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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치씽코는 안산의 스타가 될까, 악동이 될까

[2019 K리그2] 제2의 말컹으로 기대됐지만, 거친 파울이 단점

19.05.03 16:57최종업데이트19.05.0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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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의 공격수 빈치씽코 ⓒ 한국프로축구연맹

 
브라질 태생의 1995년생 축구 선수 구스타보 빈치씽코는 2019 시즌을 앞두고 K리그2 안산 그리너스에 입단했다. 원래 안산 측에서는 구스타보를 등록명으로 하려고 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어로 '25'를 뜻하는 빈치씽코 이름에 더 애착이 간 선수 측에서 등록명을 '빈치씽코'로 제안했고 그것이 등록명이 되었다. 195cm 95kg라는 압도적인 체격 조건을 가진 빈치씽코를 두고 많은 언론들이 '제2의 말컹'이 되는 것 아니냐며 기대했다. 그의 실제 플레이도 말컹과 흡사해 기대감이 높아졌다.
 
빈치씽코는 피지컬을 활용해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고 동물적인 운동 감각을 지닌데다가, 뛰어난 골 결정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었다. 안산의 임완섭 감독 또한 팀의 골잡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그런데 빈치씽코에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는데 바로 승부욕이 지나치게 과하다는 것이다. 빈치씽코는 종종 과한 승부욕 때문에 거친 파울을 범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파울들이 영리하게 살짝 살짝 넘어갈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 한눈에 봐도 '파울'로 보일 만한 것들이라는 점이다.

빈치씽코의 이러한 면모는 개막전부터 드러났다. 빈치씽코는 3월 3일 펼쳐진 대전과의 2019 하나원큐 K리그2 개막전에서 골을 기록했지만, 후반 중반에 퇴장을 당했다. 그 후 심판과 관중들을 밀치고 안산 임직원들에게도 욕설을 한 것으로 드러났고 추후 징계에서 2500만 원 제재금을 받았다. 이후 4월 13일 펼쳐진 6R 부천 경기에서도 닐손 주니어에게 발길질을 해 퇴장당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퇴장 조치를 받은 뒤에도 그라운드에서 나가지 않고 시간 지연 행위를 해 관중과 언론으로부터도 비난을 받았다. 
 
이 때문에 임완섭 감독이 오히려 사과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임 감독은 "문제가 된 행동에 대해 본인도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 같은 실수 안 하겠다고 약속까지 받았다"라고 말했다. 빈치씽코는 제2의 말컹을 꿈꿨지만 '말썽쟁이 악동 외인'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되자, 멘탈적인 부분까지 흔들리게 되었다. 이후 안산 구단은 빈치씽코에게 체력 훈련에만 참가하라고 했고 감독과 코치, 주장단까지 나서서 그의 적응을 도와줬다.

빈치씽코의 성장드라마   

골을 넣고 기뻐하는 빈치씽코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런데 5월 1일 펼쳐진 9R 전남전에서 또 일이 터졌다. 빈치씽코는 전반 중반쯤 팔꿈치를 사용해 파울을 범해 다이렉트 퇴장 명령을 받았다. 9라운드 동안 3번의 퇴장을 당하는 진기록을 세움과 동시에, 임완섭 감독이 말했던 자숙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빈치씽코는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고, 안산은 혼돈에 빠졌지만 다행히도 VAR 판독 결과 경고로 정정되면서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그 후 빈치씽코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했고 안산 공격의 시발점이자 중심 역할을 착실히 수행했다. PK를 성공시키며 득점에 성공했고 환상적인 중거리슛으로 추가골까지 기록하며 안산 와~스타디움을 환호성으로 가득차게 했다. 빈치씽코의 멀티골에 힘입어 안산은 전남을 3-0으로 대파하였고 리그 순위는 4위까지 수직 상승하였다.
 
안산의 전력상 빈치씽코는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최전방 공격 자원이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에 빈치씽코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큰 편이고, 빈치씽코는 그러한 안산의 공격을 이끌 만한 스타성과 능력을 가졌다. 하지만 과도한 승부욕이 그를 가로막고 있는 듯하다. 이번 전남전에서 일어난 일을 계기로 빈치씽코가 어떻게 달라졌을지 지켜보는 것도 안산의 경기를 보는 재미가 될 것이다.

K리그2 약체로 지목되는 안산이지만 임완섭 감독의 안정적인 전술과 빈치씽코 등 공격진의 활약으로 꾸준하게 중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과연 빈치씽코는 안산을 살리는 스타가 될지, 아니면 과거의 모습처럼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악동이 될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빈치씽코의 성장 드라마가 될 2019 시즌 안산의 경기를 지켜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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