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두 도시 이야기'

독일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5·18민주화운동 기념 행사

등록 2019.05.13 14:40수정 2019.05.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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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이 올해로 39주년을 맞는다. 긴 시간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요구해 온 오월 어머니회를 비롯한 가족들은 모두 고령이 되었고, 청년이었던 시민군들은 중년 또는 노년이 되었다. 80년 5월 광주를 목격한 이들은 총알이 '비처럼 쏟아졌다'라고 증언한다. 비처럼 쏟아진 총알, 그렇지만 시민들을 향해 총알을 쏟아내라고 지시한 발표명령자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쓰러져가는 이웃들을 보고 시민군으로 싸운 이들, 주먹밥을 만들어 나른 어머니들, '총알받이'를 자처한 택시, 버스 운전사들은 40여 년이 지난 후에도 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을까. 진상이 규명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한 온갖 망언이 쏟아질 것이라 생각했을까.

2017년 전두환의 회고록 출간을 기점으로 5·18민주화운동과 유공자들을 향한 혐오 발언이 기다렸다는듯이 표현되기 시작했다. 지만원씨는 번호를 매겨가며 독재에 저항한 광주 시민들을 '북한군'으로 매도하고 있다. 제1야당의 다수 의원들은 이러한 역사 왜곡 주장에 동조하며 힘을 싣고 있다. 자당 의원들의 5·18민주화운동 망언에 대해 침묵하며 회피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호남을 품겠다'는 발언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기만적 폭력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둠을 헤치는 빛과 같이 망언과 왜곡의 거센 저항에도 진실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80년 5월 당시 전두환이 광주에 있었고, 그곳에서 발포 명령이 이루어졌다는 증언이 나오며 끔찍한 학살의 주범이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n번 광수'로 지목된 광주 시민들의 증언이 쏟아지고 있고 오월 광주 북한군 개입설을 추적하는 영화 <김군>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5월 23일 개봉 예정).

이런 가운데 맞는 5·18민주화운동 제 39주년은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가 계획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재유럽오월민중제'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5·18민주화운동 기념 국제 사진전(아래 5·18민주화운동 기념사진전)'을 소개한다.
 

제 39회 재유럽오월민중제 초대장 ⓒ 재유럽 5·18민중항쟁협의회

   

제 39회 재유럽오월민중제 초대장 ⓒ 재유럽 5·18민중항쟁협의회

재유럽오월민중제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전두환 군사정권의 처참한 학살 현장을 현지 뉴스를 통해 접한 유럽통포들이 재외동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규탄 시위와 연극을 통해 현지 사회에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는 일이라 생각하여 '재유럽 오월민중제 준비위원회(현재 '재유럽 5·18민중항쟁협의회'로 단체명 변경)'가 1981년부터 진행한 행사이다. 재유럽 5·18민중항쟁협의회는 1981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추모식과 행사를 거행해 왔다.
 

2018년 열린 제 38회 재유럽오월민중제 ⓒ 박준영

이번 제 39주년 재유럽오월민중제는 영화 감상, 토론, 강연 등의 순서로 2박3일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초청 인사로는 위인백 38주년오월민중항쟁 상임위원장,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장 일행, 광주시 김태헌 사무관, 민주화기념사업회 정진우 부이사장, 김찬호 국제부장 일행, 고 유르겐 힌츠 페터씨 부인과 동생, 그리고 광주 MBC에서 참석한다.
 

인도네시아 5·18민주화운동 기념사진전 포스터 ⓒ 416자카르타촛불행동

재유럽오월민중제가 39년 동안 이어져 온 유서 깊은 행사라 한다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5·18민주화운동 기념사진전은 올해로 2회째를 맞는 비교적 신생 5·18민주화운동 기념 행사이다. 2018년에는 인도네시아 국립 예술 박물관(Museum Seni Indonesia)에서 열렸고 올해는 인도네시아 국립 박물관(Museum Nasional Indonesia)에서 5월 16일부터 나흘간 열린다. 5월 18일 오전에는 추모식이 열린다. 추모식에서는 추도사와 추모 공연이 계획되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5·18기념재단이 시상하는 제 6회 광주인권상 수상자인 와르다 하피즈(Waedah Hafidz) 여사가 대표로 있는 인도네시아 도시 빈민 구호단체 UPC(urban Poor Consortium)의 회원들이 사진전 통역으로 참여한다. 이 행사를 주최하는 '416자카르타촛불행동'은 인도네시아인들이 이해한 5·18민주화운동을 자신들의 언어로 설명하며 현지 사회에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2018년 열린 제 1회 인도네시아 5·18민주화운동 기념사진전 ⓒ 416자카르타촛불행동

이 사진전을 후원하는 5·18기념재단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사진전을 통해 텍스트 중심의 5·18항쟁 국제 선양 방식을 넘어 이미지로 5·18을 세계 각국에 보여줌으로써 대중에게 친근한 방식으로 5·18정신의 세계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광주 5·18항쟁의 사회적 배경을 설명하고 당시 상황에 대한 글과 사진, 영상으로 현지인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연대를 강화하고, 재외동포 2‧3세대에 대한 한국의 역사와 민주주의 교육을 통한 한국인으로서 정체성과 자긍심 형성에 기여하고 재외동포 미래세대와 한국의 미래세대 연대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사진전을 준비하는 416자카르타촛불행동의 이주영 대표는 39년간 이어져 온 재유럽오월민중제를 통해 용기와 희망을 얻어 내년에도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사진전과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억의 행진은 광주와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로 향하고 있다. 민주주의 발전의 위대한 역사인 5·18민주화운동이 함께 기억하는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책임자를 밝혀냄으로 완성되어 민주주의와 평화, 그리고 인권의 완전한 보장을 꿈꾸는 전 세계인들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
#416자카르타촛불행동 #재유럽 5·18민중항쟁협의회 #인도네시아 5·18민주화운동 기념사진전 #재유럽오월민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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