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입찰' 도시철도, 안정적인 운영 어렵다

[김포도시철도 ②] 철도산업의 확장과 산업구조의 왜곡

등록 2019.05.15 13:30수정 2019.05.1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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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을 앞둔 김포도시철도 노동자들이 지난 5월 9일 김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7월로 예정되어 있는 개통이 '부실개통'이라는 것인데 그 배경에는 최저가 낙찰제로 선정한 도시철도 운영사의 문제가 놓여 있다. 특히 노동자들은 개통을 준비해야 하는 인력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어 안전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개통 준비를 해온 노동자들의 목소리라는 점에서 이는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그 피해는 노동자와 김포한강신도시 주민들이 고스란히 져야 할 수도 있다.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회는 김포도시철도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글을 3차례 내보낸다. 

지난 12일 경기도가 2025년 건설을 목표로 9개의 철도 노선의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이 국토부의 승인을 받아 곧 고시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총연장 405.2㎞나 되는데, 판교 연장선은 중량전철, 용인선 광교연장선은 LIM(경전철의 일종), 나머지 동탄도시철도(동탄1,2호선), 수원1호선, 성남1호선, 성남2호선, 오이도연결선, 송내-부천선, 스마트허브노선은 트랩(노면전차)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서울시도 올 2월 20일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 용역결과를 마치고 주민공청회를 진행했다. 선정 노선 10노선, 조건부 반영노선 1개 노선 등 향후 10년간 71㎞의 도시철도 노선을 건설하겠단다. 인천시 역시 '제2차 인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수도권만이 아니다. 부산시는 지난해 10월 '부산 신설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도시철도 1~4호선(115.2㎞)과 김해 경전철(23㎞)이 있는데, 2021년에는 양산선(11.4㎞)과 사상-하단선(6.9㎞)이 개통되며 하단-녹산(14.4㎞), 강서선(21.3㎞)은 2021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번 신설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는 정관선(12.8㎞), 송도선(7.3㎞), 기장선(7.1㎞), C-베이크파크선(9.1㎞)이 포함되었다. 대구시도 작년 7월, 2016년 국토교통부 신청 사업인 3호선 혁신도시 연장선, 엑스코선, 순환선 등 3개 노선을 신설(총연장 51.2㎞)하는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승인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밖에도 각 광역 지방자치단체들이 유사 계획들을 발표 또는 준비 중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도시철도 강국이라 할 만하겠다.

철도 산업의 확장

도로교통망은 이미 국토면적, 국민수요 대비 충분한 포화점에 도달했지만 도시철도망은 상대적으로 희소성이 있어 보인다. 그런 까닭에 앞서 언급한 '도시철도망 계획'들도 생산되는 것일 게다.

하지만 이런 계획은, 지방자치화 이후 민선 지방자체단체장들이 사업성(비용-효과)이 아니라 정책성(실상은 선심성)에 방점을 두어 추진하곤 한다. 그리고 운영, 경제성, 안전 등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이런 탓에 용인, 의정부, 우이-신설선처럼 민자사업으로 건설, 운영된 경전철들이 부침을 겪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장점

이리 된 까닭은 노선의 경직성과 건설비용, 유지비용이 큰 탓이다. 철도는 도로가 아니다. 철도는 궤도, 차량, 운전, 신호, 정산 등 복합적인 체계로 이루어진 하나의 교통체계 시스템이다. 그래서 연장 10㎞ 내외의 경량전철이든 1~9호선 서울시 도시철도든, 규모의 크고 작음은 있을지언정 똑같은 철도시스템체계로 건설·운영된다.

물론 이런 덕분에 장점이 있다. 바로 승객들에게 안전성, 쾌적성, 정시성을 갖춘 교통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시민들의 교통 수요로 도시철도가 손꼽히는 까닭이다. 물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런 장점을 가진 교통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숙련된 전문 인력과 필수적인 인력 요소들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적정한 정원과 안정적 수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적정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은 안정적 운영의 전제 조건이다. 이 때문에 광역 지방지자체의 도시철도 운영은 지방공기업법에 의해 공기업이 운영한다.

공기업이 바람직

지금은 서울교통공사로 통합된 서울도시철도공사 같은 대형 도시철도 운영기관도 설립 초기 도시철도 경력 공채 후 신규 공채를 통하여 운영에 필요한 상·하 안정적인 인력을 동시 수급했다.

이 같은 인력 수급방식은 2000년대 설립된 대전, 대구, 광주 도시철도까지 유지되었으며, 지속가능한 안정적인 유지를 위하여 지방공기업의 형태로 운영되었다. 지방공기업 형태는 광역지자체가 운영의 주체이며, 시민의 교통기본권으로서 공익성과 사회기반시설로서 공공성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앞서 언급되었던 운영기관(운영노선)의 규모를 불문하고, 안전을 담보하는 안정적 운영, 공익성과 공공성을 포함한다면 어떤 형태이든 지자체의 공기업형태가 가장 바람직하다.

진행중인 민영화

우리 사회는 촛불 혁명을 전후해 차별철폐를 화두로 던지고 사회통합과 노동가치 존중을 위한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하고 실행하는 단계에 와있다. 그런 중에 두 김군의 아픔이 있었다. 오는 28일이면 구의역 사고 3주년이기도 하다. 구의역 김군의 죽음은 공공부문의 민간위탁과 도시철도 모기업의 구조조정에 기인한다.

시장 경제의 경쟁과 평가라는 논리 속에서 기묘한 민간위탁 구조와 인력구성이라는 공기업 '구조조정'이 똬리를 틀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PSD(Platform Screen Door)업무의 정규직화와 유사한 형태(모호하지만 '생명과 안전과 관계된')의 업무들이 직영화 되긴 했다. 하지만 민간위탁은 아직 진행형이며 정규직 전환의 범위와 처우도 모호한 건 마찬가지다.

도시철도의 민영화

도시철도사업의 경우도 지자체에서 추진된 소규모의 경우, 민자사업뿐만 아니라 재정사업도 유지운영의 고비용 때문에 위탁형태로 운영되어 왔다. 9호선의 경우 1단계구간(개화~신논현)은 민자사업, 2,3단계(선정릉~종합운동장,종합운동장~보훈병원) 구간은 재정사업으로 건설되었다. 2,3단계 구간도 서울시 재정사업이었음에도 (구)서울메트로의 위탁운영 형태로 자회사인 서울메트로9호선운영(주)이 한동안 운영했다.

그런데 광역지자체의 도시철도운영기관을 제외한 다른 곳은 그 운영형태가 민자사업이든 재정사업이든 민간위탁 형태다. 당연히 운영·유지비용의 최소화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도시철도사업은 앞서 언급했듯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산업이다. 대중교통(공공교통)으로서 도시철도를 선택하였다면 그만큼 감당할 각오가 필요하다. 안전성, 쾌적성, 정시성이라는 장점을 선택했다면 그에 따른 건설비용과 운영비용이 들어간다. 공공의 재정으로 투입된 도시철도시설이라면 투입된 재정에 걸맞은 운영비용을 지불해야 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최저가입찰
 

김포도시철도 ⓒ 한국철도시설공단

 김포시의 김포골드라인은 최저가 입찰 방식을 통해 민간위탁 운영사업자로 서울교통공사를 선정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자회사, 김포골드라인운영(주)을 설립해 운영한다. '최저가 입찰' 방식에서 최소비용 운영이라는 김포시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최저가입찰방식의 민간위탁운영으로 도시철도가 가지는 장점도 동시에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최저가 입찰'방식은 다른 말로 저임금구조를 통한 비용절감이란 뜻이다. 운영인력은 최소한 기존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급여 수준에 근접해야 이직 없는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며, 전문적이고 숙련된 운영인력과 적절한 시설유지보수 비용이 투입될 때 도시철도가 가지는 장점을 최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

반면, 서울교통공사는 공모입찰에서 부대사업으로 5년간 94억 원의 수익을 얻겠다고 제안하였고, 최저가 입찰을 포함한 협약 조건에 의해 운영비에서 94억 원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계약하였다고 한다. 부대사업은 민간위탁 계약에 앞서 5년간 94억짜리 장기 계약을 하지 않는 이상 모두 추정치에 불과하다. 만일 추정치에 못 미칠 경우 서울교통공사에서 충당하든지 운영비에서 차감될 수밖에 없다. 물론 서울교통공사의 재정 여건상 후자일 가능성이 짙다. 아니면 운영 재정 부족의 한계치에 임박하며 앞선 민간위탁사업 실패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자회사

나아가, 위탁운영 자회사뿐만 아니라 비슷한 형태의 자회사 설립 형태나 취지도 상당히 왜곡되어 있다. 자회사 설립은 민간위탁의 정규직화에 따른 완충지대로서 모회사 정규직화를 우회하기 위해 고려되기도 한다. 또 모회사 구조조정의 산물로서, 임금피크제에 따른 장년 인력의 임금보전의 측면에서 고려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는 자회사 내의 심각한 임금 왜곡과 인력구성 불균형을 낳는다. 또한 건설 위탁의 경우 '개통준비단'이란 이름으로 기존 공사의 정원 내에서 투입되다 보니, 모회사의 인력 부족현상을 초래한다. 이 같은 자회사 형태는 광역지자체의 운영기관 설립 당시의 모범 사례와 크게 동떨어진 것으로 궤도산업구조의 불균형마저 초래할 수 있다.

통합운영이 답

2000년대 들어 철도산업은 고속철도와 도시철도를 기반으로 급속히 팽창하고 있고, 각 지자체가 내놓는 도시철도망 계획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KTX-수서고속철도(SRT)의 인위적인 분리 운영으로 인한 문제, 민자 도시철도사업의 재정 및 운영 실패 등을 경험했다. 운영 실패는 개통지연, 운행 파행, 위험의 노출 등 고스란히 이용자 시민의 몫이 되고 실제로 실패 사례에서 모두 나타났던 일들이다.

따라서 교통운영기관의 민간위탁 참여는 결코 권장할 만한 방식이 아니다. 이미 건설되고 계획된 도시철도의 장점을 살리려면 적정한 비용 투입이 필요하며, 그 비용은 도시철도가 가지는 사회적 공익성과 공공성의 측면에서도 기꺼이 지불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9호선 2,3단계(선정릉~보훈병원), 7호선 부천인천구간(까치울~부평구청)과 같이 긍정적인 사례처럼 공사 직영, 통합운영이 답이다.

[김포도시철도①] 
1200만원 낸 김포한강신도시 주민들은 이 글을 봐주세요 http://omn.kr/1ja8v
덧붙이는 글 변현석 기자는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R&D 평가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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