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탄과 경고, 다짐... 24번 박수 받은 문 대통령 5.18기념사

[현장] 제39주년 기념식 "독재자 후예 아니라면 5.18 다르게 볼 수 없다"... 황교안 대표에겐 야유

등록 2019.05.18 15:09수정 2019.05.1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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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저지하다 쓰러진 시민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자 일부 시민들이 5·18 망언 의원 징계와 5·18특별법 개정안 처리 등 밀린 숙제를 해결하지 않고 '빈손'으로 재차 광주 방문을 강행한 것에 대해 항의하며 입장을 저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쓰러진 시민(왼쪽 아래)이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도 보인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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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독재자 후예 아니라면 5·18 다르게 볼 수 없을 것"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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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념식 참석한 김용장-허장환5.18 당시 전두환 광주 방문 사실을 최근 밝힌 김용장 전 미군 정보부대 군사정보관과 허장환 전 보안사 특명부장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입장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 남소연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모욕하는 일부 움직임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은 단호했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광주 5.18국립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내년이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이어서 대통령이 그때 그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다"고 전하면서 "하지만, 저는 올해 기념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 광주 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 너무나 부끄러웠고,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기념사 도중 감정이 북받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 정말 미안하다, 그때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인 폭력과 학살에 대하여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하여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는 대목에서였다.

대통령 향한 24번의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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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가두방송 담당했던 박영순 씨 위로하는 문재인 대통령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당시 가두방송을 담당했던 박영순 씨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 남소연

 
대통령이 목이 메여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자 기념식에 참석한 약 5000명의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그를 위로했다. 문 대통령이 여느 해 기념사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강한 어조로 개탄과 경고, 다짐을 이어가자 광주시민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24번의 박수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부끄럽다"라고 개탄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기억을 환기시켰다.

"'광주사태'로 불리었던 5·18이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공식적으로 규정된 것은 1988년 노태우 정부 때였다. 김영삼 정부는 1995년 5·18을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규정했고, 1997년 5·18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했다."

문 대통령의 의도는 명확했다. 노태우·김영삼 정부를 계승했다는 자유한국당의 일부 인사들이 일부 극우 세력과 5.18을 폄훼하고 모욕하는 것에 대한 경고였다. 문 대통령은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 없다,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바로 '자유'이고 '민주주의'였기 때문"이라며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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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희생자 묘역 찾은 문 대통령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후 희생자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 남소연

 
특히 문 대통령은 "학살의 책임자, 암매장과 성폭력 문제, 헬기 사격 등 밝혀내야 할 진실이 여전히 많다"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하면서 "(5.18의 진실을 밝히는 일이) 비극의 오월을 희망의 오월로 바꿔내는 일이며, 당연히 정치권도 동참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한걸음 더 나아가 "지난해 3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핵심은 진상조사규명위원회를 설치하여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아직도 위원회가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 국회와 정치권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 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정치권을 압박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국방부 자체 5·18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통해 계엄군의 헬기 사격과 성폭행과 추행, 성고문 등 여성 인권 침해행위를 확인하였고, 국방부 장관이 공식 사과 했다"면서 "정부는 특별법에 의한 진상조사 규명 위원회가 출범하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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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한 황교안 문재인 대통령와 김정숙 여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 남소연

 
문 대통령의 39주년 기념사는, 대통령의 5.18기념사를 빼거나 국민화합을 주장하며 5.18 진상규명을 슬며시 피해가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와는 확연하게 비교되었다.

문 대통령은 "진실을 통한 화해만이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임을 오늘의 광주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면서 "광주로부터 뿌려진 민주주의의 씨앗을 함께 가꾸고 키워내는 일은 행복한 일이 될 것이다, 우리의 오월이 해마다 빛나고 모든 국민에게 미래로 가는 힘이 되길 바란다"라고 기념사를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은 5.18기념식장에 입장할 때부터 기념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순간까지 시민들로부터 따뜻한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야당 대표로는 처음 5.18기념식에 참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일정은 순탄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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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저지하다 쓰러진 시민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자 일부 시민들이 5·18망언 의원 징계와 5·18특별법 개정안 처리 등 밀린 숙제를 해결하지 않고 '빈손'으로 재차 광주 방문을 강행한 것에 대해 항의하며 입장을 저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쓰러진 시민(왼쪽 아래)이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도 보인다. ⓒ 남소연

 
황 대표는 오전 9시 30분께 5.18국립묘지 '민주의 문'에 도착했다. 하지만 참석을 반대하는 대학생과 시민들의 항의와 취재진, 경찰이 뒤엉켜 검색대까지 가는 데만 15분이 넘게 걸렸다. 결국 황 대표는 좌측으로 우회해 '역사의 문'을 통해 기념식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황 대표는 또 기념식이 끝난 후 분향하려고 했지만 사과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져 분향을 하지 못한 채 5.18기념식장을 빠져나가야 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는 김용장 전 미군 501 정보여단 군사정보관과 허장환 전 보안사 505 보안부대 특명부장이 나란히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 13일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5.18은 계획된 시나리오였다"며 "전두환의 광주 방문 목적은 사살 명령 때문" 등의 주요 증언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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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려고 이동하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향해 '망언 의원' 징계 등을 요구하는 시민이 던진 의자가 날아들고 있다. 2019.5.18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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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이 전두환이다"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자 일부 시민들이 5?18 망언 의원 징계와 5?18특별법 개정안 처리 등 밀린 숙제를 해결하지 않고 '빈손'으로 재차 광주 방문을 강행한 것에 대해 항의하며 "황교안이 전두환이다"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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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입장 저지당하는 황교안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자 일부 시민들이 5·18 망언 의원 징계와 5·18특별법 개정안 처리 등 밀린 숙제를 해결하지 않고 '빈손'으로 재차 광주 방문을 강행한 것에 대해 항의하며 입장을 저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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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에도 밀고들어오는 황교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자 일부 시민들이 5.18 망언 의원 징계와 5.18특별법 개정안 처리 등 밀린 숙제를 해결하지 않고 '빈손'으로 재차 광주 방문을 강행한 것에 대해 항의하며 입장을 저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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