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 여행] 교토/오사카 3일-준비

숙소, 항공권 예약, 일정 계획

등록 2019.05.03 11:10수정 2019.05.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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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여행 제안]

지난 1월의 어느 날 아버지의 전화를 받았다.


"4월이면 엄마 칠순이잖아. 네가 가이드해서 이모, 이모부랑 같이 일본 한 번 가면 좋겠는데. 계획 한 번 짜 보면 어떻겠어?"

일본에서 유학하며 6년 정도 살았던 터라 큰 부담은 없는 제안이었다. 오히려, 칠순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던 차에 들려온 좋은 제안이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누나와 연락을 했다.

"교토 좋아하실 것 같아. 기획해 볼게!"

교토. 일본의 옛 모습을 간직한 도시. 어른들과 여행하는 목적지를 정하는 데는 고민이 필요 없었다. 어머니의 칠순을 기념하는 우리의 교토, 오사카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여행의 테마는 이렇게 정해보았다.

"천천히 보고 맛있게 먹고 현지인처럼 지내보기"

[일정, 항공편 : 짧은 일정을 꽉 채우도록]

4월에 떠날 여행을 1월에 준비하려니 여유가 있다.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경제적이면서도 알찬 여행을 준비할 수 있다.

먼저 항공편을 알아보면서 일정을 정해 보았다. 여행 멤버는 70대가 대부분이니 일정은 너무 길어도, 너무 빡빡해도 안될 것 같았다. 2박 3일이 적당했고 어머니 생신을 둘째 날로 하니 일, 월, 화요일로 일정이 정해졌다.

항공편 중에서 아침 8시에 인천 공항을 출발, 저녁 6시에 간사이 공항을 출발하는 편이 있었다. 짧은 일정에 3일을 꽉 차게 여행할 수 있으니 더 나은 선택지는 없다. 이렇게 일정과 항공편은 정해졌다. 항공권은 일인당 24만 원 정도였다.
 

항공편 3일 꽉 차게 여행할 수 있는 항공편을 선택했다. ⓒ 김강민

 
 

교토/오사카 여행 일정표 이동, 식사 시간을 포함한 일정 계획. 거의 실현되었다. ⓒ 김강민

 
[숙소 : 동네 주민처럼 지낼 집 구하기]

간사이 지방의 주요 관광지인 오사카, 교토, 고베, 나라, 히메지는 서로 인접해 있다. 그래서 간사이 공항이 있는 오사카로 들어가면 주변의 도시를 같이 둘러보게 된다.
 

간사이 지방의 도시 오사카, 교토, 나라, 고베, 히메지시는 인접해 있다. ⓒ Google Maps

 

이번 여행은 짧은 일정이면서 천천히 돌아보는 여정이니, 첫날은 오사카, 나머지는 교토만 여행하기로 했다. 

숙소는 에어비엔비(airbnb.com)로 알아보았다. 어머니 자매와 배우자, 아들이 함께 하는 특별한 여행의 밤은 또 얼마나 특별할지 생각해 보았다.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풍경이 그려졌다. 그런 시간을 보내려면 모두 함께 자야 했다. 그리고, 이왕 고도(古都)를 여행하는 김에, 잠도 일본의 오래되고 평범한 집에서 주무시게 해드리고 싶었다.
 

숙소 검색 에어비앤비로 교토의 집 한 채를 빌린다. ⓒ 에어비앤비

 
주요 여행지의 가운데에 위치한 집이 눈에 들어왔다. 외관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엿보이고 바닥은 다다미로 되어 있는, 내가 그렸던 모습과 비슷한 2층 집 한 채를 빌렸다.

교토의 주민들이 사는 평범한 골목에 위치한 집에서 사흘을 지내며 그들이 사는 모습과 비슷하게 지내보기로 했다. 7명, 2박 3일, 집 한 채 대여료는 58만 원 정도였으니, 인당 일박 비용은 4만 원 정도다.
 

숙소의 위치 숙소는 금각사, 료안지, 교토 역 등 주요 관광지에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 정했다. ⓒ Google Maps

 
 

숙소 사진 1 에어비앤비에 소개되어 있는 숙소 사진 ⓒ 에어비앤비

 
 

숙소 사진 2 에어비앤비에 소개되어 있는 숙소 사진 ⓒ 에어비앤비

 
 

숙소 사진 3 에어비앤비에 소개되어 있는 숙소 사진 ⓒ 에어비앤비

 
 

숙소 사진 4 에어비앤비에 소개되어 있는 숙소 사진 ⓒ 에어비앤비

 

[70대 셋, 60대 둘, 40대 하나]

여행 준비를 시작했던 시점의 멤버는 부모님, 큰 이모, 작은 이모 부부, 나까지 여섯 명이었다. 3월에 큰 외숙모의 연락을 받았다. 깜짝 선물로 공항에 등장해서 같이 여행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70대 세 명, 60대 두 명, 40대 한 명으로 여행팀은 구성이 되었다.

여행 당일에 인천 공항에서 외숙모는 계획대로 깜짝 등장을 했다. 다만, 우리보다 조금 늦게 공항에 도착했고, 나머지 분들에게 거짓말을 해야 했다.

"여행사 직원한테 받을 게 있어서, 잠시 기다려야 해요."

지나고 이야기를 들어 보니, 내가 다 준비하고 가이드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행사 직원은 왜 만나는지 의아했지만 일단 기다려 보셨다고 한다. 외숙모의 깜짝 등장은 제대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 달 동안 말도 못 하고 근질거리는 입을 단속하고 있었던 나름의 고생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여행 준비보다 말 못 하는 고충이 더 컸다. 즐거운 고충.

[여행 1일 차]

인천 국제공항 도착(05:00)

출국 수속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그날따라 국제선을 타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두 시간 전에 도착했음에도 겨우 비행기를 탔던 경험을 했었다. 그 이후로는 세 시간 전에 도착하려고 애를 쓴다. 기다려도 탑승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는 것이 낫다.

전날 우리 집에서 모시고 새벽에 함께 출발했더니 5시에 공항에 도착했다. 내 차로 이동을 했고 공항에 장기 주차를 했다. 리무진을 타면 인당 15,000원이지만, 다둥이 혜택*을 받으면 주차 요금이 한 명의 리무진 비용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새벽 시간에 어른들이 리무진 버스로 이동하면 여행 시작 전부터 지치게 되니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다둥이 혜택을 받으려면 가족 관계 증명서, 신분증, 자동차 등록증을 제시해야 한다.
 

주차 요금 인천 국제 공항 3일 장기 주차 요금 ⓒ 김강민

 
외숙모와 함께 온 외삼촌이 아침을 먹고 들어가라고 한다. 불안하지만 아침은 먹어야 하니 수하물까지 부치고 한식당에서 이른 아침을 먹었다. 기분 좋은 어른들은 반주도 한 잔 곁들여하신다. 보기 좋은 장면. 나도 함께 하고 싶었지만 가이드 정신으로 참기로 했다.

사실 이른 시간에 움직이다 보니 어젯밤 잠도 설쳤고 시계를 자꾸 들여다보게 되니 밥도 썩 잘 넘어가지는 않았다.

'괜찮겠지?'

다행히 출국 수속은 금방 끝났고, 탑승 게이트 앞에서 커피 한 잔 씩 하며 느긋한 시간을 보냈다. 역시, 출발하기 전부터 불안하게 뛰는 것은 내가 원하는 그림이 아니다. 곧 타게 될 비행기를 배경으로 담소를 나누는 그림. 참 좋다.
 

탑승 전 커피 탑승을 기다리며 누리는 커피 한 잔의 여유 ⓒ 김강민


*다음 이야기 : 여행 1일 차의 간사이 국제공항 도착, 오사카 성, 오사카 번화가인 도톤보리, 교토 숙소 도착 
#칠순여행 #교토 #오사카 #일본여행 #효도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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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업을 개발하는 직장인 ●작가, 시민 기자, 기업 웹진 필진 ●음악 프로듀서 ●국비 유학으로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공학박사 ●동경대학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도쿄대 스토리"의 공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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