 받으면 상세한 버스운행시간까지 알 수 있어 해저물녘까지 여행지에 머물러도 걱정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버스정류장에도 버스의 도착시간 안내 시스템이 잘 돼 있어 뚜벅이 여행자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어느 버스정류장엔 휴대폰 충전용 포트까지 있어서 놀랐다.

급행버스를 탈 일이 없는 여행자에겐 일반버스를 타고 여행지로 가는 동안의 여정도 즐겁다. 여러 정류장을 지나치며 만나는 마을과 바닷가 포구 풍경이며, '큰마을' 등 버스정류장 이름이 정답다. 덕택에 '노루생태관찰원'이나 '제주 4.3평화공원' 등 가보고 싶은 곳이 자꾸만 늘어났다.
 

마을, 바닷가 포구 등 섬 구석구석을 보여주는 제주도 버스. ⓒ 김종성


뒷좌석에 탄 동네 주민들이 나누는 알 듯 모를 듯한 제주 사투리는 귀를 쫑긋 세우고 듣게 된다. 버스 창밖으로 노란 유채꽃이 펼쳐지자 대화를 하다말고 터진 한 아주머니의 감탄이 생각난다. "아이고, 게, 저기 돌고망에 핀 꽃 봅서!" 

제주도 버스는 손님이 뜸한 시간대엔 사과박스 같은 작은 화물운송도 해준다. 버스기사와 동네 주민들 사이에 오가는 대화에서 알게 된 것들도 많다. 제주도에서 '삼촌(혹은 삼춘)'은 육지와 달리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통용되는 친근한 지칭이라는 사실도 그 중 하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sunnyk21.blog.me)에도 실립니다.
#제주도여행 #제주도버스여행 #제주시버스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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