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기자 알선비 수수 혐의 구속… 전남 화순 발칵

알선비는 수주금액의 10% 정도... 산림조합 측 "몇 건 더 있어"

등록 2019.05.23 18:13수정 2019.05.2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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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화순군 전·현직 지역신문 기자들이 공사 수주의 대가로 알선비(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이들은 화순군의 산림 관련 공사를 수의계약을 통해 화순군산림조합(이하 산림조합)이 받을 수 있도록 한 대가로 알선비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상 사업은 4억 원, 7억 원 규모의 2건으로 알려졌지만, 산림조합측이 "알선비를 직접 현금으로 건넸다"고 인정한 데다 "2건 외에도 몇 건이 더 있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화순군 홈페이지에 공개된 화순군과 화순군산림조합 수의계약 현황 ⓒ 박미경


화순지역 전·현직 신문기자 A씨와 B씨, C씨 등 3명이 16일 검찰에 구속됐다. A씨와 B씨는 화순군에서 발주하는 산림공사를 화순군산림조합이 수의계약으로 수주할 수 있도록 한 대가로 알선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통상적으로 알선비는 수주금액의 10% 정도인 것을 고려할 때 이들이 받은 알선비는 1인당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알선비 전달 구조상 화순군과의 연관성도 의심된다. 화순군은 "관련법에 따라 산림조합과 수의계약을 했을 뿐 알선비 제공과는 상관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알선비의 경우 알선자가 특정되고 알선자의 역할이 입증되지 않으면 주고받을 수 없는 구조여서 발주기관인 화순군이 알선자를 특정해줬기 때문에 산림조합 측이 A씨와B씨 등에게 알선비를 지급한 것 아니냐고 보는 이들이 많다. 

C씨의 경우는 지난해 6월경 화순군산림조합 직원 채용과 관련하여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당사자와 청탁자 사이에 3천만 원이 오가면서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신문 기자들에 대한 산림조합의 알선비 제공이 언제 이뤄졌는지도 관심이다. 산림조합 측은 "현 군수와 현 산림조합장의 사이가 좋지 않아 화순군으로부터 공사를 수주하지 못하면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됐다"며 시기를 현 군수 재임시설로 특정했다. 

현 조합장 당선 이후 산림조합 안팎에서는 군수와 조합장이 사이가 좋지 않아서 화순군이 산림조합에 공사를 주지 않는다는 말이 알음알음 퍼졌었다. 


현 조합장이 당선된 2015년 3월 이후 화순군이 공개한 5백만 원 이상 화순군 본청과 산림조합 간 수의계약 현황을 보면 2015년 산림조합은 12월 30일과 31일 이틀 사이에 화순군으로부터 6건, 총 18억5천만 원 상당의 산림공사를 수주했다. 2016년에도 12월 30일이 되어서야 3건, 총 9억 4천만 원 상당의 공사를 수주했다. 2017년에는 한 건도 없었다. 

그러다가 2018년 6월에 2건 2억 6500만 원, 9월에 2건 5억 5천만 원, 10월에 1건 1억 1600만 원 등 총 9억 6300만 원 상당을 계약하는 등 패턴에 변화가 생겼다. 2015년과 2016년에는 해가 바뀌기 직전에야 마지못한 것처럼 산림조합에 공사를 맡긴 후 1년 6개월간 한 건도 맡기지 않다가 2018년 6월부터 10월까지 4개월 사이에 계약을 몰아준 것이다. 

이와 관련 산림조합 측은 "군에서 주는 일을 해야 수익을 내고 조합원들에게 배당할 수 있는데 지역에 소문난 것처럼 현 군수와 조합장의 사이가 좋지 않다 보니 화순군으로부터 일이 오지 않아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또 "알선비 제공은 알려진 2건 외에도 몇 건 더 있으며, 1억 원 이상 공사를 입찰할 경우 범위를 전남권으로 확대해야 하면서 외부업체가 낙찰받으면 지역 사람들이 일을 못 할 수 있어 '미운 놈 떡 하나 준다'는 식으로 받은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알선비 제공의 구체적 경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러나 알선비의 경우 알선자의 역할이 입증되어야 주고받을 수 있고, 업체 입장에서는 발주기관에서 알선자를 특정해줘야만 '내 몫을 달라'는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어서 화순군을 향해서도 불편한 시선이 쏠리고 있다.
덧붙이는 글 화순자치뉴스에도 게시됩니다.
#화순 #리베이트 #사이비기자 #알선비 #산림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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