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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스타일 반가워"... 해외 평단이 가장 궁금해 한 것

[현장] 영화 <기생충> 공식 간담회... "한국 감성은 무엇인가"

19.05.22 20:11최종업데이트19.05.2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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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의 공식 기자 간담회가 22일 오전(현지시각)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렸다. ⓒ 이선필

  
지난 21일(현지 시각) 칸영화제에서 첫 공개 된 영화 <기생충>에 해외 평단과 외신들이 가장 궁금해 했던 건 '장르 규정'이었다. 코미디와 호러, 스릴러 요소가 한데 어우러진 영화를 두고 다양한 층위의 장르물이 섞여 있다고 보는 것.

22일 오전 팔레 드 페스티벌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공식 기자간담회에 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장혜진이 참석했다. 진행은 프랑스 영화 비평가 디디에 알로슈(Didier Allouch)가 맡았다. 

알로슈 평론가는 "이번 영화에서 봉준호 감독의 느낌을 다시 찾을 수 있어 반가웠다"며 "뻔한 장르 요소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장르 영화를 보여준 것 같다"고 운을 뗐다. 봉준호 감독은 "스스로 장르 영화감독이라 생각한다"며 "다만 잘 따르지 않을 뿐이다. 제 변태적이고도 이상한 이야기가 영화로 나올 수 있던 건 사실적이고 격조 있게 표현한 배우들 덕"이라 화답했다.

이어 알로슈 평론가는 봉준호 감독, 박찬욱 감독을 언급하며 그간 2000년대 이후 한국 영화들이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담는 현상에 대해 얘기했다. 봉준호 감독은 "한국 장르 영화가 눈부신 발전을 한 건 사실"이라며 "1930, 1940년부터 장르물 시스템을 만들어 온 미국과는 좀 다른 한국만의 장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간담회 중 봉준호 감독은 <옥자> 때 함께 작업한 다리우스 콘지 촬영 감독과 배우 틸다 스윈튼이 함께 21일 공식 시사에 참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칸에서는 영화 후 기립박수 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인 만큼 (얼마나 박수 치는지) 분과 초를 잴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다리우스 콘지와 틸다 스윈튼이 함께 와서 축하해주는 따뜻한 상영이었던 건 분명하다"라고 답했다. 

한 미국인 기자는 봉준호 감독에게 (장르 공식이 아닌) 본능적으로 영화를 찍는지를 물었다. 이에 봉 감독은 "저를 비롯한 모든 창작자가 아마 그러지 않을까 싶다"며 "목사님에겐 성경, 판사에겐 법전이 있지만 감독은 믿을 게 본능밖에 없다. 촬영 날 뭐가 잘 안 풀리거나 하면 집에 가서 내가 사랑했던 감독님 영화를 찾아보는 식으로 본능을 찾아간다"라고 밝혔다.

외신 기자 질문이 뜸하자, 알로슈는 봉준호 감독과 네 번 작업한 송강호에게 감독의 변화상을 물었다. 송강호는 "작가로서 사회를 바라보는 깊은 통찰력이 있는 분"이라며 "본인은 싫어하는데 '봉테일'이라는 별명처럼 참 섬세하게 현장을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정교함이 봉준호 감독의 트레이드마크같다. 본인은 봉테일이라는 말을 싫어하는데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면 카메라 앞에서 시공간을 채우며 연기해야 한다는 강박과 불안증이 없어진다. 봉준호 감독 세계는 모든 게 계산돼 있고, 설계돼 있기에 배우로선 마음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필요 이상의 연기를 할 필요가 없다. 가장 정교한 건 밥 시간을 잘 지킨다는 것이다(웃음)." (송강호)

한편 이날 <기생충> 간담회 직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간담회가 이어졌다. 전날 공식 상영에서도 두 영화가 같은 날 상영돼 관심이 모였고, 기자 간담회 역시 배우들을 직접 보고 취재하려는 열기로 가득했다.

제72회 칸영화제는 오는 25일 폐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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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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