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동산 시장은 노무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노무현, 부동산을 알았다 ③] 시장투명화, 과잉유동성 관리,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등록 2019.05.20 14:30수정 2019.05.2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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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실패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일반 시민이나 전문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 중 일부도 그렇게 생각한다. '토지+자유연구소'는 5월 '노무현의 달'을 맞이하여, 4회에 걸쳐 노무현의 부동산 정책을 '제대로' 평가해보고 무엇을 계승·발전시켜야 하는지 살펴보려 한다. - 기자 주
 

서울 도심에 밀집해 있는 아파트 ⓒ 이희훈

 
노무현 정부 이전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은 정보의 왜곡과 개발이익의 사유화가 극심했다. 노무현 정부는 시장투명화, 토지소유현황 공개, 부동산대출 관리, 개발이익환수 장치의 도입 등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시켰다. 노무현 정부가 설계하고 집행한 시장 정상화 조치들을 살펴보자.
   
[부동산시장 정상화 조치 ①] 실거래가 신고 및 등기부 기재를 통한 시장 투명화

부동산 시장 투명화는 노무현 정부의 업적 중 하나다. 노무현 정부 출범 당시에는 실거래가와 신고가가 달랐고 이른바 '다운계약서'가 상식이었다. 실거래가가 파악이 안 되다 보니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 지나치게 낮았고, 정책 수립에 필요한 통계의 신뢰도도 미흡했다.

노무현 정부는 실거래가 신고 및 등기부 기재를 통해 실거래가 파악 체계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관련 과세의 형평성을 이뤘다. 

[부동산시장 정상화 조치 ②] 토지소유 현황 공개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실상을 시민들에게 설명하며 시민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통계의 생성 및 공표가 필수적이다. 부동산 관련 통계는 더욱 그러하다. 역대 정부들은 토지소유 현황 등 부동산 관련 통계를 잘 발표하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는 2006년 토지소유 현황을 최초로 공개했다. 노무현 정부의 토지소유현황 통계 발표로 시민들은 농지개혁을 통해 지주의 나라에서 자영농의 나라로 도약했던 대한민국이 다시 지주의 나라로 전락한 사실을 알게 됐다. 즉, 대한민국 땅부자 상위 1%가 전체 개인소유 토지의 57%를 가지고 있으며, 한 평이라도 땅을 소유한 개인이 인구 100명 기준으로 27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부동산시장 정상화 조치 ③] LTV 및 DTI를 도입해 부동산대출 관리

2000년 이후 글로벌 자본주의 시장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가 과잉유동성이다. 유동성의 과잉은 필연적으로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폭등으로 귀결된다. 2000년 이후 거의 전 세계 주요국이 경험한 부동산 가격 대폭등의 근저에 바로 과잉유동성이 자리잡고 있었다. 대한민국 역시 과잉유동성의 쓰나미를 맞고 있었다.

노무현 정부는 LTV(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를 도입해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과잉유동성을 관리했다. 노무현 정부 이후 LTV 및 DTI를 통한 부동산대출 관리는 상식이 됐다.

[부동산시장 정상화 조치 ④] 기반시설부담금 및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로 개발이익 환수

강남, 그중에서도 재건축 아파트 단지는 항상 부동산 가격 폭등의 뇌관 역할을 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로 얻을 불로소득이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그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노무현 정부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얻는 천문학적 불로소득을 기반시설부담금 및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통해 환수하고자 했다. 이 불로소득은 전적으로 공공이 만든 인프라에 기인한 것이므로 노무현 정부의 개발이익환수 정책은 정당한 시장정상화 조치였다.

노무현 정부는 우선 기반시설부담금제를 도입해 강남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누리는 불로소득을 환수하고자 했다. 기반시설부담금은 도시별로 수용인구 등을 감안해 도시에 필요한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의 총량을 정한 뒤 건축행위로 인해 유발되는 기반시설의 설치비용을 개발행위자에게 부담시키는 제도로, 2006년 1월에 제정된 '기반시설부담금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부과됐다. 기반시설부담금은 간접적이고 강도가 약한 개발이익환수 장치라 할 수 있다.

그래도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폭등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노무현 정부는 2006년 3.30대책을 통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도입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원이 얻은 이익이 인근 집값 상승분과 비용 등을 빼고 1인당 평균 3000만 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공공이 만든 개발이익 중 초과이익을 공공이 소유주와 나누는 기능을 할 목적으로 설계된 제도로, 직접적이고 강도가 강한 개발이익환수 장치다.

지금까지 살핀 것처럼 노무현 정부는 토지소유 현황을 공개해 부동산 시장을 투명하게 하고, 대출을 관리해 과잉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을 통제했으며, 재건축 아파트 개발이익환수 장치를 도입해 공공이 만든 개발이익의 사적 독점을 억제했다. 모두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 하는 조치들이었다.

[기획/노무현 부동산을 알았다]
1. 이명박은 노무현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http://omn.kr/1j8ny)
2. 김영삼·김대중도 포기... 노무현은 끝까지 갔다 (http://omn.kr/1j9xt)
덧붙이는 글 <토지+자유연구소>는 토지공개념이라는 철학 하에 부동산 문제로 고통당하고 있는 우리사회를 정의롭고 효율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이론과 구체적이고 치밀한 정책설계도를 연구하는 민간 연구소로, 이 취지에 동의하는 시민들의 개인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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