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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카운트] '믿을맨 변신' 최채흥, 삼성 불펜 새 희망 될까

[KBO리그] 롱릴리프 변신 후 구원 2승 거둔 최채흥, 삼성 마운드에 단비

19.05.18 14:57최종업데이트19.05.1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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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부진 이후 불펜으로 복귀한 2년차 신인 최채흥
구원 등판한 2경기서 모두 구원승 챙겨

 

롱릴리프로 보직 전환 후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 최채흥 ⓒ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의 대졸 2년차 투수 최채흥은 2019시즌을 앞두고 가장 큰 기대를 받은 젊은 투수 중 한 명이었다. 투수진 세대교체를 천명한 삼성은 지난해 국가대표로 발탁됐던 최충연과 베이징 키즈로 돌풍을 일으킨 양창섭, 그리고 지난해 1차지명 좌완투수 최채흥으로 국내 선발 트로이카를 구상했다.

좌완투수인 최채흥은 구위는 양창섭이나 최충연에 비해 약간 떨어지지만 안정감만은 이들 중에서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좌완 투수라는 이점과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이닝을 소화하는 모습은 풀타임 선발투수로의 모습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최채흥은 신인이던 지난해 그 잠재력을 보였던 선수다. 데뷔가 예상보다 늦어지긴 했지만 8경기에 등판해 28이닝동안 평균자책점 3.21, 4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프로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2019시즌이 더 기대되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했다.

출발은 상당히 좋았다. 기대대로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성공한 최채흥은 시즌 첫 등판 경기인 3월 28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5이닝동안 4실점(3자책점)을 기록하며 선발승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그 전까지 삼성은 선발승이 없었다. 팀의 시즌 첫 선발승을 5선발로 출발한 신예가 해낸 셈이었다.

이후 최채흥은 선발 로테이션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처럼 보였다. 시즌 3번째 등판인 kt전에서 7이닝동안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QS+(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7이닝 3자책점 이내)와 함께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이날 최채흥이 소화한 7이닝은 개인 통산 최다이닝 타이였다. 이 날의 호투로 최채흥은 선발로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듯 했다.

하지만 바로 직후 경기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4월 20일 한화전에 선발로 등판한 최채흥은 상승세를 이어나가지 못하고 3이닝 8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흠 잡을 데 없는 투구를 보이던 최채흥이 3회 들어 일거에 무너진 것이다. 3회에 8실점을 한꺼번에 기록하며 무너진 최채흥은 해당 이닝에서만 무려 55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당시 최채흥의 모습은 구위와 제구 모두 1군 선발투수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해당 경기 이후 엔트리에서 말소가 된 최채흥은 5월 2일 KIA전에서 선발로 복귀전을 가졌다. 한 번 무너진 이후 두 번째 기회가 주어졌지만 최채흥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1회부터 5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진 최채흥은 5이닝 7실점(6자책점)을 기록하며 반등에 실패했다.

또다시 무너진 최채흥은 이후 두 번째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고 말았다. 2경기 연속으로 대량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기에 당분간은 선발로 기회를 잡기 힘들 것으로 보였다. 이후 1군에 복귀하는 데 성공했지만 최채흥에게 주어진 보직은 선발이 아닌 불펜이었다.

그러나 불펜으로 복귀하자마자 반등의 흐름이 이어졌다. 최채흥은 불펜 복귀 후 2경기에서 모두 구원승을 기록하며 삼성이 이번 주에 거둔 2승을 본인의 승리로 장식했다.

▲삼성 최채흥의 최근 2시즌 주요기록
 

삼성 최채흥의 최근 2시즌 주요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1군 복귀전이었던 14일 두산전에서는 선발 맥과이어의 바통을 이어 받은 이후 두산의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9회 허경민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최채흥이 안정적으로 경기 후반 이닝을 끌고 간 덕에 삼성은 연장전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17일 경기에서도 효과적인 투구가 이어졌다. 해당 경기에서는 에이스 헤일리가 오른팔 통증을 호소하며 1이닝만을 소화하고 갑자기 강판되고 말았다. 비상이 걸린 삼성 투수진에서 3번째 투수로 등판한 최채흥은 또 한번 3이닝(1실점)을 투구하며 선발투수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꿔 주었다.

불펜으로 변신한 최채흥은 선발 경험이 있는 투수답게 불펜에서 긴 이닝을 소화하며 구원진에 여유를 선물하는 '롱릴리프' 역할을 확실하게 해냈다.

최채흥의 이런 활약은 팀으로서도 귀중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 현재 삼성의 선발진은 시즌 초 구상과는 많이 달라져있다. 기대했던 신예 최충연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선발진에서 빠졌고 양창섭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된 상태다. 

외국인 투수 쪽도 마찬가지다. 헤일리는 벌써 2번째로 통증을 호소하며 건강 적신호가 켜졌고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던 맥과이어는 시즌 내내 기복이 있는 모습이다. 때문에 삼성 선발진에는 노장 윤성환과 루키 원태인이 합류해 있는 상태다. 윤성환 정도를 제외하면 많은 이닝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선발진이다. 
 

삼성 마운드의 미래인 최채흥 ⓒ 삼성 라이온즈

 
이렇듯 선발진의 사정이 좋지 않은 가운데 최채흥이 롱릴리프로 확실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가뭄 속에 단비와도 같다. 혹여나 17일 경기처럼 선발진이 조기강판이 되더라도 최채흥이 선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불펜진까지 연결고리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1차지명을 받은 좌완 투수 최채흥은 입단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은 선수다. 한양대 재학 시절부터 삼성의 1차지명을 받을 것이 확실시 되었기에 라이온즈 팬들은 당시부터 삼성의 선수처럼 여겨왔다. 

이제 2년차지만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아나가고 최채흥의 모습은 그를 지켜보는 삼성팬들을 뿌듯하게 만들고 있다. 2년차 좌완 최채흥의 성장은 삼성 투수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롱릴리프로 반등에 성공한 최채흥이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며 삼성의 중위권 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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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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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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