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의 무책임한 선동에, 성토장 된 토론장

[삽질의 종말 21] '세종보의 진실' 시민토론회에서 검증한 '가짜뉴스' 3가지

등록 2019.05.02 12:22수정 2019.05.02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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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긴급 기획 '삽질의 종말'을 진행합니다. <오마이뉴스>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이 5월 초에 열리는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초청 상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5월 말 서울환경영화제에서도 특별 상영합니다. 단행본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오마이북)도 5월 7일경 출간합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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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인근 지역에서 찍은 고라니. ⓒ 김종술

 
"최근 저는 세종 첫마을 사는 사람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그 사람은 '얼마 전에 창 밖에서 고라니가 뛰어다니는 모습을 봤다. 백로가 내 눈앞에서 날아다닌다. 그런데 왜 세종보 해체가 늦어지냐'고 하시더라고요. 지난 1~2월에 멸종위기종인 큰고니 6마리가 세종시청 앞까지 왔습니다. 최초일 겁니다. 앞으로 강변 옆 아파트 값이 상승할 겁니다."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지난달 26일 금강유역환경포럼 세종충남지역위원회가 개최한 '세종보의 진실, 금강 살리기 시민대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세종보 수문을 연 뒤 집값이 하락했고, 보를 해체한다면 집값이 곤두박질칠 것이라는 주장과 상반된다. 김종술 기자의 말을 확인하면 최근 세종시에서 나도는 "집값 폭락" 소문의 진위 여부를 가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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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수문개방한 뒤에 드러난 모래톱에서 백로와 왜가리가 쉬고 있는 모습. ⓒ 김종술


황치환 세종환경운동연합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이상진 충남연구원 수석연구원과 정민걸 공주대 교수가 발제자로 나왔다. 패널로는 김종술 기자,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유진수 금강유역 환경청 사무처장, 강형석 정의당 세종시당 환경위원장,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참석했다.

<오마이뉴스>는 그동안 '공주보 해체' '농업용수 부족' 등 공주 지역에 나도는 가짜 뉴스를 검증해왔다. 이날 토론회 내용과 최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세종보 방문 때의 취재 내용 등을 재구성해서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4대강 조사위)의 '세종보 해체' 제안을 둘러싸고 회자되는 '가짜 뉴스'를 확인해봤다.

[경관 죽는다?] 악취 나는 강 vs. 멸종위기종 돌아오는 강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세종보의 수문이 열리면서 강바닥에 펄이 씻기고 모래톱이 돌아오고 있다. ⓒ 김종술


"저길 보십시오. 세종보 수문 개방 이후 황무지로 변했습니다. 여기 오는 사람들은 금강에 물이 꽉 차있는 경관을 보러 옵니다. 저러니 집값이 떨어지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8일 '민생대장정'의 일환으로 세종보를 방문했을 때, 옆에서 상황 설명을 하던 한 인사가 수문 개방 이후 드러난 모래톱을 가리키며 한 말이다. 황 대표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도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에게 "보를 해체하면 세종 집값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시민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집값'을 자극해 세종보 해체를 막겠다는 전략의 일단을 내비친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공주지역에서는 사실상 '공주보의 다리까지 해체한다'면서 하루에 공주보 공도교를 이용하는 3500여대 차량의 시민 교통권을 자극했다. 4대강조사위가 발표한 건 공주보의 공도교 기능을 살린 부분 해체 제안이었는데, 이를 왜곡하면서까지 가짜뉴스를 퍼트린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전략이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공주보에 이어 세종보에 대해서도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다. 이날 세종보 진실 토론회에서는 이런 자유한국당을 성토하는 발언이 나왔다.

이날 이상진 수석연구원은 세종보 수문 개방 이후 수질개선 효과에 대해 설명했고, 정민걸 교수는 금강 보의 수문을 계속 걸어두려는 의도에서 유포되는 가짜뉴스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이어 첫 번째 패널 토론자로 나선 김종술 기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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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의 진실, 금강 살리기 시민대토론회’에서 발언하는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 김병기


"세종보 사업소 주차장은 과거 아이들이 소풍을 나왔던 곳이다. 어른들은 그 앞의 금강에서 여울 낚시를 했다. 세종보가 건설된 뒤에는 이런 경관이 다 사라졌다. 이 지역에서 세종보 건설 이후 제기됐던 민원은 악취와 날파리였다. 2018년 1월 세종보 수문이 개방되기 직전에 한 방송사와 함께 수심을 잰 적이 있다. 4대강사업 때 4m 깊이로 팠으나, 깊은 곳이 2m였다.

시궁창 펄로 뒤덮였기에 악취가 났고, 펄에서 사는 붉은 깔따구 유충이 자라서 날파리가 끊이지 않았다. 세종보가 열렸을 때에도 펄이 씻기면서 3개월 정도 악취가 났다. 지금은 펄 대신 모래톱이 생겨났다. 상류에서 떠내려온 재첩이 자라고 있다. 최근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밖에 없는 멸종위기종 물고기 흰수마자가 돌아왔다. 녹조가 창궐하고 악취가 나는 시궁창 강과 멸종위기종이 찾아오는 강, 어느 경관이 보기 좋은가?"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김 기자의 말을 이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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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김병기


"이곳 대평리를 처음으로 찾은 건 96년이었다. 새를 좋아하는 나는 아주 특별한 새 사진을 찍으러 가끔 이곳의 하중도에 왔다. 참수리, 흰꼬리수리, 검독수리와 같은 멸종위기종들이 많았다. 생태계가 살아있는 곳이었다. 큰고니가 서식했고 2005년엔 가창오리 5만마리가 대평리에 있었다.

2012년 세종보 완공 이후 뭐가 변했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멸종위기종들이 사라졌고, 녹조와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했다. 세종보를 해체하면 경관을 해친다면서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정치인들은 이제 정쟁을 그만두어야 한다. 언론사 기자들에게도 가짜뉴스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제대로 검증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집값 하락?] '금강 뷰' 훼손으로 경제적 손실 vs. 매년 집값 상승

"세종보 경제성 평가, 조망권 가치는 빠져"

위의 글귀는 <문화일보>의 지난 3월 4일자 기자 제목이다. 첫 문장은 다음과 같다.

"정부가 전국 4대강 16개 보 가운데 유일한 도시권 보인 세종보의 향후 40년 손익 경제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수변 환경 경관 가치, 조망권 등을 평가 대상에서 배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신문은 "현재 세종시 금강 주변의 아파트 단지는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의 '금강 뷰'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면서 세종시 부동산 업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한강과 마찬가지로 세종시 금강 주변과 세종호수공원 주변 아파트단지들도 '수변 조망권'에 따라 시세 차이가 크다"고 전했다.

같은 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정진석 의원 등과 함께 세종보를 찾아 "해체 반대"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송아영 자유한국당 세종시당 위원장은 "세종보 개방 후 금강변 아파트 조망권 훼손으로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세종보의 수문을 전면 개방한 지 1년 반이 넘었는데,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되었을까? <문화일보>가 거론한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의 금강 뷰 프리미엄', 이 주장이 맞다면 이 지역의 부동산 시세에도 영향을 미쳐야 한다. 하지만 유진수 사무처장이 이날 토론회에서 공개한 세종보 주변 지역의 실거래가 현황표는 정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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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의 진실, 금강 살리기 시민대토론회’에서 발언하는 유진수 금강유역 환경청 사무처장. ⓒ 김병기


세종시 첫마을 7단지는 세종보와 인접한 곳이다. 유 사무처장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들어가 이곳의 연도별 평균 거래 금액의 추이(전용면적 2개군 임의 추출 거래 평균)를 분석했다.

세종보 개방 이전인 2017년에 평균 4억 6521만원에 거래되던 아파트가 세종보 개방을 시작한 2018년에는 4억 8593만원으로 2000여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상반기에도 4억9350만원으로 올랐다.

첫마을 3단지 아파트도 같은 방식으로 실거래가 현황을 조사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세종보 개방 이전인 2017년 1월에 평균 5억 2600만원이던 아파트가 세종보 개방 이후인 이듬해 5월에는 5억 9500만원으로 올랐고, 올해 2월에는 7억3000만원으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유 사무처장은 이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종보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집값 걱정이다. 최근 자료를 정리했는데, 조망권과 관련해서 집값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선동이다. 황교안 대표 등 자유한국당 관계자들도 나서고 있는데 이는 주민들을 기만하는 정치행위이다.

세종보를 해체해도 수문을 개방한지 1년도 넘은 지금의 조망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영향을 받는 첫마을 아파트 등을 파악했는데 실거래 가격이 올랐다. 공시지가도 매년 상승하고 있다. 더 이상 가짜뉴스가 확산돼서는 안 되며 정치권도 이를 악용하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잠깐만 국토부 시스템에 들어가 실거래가를 조회하면 탄로날 거짓말이다."


[금강보행교 유명무실?] 썩은 물만 채운 곳 vs. 모래톱과 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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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18일 '민생대장정'의 일환으로 세종보를 방문했을 때 우측에서 설명하고 있는 송아영 자유한국당 세종시당위원장. ⓒ 김병기


황교안 대표가 세종보에 왔던 날 송아영 자유한국당 세종시당위원장이 내세운 또 다른 쟁점은 금강보행교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송 위원장은 황 대표에게 "이렇게 물이 없으면 경관, 휴식용으로 만드는 금강보행교가 아무런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금강보행교는 세종보 상류 2.5㎞ 지점에 1053억원을 들여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세종보가 해체되면 금강의 물이 마르기 때문에 이곳을 찾을 관광객들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이다. 하지만 세종보의 진실 토론회에서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제시한 프리젠테이션 화면만 봐도 이런 자유한국당의 우려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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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준비한 프리젠테이션 자료 ⓒ 박창재


위 사진의 왼쪽은 현재 이 공사를 시공하고 있는 LH의 조감도이다. 오른쪽은 세종환경운동연합과 금강살리기시민연대가 이 조감도에 기초해서 세종보 수문이 전면 개방된 현재 모습을 반영해 만든 금강보행교 완공시의 예상도이다.

박 사무처장은 "환경부에서도 최근 밝혔는데 세종보 수문을 완전 개방한 지금과 해체했을 때의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보행교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썩은 물이 가득찬 금강의 모습을 보여줄 게 아니라 모래톱과 하중도가 생겨나고 철새가 날아오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는 수문 개방 이후 드러난 모래톱을 황무지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데, 강 모래는 수질을 정화할 뿐더러, 많은 새들의 서식처이자 물고기들의 산란장"이라면서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물만 많이 채워놓을 게 아니라 예전처럼 아이들이 소풍을 가서 물놀이하고 모래톱에서 놀 수 있는 친수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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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의 진실, 금강 살리기 시민대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김병기

 
또 다른 쟁점은 호수공원에 공급되는 용수 부족 문제이다. 금강의 수위가 낮아져 신도시 호수공원 등에 물을 공급하는 양화취수장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황교안 대표도 "지금 있는 세종보를 철거하고 세종 호수공원 등에 사용될 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대체보를 다시는 짓는 것은 혈세 낭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종술 기자는 이날 토론회에서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금남교에는 교각 보호공이 설치되어 있는데, 자연스럽게 수중보 역할을 해서 상류쪽으로 웅덩이가 형성이 되어있다. 세종보를 해체해도 세종시청 앞의 금강 수위는 큰 변동이 없다. 양화취수장을 통해 호수공원으로 가져가는 물이 부족할 것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는데, 지난해 호수공원 용수공급에 차질이 없었다.

예전에 호수공원으로 가져갔던 금강의 물은 너무 더러워서 약품을 타서 정수처리를 했다. 그래서 호수공원에는 배스, 블루길 등 오염에 강한 외래종을 빼고 우리 물고기 한 마리 살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다. 그런데 수문이 개방되고 약품 투입량이 줄어들었다. 여울성 어종이 늘어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했던 한 시민은 청중석 질문 시간을 통해 "보를 해체하면 세종시민들에게 뭐가 좋은지 궁금했다"면서 "일반 시민들은 정치인과 언론들이 무작정 선동하는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듣고 있는데, 자주 이런 자리가 마련되고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서 진실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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