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보름만에... 기무사 "계엄령 선포 조기 검토"

기무사 정보융합실의 '유가족 관리 및 후속조치' 문건 공개... 계엄령 검토 및 여론전 추진 담겨

등록 2019.05.21 09:19수정 2019.05.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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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6일 당시 국군기무사령부(현재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정문에서 병사가 근무를 서고 있다. ⓒ 이희훈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사건 초기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전신)가 계엄령 선포를 조기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기무사 정보융합실이 지난 2014년 5월 1일에 작성한 '유가족 관리 및 후속조치'란 제목의 문건에서 이 같은 내용이 발견됐다고 20일 밝혔다.

세월호 참사(2014년 4월 16일)가 일어난 지 보름 만에 기무사가 '유사시 대응 방안'으로 계엄령이나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제시한 것이다. 당시는 실종자 수색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때다.

문건에는 반정부 시위 규모가 급속하게 확산할 경우 기무사가 국가비상사태와 계엄령 선포를 조기 검토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무사는 계엄 선포시 군사법원의 재판을 위해 수사를 담당할 합동수사본부 설치를 준비하고, 군 안정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또한 정보기관 및 수사기관을 통제하고, 군심을 결집시켜 북한의 도발 및 국가중요시설 대상 테러 대비 태세를 확립해야 한다고도 했다.

종편 등 활용해 '여론전' 펴고 '유가족 대표단 재구성'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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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1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에서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진실 규명 촉구 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기무사는 또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8년 광우병 사태를 교훈 삼아 반정부 시위를 초기에 진화하기 위해 보수단체와 종합편성채널, 보수 오피니언 리더를 활용해 '여론전'을 펼칠 것을 주장했다.

범보수세력을 총결집시켜 집회 장소를 선점하고, 보수성향 언론을 활용해 반정부 시위 명분을 약화시켜야 한다고 제시했다. 종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위 주도세력 및 국론분열 조장 실태를 집중 보도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심지어 기무사는 '유가족 대표단 재구성' 필요성도 제기했다. 기무사는 '관리 방안'으로 반정부 성향의 젊은 층으로 구성된 유가족 대표단을 연륜·학식을 갖춘 인원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 문건을 작성한 기무사 정보융합실은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들의 개인 신상정보와 동향은 물론 정치적 성향, 심지어는 인터넷 물품 구매 내역까지 살피는 불법 사찰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이미 드러난 바 있다.

당시 정보융합실장이었던 지영관 전 기무사 참모장(예비역 육군 소장)은 세월호 유가족 사찰을 지시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 조성 등 정치관여 활동을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지난 4월 불구속 기소됐다.

천 의원은 두 달 여 뒤인 7월 29일에 작성된 '대정부 전복업무 수행 방안'이란 제목의 기무사 보고서에도 계엄령 선포 조기 검토 내용이 반복해 등장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해외 쿠데타 발생 상황을 열거하며, "튀니지 혁명을 기점으로 국민적 정권 퇴진 시위가 가열됐다, 우리나라도 순식간에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악화가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당시 이재수 기무사령관은 매주 청와대에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계엄령 조기 선포 검토가 포함된 이 문건이 청와대에 보고됐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천정배 의원은 "기무사 문건은 윗선, 말하자면 청와대나 대통령에게 보고됐을 가능성이 큰 문건"이라며 "앞으로 이 점을 분명하게 수사를 통해서 밝혀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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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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