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실에 있는 '동행'이란 액자의 의미

[교육은 기회다 ⑤] "대안 교육 학력 인정, 고등학교까지 확대해야"

등록 2019.05.15 14:48수정 2019.05.1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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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시 교육감실에 들어서자마자 액자에 있는 글귀가 눈을 사로잡았다.

"아름다운 동행". 이현주 목사 글씨로, 지난 선거 때 받은 액자라고 했다. 조희연 교육감에게 그 의미를 물어봤다. "우리 시대에 요구되는 교육을 향해 나아가자는 취지"라는 말과 함께 이런 설명이 돌아왔다.

"그건 새로운 교육일 수도 있고, 세상일 수도 있고, 사회일 수도 있습니다. 이걸 향해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손잡고 가는 노력, 모습, 이런 걸 소망합니다. 다른 교육 주체들을 대상화하지 않고, 주체로서 인정하며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죠."

- 오늘 인터뷰와도 연관이 있는 글귀 같습니다.
"그렇죠. 학교 안과 밖이 모두 동행하는 것이니까요."

"고등학교 단계까지 학력 인정 확대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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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 사진은 지난 2017년 취임 3주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당시 모습. ⓒ 이희훈

 
서울시교육청이 학업 위기 학생 또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운영하는 프로그램들을 살펴봤었다. 필요한 학생에게 상담을 무료로 제공하는 '위(Wee)센터', 원래 다니던 학교 학적을 유지하면서 진로·체험 중심의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한산중학교의 미래학교, 그리고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상담은 물론 학업을 돕는 '친구랑'까지. 이들 프로그램이 결국 어른들에게 묻는 바는 이거였다. '다름'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

앞서 조 교육감은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학교에서 나가서도 교육의 끈을 잡을 수 있다"거나 "이제는 제도권이 대안학교적 요소를 가져갈 것"이라며 다른 교육의 가능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래서 직접 만나 묻고 싶었다. '다른 교육' 프로그램이 확장성을 갖기 위해 가장 빨리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조 교육감은 어른들의 시선으로 아이들을 대상화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교육의 핵심은 '일등주의' 교육이었다"면서 "하지만 이제 새로운 교육의 핵심은 다양성이다, 더 이상 성적에 따라 우열이 매겨지거나 성적에 따라 줄을 세우는 것이 아닌, 학생들 자체가 수평적으로 다양한 존재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학생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학생들의 다양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 때로는 차등적 지원까지를 포함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다른 교육에 대한 학력 인정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로서는 초·중학교 단계의 학력 인정만 이뤄지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법률 개정을 통해 고등학교 단계까지 학력 인정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조 교육감은 "대안 교육은 개인적 특성과 필요에 맞는 다양한 교육 내용 및 방법을 통해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곧 공교육의 교육 목적이기도 하다"면서 "앞으로 공립 대안 교육 위탁교육기관을 추가로 설립하고, 지자체 협력 대안 교육 위탁기관을 확대·구축하여 더 유연한 교육과정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다양하다.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고, 교실에서 엎드려 자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결과적으로 1등 중심의 획일적인 교육, 훈육형 교육의 부작용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교육으로는 다양한 학생들을 커버할 수 없는 거다. 기존 공교육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 유형도 또한 다양해졌다.

결국 공교육 시스템 다양화가 필요하다. 학교 외부에 있는 다양한 기관들과의 연계형 교육 등도 활용해야 한다. 다양한 트랙의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 그런 큰 방향으로 가고 있고, 가야 한다. 현재 초등학교·중학교 의무교육까지는 학력 인정을 해주고 있다. 직업기관에서 받은 교육까지도 학점 은행제처럼 인정해주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더 포괄적으로, 트랙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이 진행되어야 한다."

"엎드려 자는 학생들... 1등주의 교육의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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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사진은 지난 2017년 취임 3주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당시 모습. ⓒ 이희훈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2018년 6월 <ㅍㅍㅅㅅ> 인터뷰에서 "이제는 제도권이 대안학교적 요소를 가져갈 것"이라며 "그중 일부 학교는 명문 대안학교이자 명문 제도권 학교라고 말한 바 있다. 여기서 '명문 대안학교'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가. 그와 같은 형태가 또 우리 교육 시스템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대안 교육은 공교육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보완하기 위한 교육적 실험 차원에서 출발했다. 대안 교육은 개인적 특성과 필요에 맞는 다양한 교육 내용 및 방법을 통해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곧 공교육의 교육 목적이기도 하다.

오디세이 학교(서울시교육청에서 운영하는 1년 자유학년제 학교)는 제도권 공교육과 대안 교육의 선순환적 협력, 보완 관계를 통해 공교육을 혁신하고자 하는 하나의 노력이다. 앞으로 공립 대안 교육 위탁교육기관을 추가로 설립하고, 지자체 협력 대안 교육 위탁기관을 확대·구축하여 더 유연한 교육과정을 마련하려고 한다"

- 이른바 '탈학교'라기보다는 학교란 개념이 확장되어야 한다는 거 같다.
"그렇다. 배움, 학습, 교육은 학교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교실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4차 산업 혁명 시대와도 부합한다."

- 그렇게 확장되려면 결국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는 무엇일까.
"구(옛) 교육관일 수도 있고, 기존 교육에 대한 어떤 집착일 수도 있다. 기존 교육 경쟁 방식에 대한 어떤 신념 같은 게 있다. 또 현재 대입 방식이 1등을 가려내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여전히 존재하는 신념이기도 하다. '학교 밖 청소년'은 비정상이라거나 '일탈 학생'이라는 편견도 있다. 하지만 과거의 '정상성'에 대한 균열은 또한 많이 이뤄지고 있지 않나. 과거 기준의 '정상 가족' 형태도 많이 해체되고 있다."

"기존 공교육 틀은 사실... 3차 산업혁명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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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교육의 핵심은 '일등주의' 교육이었다"면서 "하지만 이제 새로운 교육의 핵심은 다양성이다, 더 이상 성적에 따라 우열이 매겨지거나 성적에 따라 줄을 세우는 것이 아닌, 학생들 자체가 수평적으로 다양한 존재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 웹진 '지금 서울교육'

 
- 과거의 관성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그에 따른 부모님들의 불안은 클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더욱 교육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새로운 대안학교들이 시대적 변화를 앞서 나가는 측면이 있다."

- 예전 tbs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나가서도 교육의 끈을 잡을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대안학교나 대안교육에 대한 사회적 선입견 또는 편견이 여전히 적지 않다. 이를 줄이기 위해 빨리 개선이 이뤄져야 하는 지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학교 안, 또는 학교 밖, 청소년이 어디에 속했든 상관없이 넘나들며 학습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더 만들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의무교육 단계 미취학 또는 학업 중단학생들을 위한 학습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작년 학교 밖 청소년 두 명이 이 사업을 통해 중학교 졸업 학력을 인정받았다. 장기적으로 법률 개정을 통해 고등학교 단계까지 학력 인정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학교 밖 청소년의 의미 있는 학습 경험, 다양한 학교 밖 프로그램 활동 등을 학점으로 인정받아 정규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학점 은행제 도입이 필요하다. 배움이 학교 안에서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어디서든 평생에 걸쳐 이뤄진다는 관점에서도 시대적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지역 사회 역시 다양한 학습 경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연령대에는 배움의 속도가 느릴 수 있다. 하지만 그 학생의 특수성이 잘 개발될 수 있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훨씬 더 탁월한 학생으로 우리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다. 사실 모든 삶의 현장이 다 교육과 배움의 현장 아닌가. 기존의 국가 교육의 틀이란 게 사실 3차 산업혁명까지의 표준화된 모델 아닌가. 지금은 어떻게 보면 그 틀을 해체하는 도전 과정에 있는 거다."

- 끝으로, 교육 참여 수당 도입 계획 발표 당시 일각에서 '비행 청소년들에게 용돈을 준다'는 식으로 비난했었다. 본격적으로 시행한 지 한 달 정도 지났다. 현재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당시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나온 우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보건복지부나 여성가족부와 함께 준비를 했다. 수당 지급 이후 반응을 살펴봤는데, 당초 나왔던 우려의 목소리보다는 격려가 많다고 자평한다. 특히 발표 이후 '친구랑'에 등록한 청소년들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다만 아직 '친구랑'이 5개소밖에 안 돼 '기회의 다양성' 제공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 지역에 있는 청소년 수련관에서 학습지원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향후 서울시와의 협의를 거쳐 '꿈드림(학교밖 청소년 지원센터)'에 등록한 학교 밖 청소년도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기획 / 교육은 기회다]
① [Wee센터] "날라리들 가는 곳? 살다보면 사람은 누구나 부적응"
② [미래학교] 엄마가 변했다 "스트레스 받는 아이, 학교 밀어넣지 말자"
③ [친구랑] "학교에서 정해진 공부만 해야 한다는 게 편견"
④ [친구당] "학교 자퇴하면 끝? 새로운 시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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