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없다'는 북측?... 연락사무소 소장 회의, 왜 불발됐나

지난 2월 22일 이후 소장급 회의 열리지 않아... '소통 창구' 취지 무색

등록 2019.05.03 17:15수정 2019.05.0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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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10주째 소장(급) 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다. 북측은 3일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소장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남측에 알려왔다. 남측 소장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연락사무소에 출근해 일했다. 정부는 연락사무소를 남북관계의 소통 창구라고 설명했지만, 두 달이 넘게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공동연락사무소 운영은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한 내용이다. 이에 따라 남북은 2018년 9월 14일 연락사무소를 개소했다. 정부는 공동연락사무소를 '남북의 365일 24시간 소통채널'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는 연락사무소의 기능을 '남북 당국 사이의 연락과 실무적 협의, 여러 분야의 대화와 접촉, 교류협력, 공동행사 등에 대한 지원사업을 진행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쌍방은 소장 회의를 매주 1회 진행하며 필요한 경우 더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남북은 공동연락사무소 개소 당시 매주 금요일 양측 소장이 만나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소장 회의를 포함해 소장급 회의가 열린 건 총 19회뿐이다. 남북은 소장 회의를 원칙으로 하되, 소장이 부재할 경우 공동연락사무소에 있는 소장대리와 회의를 진행했다. 원칙대로라면 지금까지 소장 회의는 약 33번 열려야 한다.

하지만 북측 소장인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과 남측 소장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직접 만난 건 지난 2018년 6번, 2019년 1번(1월 25일)으로 총 7회뿐이다. 나머지는 남북 소장급 회의가 열렸고, 이마저도 지난 2월 22일 이후로 열리지 않고 있다.

통일부 "미리 소통했다"지만... 북, 남측 향한 불만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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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으로 출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직원들 김창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무처장 겸 부소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2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개성으로 출경하고 있다. 북측은 지난 22일 일방적으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근무 인원을 모두 철수했으나, 25일 오전 평소 인원의 절반 가량인 4~5명을 복귀 시켰다. ⓒ 사진공동취재단

  
북측은 2월 이후 소장대리가 아닌 임시소장대리를 파견하고 있다. 그동안 전종수 소장이 연락사무소에 나오지 않을 때는 황충성·김광성 조평통 부장이 북측 소장대리로 회의에 참석했다.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4월 26일에는 김광성 소장대리가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일했지만, 소장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소장급 회의가 열린 2월 22일 이후 공동연락사무소는 부침을 겪기도 했다. 지난 3월 22일 북측은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했다가 사흘 만에 복귀했다. 이후 회의가 열리는 금요일에 3.1절과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 청명(4월 5일) 등 남북의 공휴일이 이어졌다.

통일부는 소장 회의가 열리지 않을 때마다 "일방의 주장이 아니라 남북 간 협의와 합의에 따라서 오늘 소장 회의는 개최하지 않기로 정리됐다", "북측이 소장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점을 우리 측에 미리 통보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공동연락사무소의 기능은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일부의 설명과는 다르게 소장 회의 불발은 북측의 불만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북측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12일 시정연설에서 "남조선당국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것을 시작으로 북측의 대남기구인 조평통도 남측을 향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틀어진 이후 북측이 바라는 대로 미국을 설득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측은 북미 게임이 핵심인데, 미국은 제재를 안 풀어준다고 하고 남측은 제재와 관련해 별도의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하노이 회담 이후 북측이 남측에 이런저런 불만을 쏟아내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남측과 할 이야기가 없다는 태도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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