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하고 벌컥하고 옷 흔들고... 문무일, 105분간의 격정 토로

"마지막 기자간담회"라며 수사권 조정 두고 작심 발언... "검찰 입 닫고 있어라? 바람직하지 않다"

등록 2019.05.16 20:41수정 2019.05.16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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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수사권 조정안 반대' 밝히는 문무일 검찰총장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야4당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 권우성


"제가 취임할 때는, 수사권 조정이 너무 오랫동안 논쟁이 이어왔기 때문에 어떤 방식이든 정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후배에게 그 과제를 물려주지 않고, 더 이상 (검찰이) 정치적 중립이나 수사 공정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게 개인적 소망이었는데 다 마무리 짓지 못하고 후배들에게 어려운 과제를, 어려운 시기에 넘겨주게 된 걸... 어...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한다. 제가 공무원 생활을 지금까지 32년 넘게 해오는 동안 사실은 제가 광주에서..."

16일 오전 11시 15분, 105분 동안 거침없이 말을 이어가던 문무일 검찰총장이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괜히 생수병을 집어들고, 준비해온 자료를 만지작거리던 그는 서둘러 "마치겠습니다"라는 말을 꺼낸 뒤 대검찰청 소회의실 밖으로 나갔다.

이날 문 총장은 현재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올라간 검경 수사권 조정(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을 두고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다. 그는 기자간담회 내내 '형사사법절차의 민주적 원칙'을 강조하며 경찰에게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현재의 수사권 조정안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왜 갑자기 '광주'를 얘기하다 울컥했을까.

1961년에 태어난 문 총장은 광주제일고등학교 출신으로 1980년 광주 민주화항쟁 때 재수생이었다. 그는 평소에도 5. 18 당시 직접 겪은 경험을 이야기하며 살아남은 사람으로서 빚을 지고 있다, 공권력의 민주적 통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주변에 자주 얘기했다고 한다. 또 1988년 김용철 대법원장 임명을 둘러싼 2차 사법파동이 불거지자 사법연수원생으로서 사법부 개혁에 동참하는 서명운동을 주도했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문 총장은 취임 후 검찰 스스로의 개혁을 강조해왔다. 16일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도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는 수사권 조정 논의를 지켜보면서 검찰은 반성과 각성의 시간을 지내고 있다. 적지 않은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뗐다. 이어 "검찰부터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도록 조직과 기능을 바꾸겠다"며 ▲ 직접수사 총량 대폭 축소 ▲ 마약∙식품의약∙조세범죄 수사 등의 분권화 추진 ▲ 검찰 처분에 이의를 제기하는 재정신청 제도의 전면확대 ▲ 국민 생활에 밀접한 형사부∙공판부로 무게 중심 이동 등을 약속했다.

광주·민주주의 말하며 물러서지 않은 검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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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수사권 조정안 반대' 밝히는 문무일 검찰총장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야4당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 권우성


하지만 그는 수사권 조정안의 경우 "원인에 따른 처방이 잘못됐다"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문 총장은 "현재 국회에서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된 법안들은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간곡히 호소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간곡히'는 미리 배포된 모두발언 자료에는 없던 표현이었다.

문 총장은 기자들과 나눈 대화에서도 "검찰이 이런 권능을 갖고 일했으니 경찰도 통제 받지 말고 전권적 권능을 행사해보라는 것은 안 맞는다"며 "수사에 대한 통제를 풀어주면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소 잃을 걸 예상하고 외양간 고치고, 병이 발생한 후에 약을 지어주는 것과 똑같다"며 경찰이 불기소 결론을 내릴 경우 당사자 이의제기 등이 있을 때 검찰이 사건을 넘겨받아 보완수사를 요구하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내용을 거듭 비판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 등을 향한 불만도 쏟아냈다. 문 총장은 "(지난해 6월) 정부안이 나올 때까지 사실상 검찰 의견을 안 듣는 방식으로 진행된 건 다 아는 내용"이라며 "이후 국회 논의에 참여하기로 했는데,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권 조정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라갔다"고 말했다. 박 장관이 최근 전국 검사장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나 팩트나 외국 사례로 주장하면 진실을 호도할 수 있다'고 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직접 반박했다.

"문제의 원인에 대해서 처방했다면 반발 안 하겠죠. 장관이 말한 방법이라면 검찰은 입 딱 닫고 있어야 한다. 정보도 말하면 안 되고, 외국 사례도 말하면 안 되고, 구체적 사례도 말하면 안 되고. 그럼 어떤 말을 하면 되나.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거다."

이날 문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셀프개혁 부족' 지적 얘기에 "아침을 짜게 먹은 것 같다"며 물을 들이켠 뒤 "공감한다"고 대답하기도 했고, 수 차례 손을 써가며 적극적으로 견해를 피력했다. 또 검찰의 정치적 중립 논란 질문에는 갑자기 일어나 웃옷을 벗은 뒤 흔들었다. 그는 "외부에서 중립을 흔들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있을 수밖에 없다, 흔들리는 게 어느 부분에서 시작되는지를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단과 처방이 같이 가야 한다"며 다시 한 번 수사권 조정안을 비판했다.

다음은 그가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검찰 중립? 어디서부터 흔들기 시작되는지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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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수사권 조정안 반대' 밝히는 문무일 검찰총장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야4당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입장 발표를 위해 대검찰청 15층 회의실에 입장하고 있다. ⓒ 권우성


- 검찰 직접수사 권한을 축소하겠다고 했지만, 대형 특수수사를 전담하는 서울중앙지검은 더 비대해졌다. 구조적 대책이 있는가.
"서울중앙지검에서 자체 수사에 착수한 것은 많지 않고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사건들이 대부분이다. 보도횟수가 많아서 수사를 많이 하는 걸로 보이는 면이 있고, 과거에 비해 사건 규모가 커져서 투입된 검사들이 많기 때문에 특별수사가 확대된 것로 보인다. 하지만 전국적으로는 건수가 3분의 2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 취임 후 수사권 조정을 포함해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말해왔고, 지금 (검찰개혁) 논의에 검찰이 적지 않은 원인을 제공했다고도 했는데, 지난 검찰의 과오나 문제점은 어떤 부분에 있었나.
"정치적 의혹이 부수됐던 사건들이 꽤나 있다. 몇 가지 중요한 사건이 있는데 그에 관해 수사 결과를 내놨을 때 정치적 중립을 의심받는 사례가 있었고, 또 하나는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과도하게 미적거리는 모양을 보여서 그 의도를 오해 받는 경우가 있었다. 같은 결과를 내놔도 중간과정이 원만하지 않고, 자연스럽지 않아서 오해를 키웠던 적이 있었다. 이런 일을 줄여야 한다.

또 하나 큰 건 사실 수사 착수 부분에 있다. 한 사람이 (수사) 착수부터 결론을 내리는 과정이 사실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생각한다. 취임 후 검찰 수사 착수부터 좀 투명하거나 객관화하기 위해 범죄정보 수집단계부터 절차를 엄격하게 만들었다. 수사 착수도 가급적 줄이자는 것. 특별수사파트도 대폭 감소시킨 상태고, 수사과정에서 문제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인권부도 만들었고, 문제가 커지면 수사심의위원회가 감독할 수 있게 했다.

또 의사 결정 과정에 법률가로서의 판단기준이 아닌 다른 기준이 들어오는 걸 막으려고 의사결정과정을 기록해 남기는 제도도 도입했다. 결과에 대해서도, 1∙2심이 무죄인데 3심까지 무죄 나오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니까 형사상고심의위원회를 뒀고... 지금까지 말씀 드린 것은 법률이 개정되기 전이라도 하자는 것이고, 그건 최대한 아이디어를 짜낸 상태다.

법률이 개정돼야 하는 부분에 대해선 이미 말씀 드린 것처럼 공수처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수사에) 착수한 사람이 기소 독점권까지 갖고 있는 것은 국민 용납이 어렵지 않은가. 또 이건 현대 민주국가에서 하고 있는 형사사법시스템의 민주적 원리에 반하므로 기소 독점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 부분에서 공수처 도입에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하나는 고소고발 사건이 많고, 수사 착수도 거기서 비롯되는 게 많아서 재정신청을 거의 전면적으로 확대해 사후에 법원 심사를 한 번 더 받게 하는 길을 열어두자고 법률 개정을 건의해둔 상태다."

"대통령의 '셀프개혁 부족' 지적,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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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한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하고 있다 ⓒ 청와대


- 공수처 자체는 반대 안 했는데, 법조계에선 수사권과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가진 국가기관을 별도로 두는 것이 헌법에 위배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그 논의는 잘 알고, 저도 법률가라 걱정할 수 있지만 필요성 자체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다. 지금 공수처 논의가 20여 년 동안 지속된 원인이 있을 텐데, 그 기간 동안 저희가 (그 원인을) 해소 못했다면 우리한테 문제가 있는가 인정해야 할 때다. 다만 위헌성이라든가 다른 문제는 국회에서 논의하며 충분히 정리할 수 있거나 정리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검찰의 셀프개혁은 안 된다'고 한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만약 패스트트랙안대로 (수사권 조정이) 실행되고 실효적 자치경찰과 정보경찰 등이 분리가 되지 않으면 어떤 피해를 예상하는가.
"보도를 봤다. 셀프개혁이라는 부분은 사실 현재 법 제도 안에서 하는 부분으로 받아들였다. 왜냐면 법률∙제도는 국회에서 만들어내는 거고, 저희는 법 집행기관이다. 다만 법을 만드는 데에 저희가 알고 있는, 경험상 알거나 외국에서 이미 역사적으로 알게 된 것에 대해선 위험성을 알려드릴 수밖에 없다. 저희가 법이 통과되게 하거나 되지 않게 하는 건 못한다. 할 말은 거기까지다.

셀프개혁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저도 공감한다. 현재의 법 제도만으로는 완벽하다기보다는, 최대한의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다. 제가 취임 후 수사 착수부터 과정, 결과를 어떻게 통제할지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에서는, 물론 다 한 건 아니지만, 평검사 생활하며 이건 고쳐야 하지 않을까 메모해둔 게 상당히 있는데 그 중 절반 정도는 취임하며 제도를 바꾸는 데에 썼다.

사법경찰(수사)과 행정경찰의 분리나 정보경찰 문제는 수사권 조정과 직접 관련 있지 않다. 하지만 말씀을 드리는 것은 이러한 권능들이 결합됐을 때 어떠한 위험이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선 말씀 드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차원에서 (말씀) 드리는 거다. 어떤 불편함이 있을까 하는 것은, 사실 일부는 자유당 정부 때 해봤거나 민주국가가 아닌 곳에서 하는 거다. 이런 말씀은 드려야 한다, 그 정도 차원이다.

다만 실효적 자치경찰이나 수사경찰과 행정경찰의 분리는 저희가 먼저 말을 꺼낸 게 아니라 대통령 공약이고, 대선 당시 여러 당에서 나온 공약 중에 포함됐던 내용이다. 또 국정과제 이행계획에도 구체적으로 표현됐고 지난번 수사권 조정 관련 정부 합의안에도 있다. 저희가 이 부분 말을 꺼냈다고 오도되는 게 있는데 아니다. 다만 어떤 위험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저희들 책무라고 본다."

- 현재 패스트트랙안 중에 가장 문제가 있고, 협의가 필요하다고 보는 부분은 무엇인가.
"일부를 바꿔서 될 상황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말씀 드렸다. 큰 틀에서 보면 형사사법의 민주적 원칙이라는 게 정치적 대의 아닌가. 두 번의 발전 기회가 있었다. 영국 명예혁명 때 첫 문제 제기가 있었고, 프랑스혁명 때 큰 틀이 바뀌었다. 그 원칙을 살펴보면 수사를 착수하는 사람이 결론 내리지 않고, 결론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착수 안 하는 거다. 재판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예외가 사실은 검찰이 수사하고 결론을 내려 기소하는데 착수 부분이 너무 확대해 있었다. 저희들도 이게 문제라고 어떻게 바꿀지 고민이었다. 사실 지금 (대검) 중앙수사부가 폐지됐다는 걸 알고 계시지만, 폐지 전에도 검찰 내부에서 적지 않은 인원이 중수부 자체에 문제가 있다, 검찰 기능과 맞지 않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착수 기능을 어떻게 통제할 거냐는 부분을 더 고민해야 한다. 왜냐면 형사사법의 민주적 원칙에서 예외가 검찰의 직접수사 착수부분이다.

이게 문제인데,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올라간 정부안은 전권적 권능을 확대시켰다. 검찰이 이런 권능을 갖고 일했으니 경찰도 통제 받지 말고 전권적 권능행사를 해봐라. 검찰 통제를 빼고 경찰이 결정할 수 있게 하라는 거다. 있는 것도 폐지하거나 축소하거나 통제를 강화해야 하는데 (권한을) 확대하는 게 안 맞는다는 것이다.

수사는 기본적으로 선한 면이 있어서 지금까지 기능이 유지됐다. 다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수사는) 평온한 상태에 있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신속한 게 중점이 되면 안 되고 적법하고 신중해야 한다. 범죄수사는 법률에 의해 기본권을 침해한다. 그래서 수사행위에 대해선 적법절차를 세밀하게 해놓고, 시대가 가면 갈수록 법률적 통제가 심해진다.

이 적법절차를 조금이라도 어기면 불법수집증거로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패널티를 부과한다. 수사에 대한 통제를 풀어주면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긴다. 검찰에도 똑같이 해당한다. 사후에 고치자, 이의제기로 고친다, 송치 후 살펴봐서 고친다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소 잃을 걸 예상하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을, 병이 발생할 것을 알고 사후에 약을 지어주는 것과 똑같다. 그걸 전제하고 제도를 만드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특수수사 기능 뺄지 말지, 국민적 결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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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수사권 조정안 반대' 밝히는 문무일 검찰총장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야4당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 권우성


- 수사의 착수와 결론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은 큰 틀에서 직접 지휘를 안 하겠다는 뜻인가. 또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 효력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여러 번 말씀 드린 것처럼 형사사법절차의 민주적 원칙은 (수사) 개시하는 사람이 결론 못 내리고, 결론 내리는 사람이 개시 못하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검찰이 수사 착수 기능을 많이 확보했다. (노태우 정부) 범죄와의 전쟁 때 역사적으로 (수사 착수 기능이) 대폭 확대됐다. 다른 나라도 검찰이 직접 수사에 착수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예외적 상황이라면 더욱 통제방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과거 왕조시대를 보면 원님이나 왕을 선한 것으로 많이 묘사했다. 사실 기대를 그렇게 하는 거지, 다 똑같은 사람인데 결함을 안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통제를 어떻게 할 거냐가 중요하다. 제가 취임하며 기자간담회에서 마약수사청 내놓는 방안 말씀 드렸고 그 법안은 법무부에 가 있다.

그 외에도 직접수사 착수부분 카테고리를 보면 조세범죄∙식품의약∙금융증권범죄 수사가 있다. 그런데 검찰이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그 부분은 특별수사청으로 자꾸 빼다 보면 제 생각에 남는 건 중앙지검 특수부와 주요 지방청에 남은 특수부 몇 개일 것 같다. 그 기능마저 뺄지 말지는 국민적 결단을 해야 한다. 하지만 방향은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개시하면 안 되고, 개시하는 사람은 결론 내리면 안 된다.' 이게 프랑스 대혁명 이후로 확립된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피의자 신문조서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꿀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검사 막 시작했을 때는 권위주의 정부 끝 무렵이었고, 지금 사회가 쭉 바뀌어서 수평적 시대로 왔다. 구성원 마음가짐도 바뀌었지만, 사회의 내용도 바뀌었다. 그러면 수사도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증거능력,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론 적법성과 신중성도 중요하다. 그런데 제도를 한꺼번에 바꿀 때 오는 약간의 공백이 우려되는 부분이 있으니 보완제도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지난해 6월에 정부 합의안이 마련됐고 패스트트랙은 최근에 상정됐는데 검찰의 문제 제기가 너무 뒤늦은 것 아닌가. 계속 현재 안의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하는데 한쪽에선 그런 우려가 경찰에 대한 지나친 불신에 근거한 변명 아니냐고 한다.
"정부안이 나올 때까지는 사실상 검찰 의견을 안 듣는 방식으로 진행된 건 다 아는 내용일 테고, 정부안 나온 뒤로 저희는 수 차례 의견 제기했고 국회 논의가 시작되면 참여하기로 했다. 실제로 국회가 몇 번 열렸다가 중단됐던 상황에서 (수사권 조정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라갔다. 논의가 마무리돼서 간 게 아니다. 그래서 이제야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형사사법시스템은 불신을 전제로 한다. 검찰에 대해서도. 검찰을 그토록 신뢰하면, 검사가 유죄선고 하면 된다. 근데 법원마저도 판사를 불신해 3심 제도를 둔다. 사실상 형사사법제도는 4심 내지 5심이다. 경찰, 검찰, 그리고 법원에서 3번의 재판. 민주주의는 국가적 권능을 행사하는 사람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불신을 하고 들어간다. 권능을 행사하는 사람이 선인이라고 전제하면, 이런 복잡한 제도를 만들 필요가 없다. 권능을 행사하는 사람이 선한 뜻을 가질 거다, 빈틈없이 잘할 거라고 전제하고 만든 제도는 국민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 검찰이 독점적인 권한을 많이 갖고 있는데, 지금까지 그걸 내려놓으려는 자발적 노력은 없었나.
"취임 때부터 했던 말씀을 반복해서 드리는데 검찰이 가진 독점적 권능이 기소독점인데 문제 있다. 그래서 저희가 재정신청을 거의 전면 확대하자고 발의했고, 공소유지 변호사 제도 도입도 제안했다. 또 공수처가 검찰 역할을 리뷰한다고 하지만 기소독점 완화 부분에서 풀자고(공수처 도입하자고) 말씀 드렸다. 결론 내리는 사람이 수사 착수하는 부분도 취임할 때부터 마약수사부터 해서 더 많이 빼내자고 했다. 저는 형사사법절차에서 민주적 원칙이 왜곡된 부분을 지금 이 시대에 바꿔보자는 얘기를 계속 반복해서 드리고 있다.

반대로 이 정부안은 독점적 권능과 전권적 권능을 확대하는 문제라 그 부분을 말씀 드리는 거다. 검찰이 독점적 권능을 해봤으니 이 부분을 경찰도 해보자고 제도안을 내는 것은 개선안이 아니다. 이 독점적 권능을 어떻게 하면 줄이고 통제하냐에 집중해야 하는데 오히려 반대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왜 검찰이 지금껏 소홀히 했냐는 지적에 대해선 저희도 누차 검찰이 이런 비난을 받게 된 원인을 성찰하고 있다고 말씀 드리는 게 이 부분이다."

- 수사 개시와 종결 분리를 말했는데 특별수사는 두 가지가 같이 이뤄지고 있다. 향후 이 부분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듣고 싶다.
"제가 생각한 것 중에 큰 것들은 많이 도입했다. 원했던 것보다 실효성 떨어지고 있지만... 수사착수 경우 내부 규정을 바꿔서 총장 승인을 받도록 했고 범죄정보 수집도 그냥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 범죄정보는 당사자간의 다툼에서 뭔가 비틀어진 게 있어서 만들어진다. 이면은 순수하지 않고, 나쁘게, 더 세게 말하면 청탁성일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절차를 지키게 만들고 수집돼도 검증하게 만들었고, 또 수집하는 사람과 검증하는 사람의 조직을 다르게 했다.

또 (어떤 사건이) 사회이슈화하면 수사심의위를 소집해서 계속 수사 여부, 기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제도를 만들었다. 수사과정, 의사결정과정을 다 기록하는 것도 확대 중이다. 이런 것은 법률 내적 문제다. 법률 외적 문제는 어떻게 할 거냐는 저희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검토하고 계속 수사 착수 기능을 떼어내려고 노력 중이다. 그런데 착수 기능이 외국에 없느냐 하면, 외국은 굳이 (수사 착수와 결론 기능을 한 기관에서 하는 것을) 막지 않는다. 다만 조직과 인력으로 통제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해온 역사적 필요성이 있지 않나. 우리 사회가 이런 걸 어떤 방식으로 허용할지, 통제할지 공동체가 같이 고민해야 한다."

"수사권 조정 필요성 인정하지만... 원인과 처방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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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업무를 총괄하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임기가 많이 남지 않은 상황이고 총장 취임 때랑 지금이랑 검찰개혁에 대한 개념이나 방향이 달라지진 않은 거 같다. 정부 여당도 그래서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는 느낌인데 합의점을 찾아야 하지 않나. 어느 정도 선까지 생각하고 있나.
"반복해서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데,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저도 인정하고 많은 검사도 받아들인다. 사실 수사권 조정 얘기가 나온 것도 어떤 표현으론 무소불위라고 할 정도로 갈 데까지 간 거고, 그런 지적이 나온 것에 검찰이 상당히 기여했다. 그런데 원인이 뭘까. 그 원인을 알면 그에 대해 처방을 내려야 하는데, 원인이 독점적이고 전권적인 권능에 있다고 하면서 처방은 다른 쪽으로 했다. 이 부분에 대해 문제 제기 하는 건데 이걸 평행선이라고 하면 현 상황을 너무 다르게 보는 것 같다.

형사사법절차의 중요 파트를 책임지는 제 입장에선 말씀을 안 드릴 수 없다. 무슨 여론전을 하거나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필이면 제 임기라서 말씀 드리지, 나가면 말씀 드리겠나. 제가 나가면 말하더라도 기자들이 듣겠나. 제 직무상 말씀 드린다. 이건 (여론전의) 시작이 아니라 거의 마지막 같다."

- 청와대가 확고해 보이는데, 국회에서 검찰의 입장이 받아질 것이라고 보는가.
"법을 만드는 건 삼권분립 원칙상 국회에서 한다. 저희가 말씀 드리는 건, 이 법률안대로 하면 위험성 있다고 호소 드리는 게 마지막이다. 제가 (국회에서 검찰 의견을 수용할) 가능성을 어떻게 가늠할 수 있겠나.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저도 조직의 장으로서 거의 마지막 같아서 부득이 기회를 마련했다."

- 검찰권의 자의적 행사가 문제되는 게 정치적 사건이 어떻게 처리될까를 두고였다. 해결되고 있다고 보는가.
"제가 검사된 이후로 (검찰이) 이 문제에서 벗어난 시기가 거의 없다시피할 정도로 계속 시비가 반복되는 것이 중립성이다. 검사 개개인의 의지, 조직 수장의 의지는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개인 의지, 선의에만 의존하는 건 한계가 분명 있고 너무 우연에 의존하는 거라 옳지 않다. 다만 제도로 어떻게 보완할 거냐가 문제인데 현재 운영하는 법률 테두리 안에서 몇 가지 안을 내지 않았나. 외부 영향을 어떻게 하면 줄일까에 중점을 뒀다.

평검사 때 프랑스 자크 시라크 대통령 당선인의 기자간담회 보도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검찰은 정치적 중립을 확립해야 한다." 검찰 제도는 프랑스가 창안했는데 200여 년을 해보고 그 말을 해서 충격을 받았다. 여전히, 계속 반복되는 문제 제기구나 생각했다. 그걸 극복하는 방법은 뭘까? 리뷰, 점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제가 생각한 것은 거기까지다.

특검이나 공수처 도입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럼 특검이나 공수처가 정치적 개입을 하면 어떻게 할 거냐. 명확한 답이 없다. 이건 업무를 담당하는 개개인의 의지가 중요하고, 제도도 중요하다. 이 부분의 논의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완전히 벗어나긴 쉽지 않다는 게 현재까지의 제 생각이다. 이 부분을 극복하는 제도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 어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구속되고, 경찰이 김수남 전 검찰총장을 입건했다. 검경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정보경찰 사건은 경찰에서 수사해 송치된 이후 검찰이 이어받아 수사하는 것이고 무슨 의도를 가지고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게 아니다. 처음 (수사를) 시작할 때는 3월말, 4월 중순에 끝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기까지 밀려온 건 지난번에 (현직 경찰 간부 2명) 영장이 기각된 내용에 따라 수사를 더 추진해서다. 경찰이 어제 발표한 (김수남 전 총장 관련) 내용은 배경을 잘 알지 못해서 그 부분은 답변 드리지 못하겠다."

강신명 구속 두고 선 긋기... "경찰 송치사건 이어받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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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수사권 조정안 반대' 밝히는 문무일 검찰총장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야4당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입장 발표를 위해 대검찰청 15층 회의실에 입장하고 있다. ⓒ 권우성


-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보면 현재 패스트트랙안에서 구체적인 부분을 많이 얘기했는데, 검찰총장은 큰 틀에서, 아예 방향이 잘못됐다고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안을 바꿀 수 있을까.
"검찰의 독점적이고 전권적인 본능이 문제 있다는 인식은 많은 분들이 하는 것 같다. 근데 현재의 안은 그 부분에 대해선 사실 언급이 없다. 오히려 별로 문제가 안 되는 부분들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손봤다는데 너무 복합해서 사실 저도 법률안을 봤지만 '이거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할 정도였다. 그걸 과연 국민들이 어느 정도 따라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

개인 역량이 있거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가능하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 시스템이 이런 걸 다 하지 않는다. 또 저희가 고쳐야 할 건 고쳐야 하는데 (제도 개선안이) 국민들에게 역량이 있거나 조력을 받을 능력이 있다는 걸 상정했다면 (국민들에게)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이나 시간적 부담을 안기는 거다. 그걸 전제로,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것을 전제로 제도를 만드는 것은 안 맞는다고 생각한다. 큰 틀 자체에서 어긋났다고 여러 번 말씀드리는 거고 그런 정도가 아니라면 이렇게 문제 제기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 패스트트랙 상정 후 박상기 장관과 소통한 적은 있나.
"제가 만날 시간이... (해외 출장 후)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 전화통화는 했나.
"간접적으로 했다."

- 왜 직접 통화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이 문제는 국회에 가 있는 법률안 아닌가. 이 문제에 관해서 저희가 얘기한다면, 국회쪽하고 더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 현재 법률안이랑 검찰이 생각하는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는 얘기인데.
"방향보다는 틀이 완전히 다르다. 추구하는 가치가 완전히 다르다."

- 그럼 디테일이 수정되더라도 검찰은 계속 문제 제기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특히 제가 문제 제기할 것 같다."

박상기 장관 향한 작심 발언... "입 딱 닫아? 바람직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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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검찰청사에서 열린 '수원고등검찰청 개청식 및 수원검찰청사 준공식'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19.5.3 ⓒ 연합뉴스


- 박상기 장관 이메일 보면 '검찰이 정확하지 않은 정보나 팩트나 외국 사례로 주장하는 건 진실 호도할 수 있다'고 했는데.
"반복해서 말씀 드리는데 문제의 원인에 대해서 처방했다면 반발 안 한다. 장관이 말한 방법이라면 검찰은 입 딱 닫고 있어야 한다. 정보도 말하면 안 되고, 외국 사례도 말하면 안 되고, 구체적 사례도 말하면 안 되고. 그럼 어떤 말을 하면 되나.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거다. 그렇게 말씀한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이유 중 하나가 정치권력이 계속 검찰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해왔고, 거기에 검찰이 휘둘린 측면이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여기에 공감하나.
"(자리에서 일어나 웃옷을 벗은 뒤 흔들며) 뭐가 흔들리나. 옷이 흔들린다. (사람이) 흔들리는 건 없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옷을 벗고 말하면 안 된다. 다만 외부에서 중립을 흔들려고 하는 시도가 끊임없이 있을 수밖에 없다. 모든 세력은 자기한테 유리한 결론을 내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고 그건 당연하다. 헌법에 보장됐다. 그럼 흔들리는 건, 어느 부분에서 시작되는지를 잘 봐야 한다. 그 부분을 보는 게 중요하다.

제가 수사권 조정이라는 용어를 굳이 버리지 않고 저희조차 반복 사용한 이유는 뭐냐면 이건 수사부분의 조정이다. 이걸 어떻게 바꿀 거냐. 문제를 진단하고 그에 맞게 바꿔야지, 진단해놓고 엉뚱한 걸 바꾸자는 게 아니다. 어떤 국회의원이 (수사권 조정안을 두고) 오른발에 문제 있다고 진단하고 왼발 수술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진단과 처방이 같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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