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갈등에 뜬금없이 금융위원장이 참전?

최종구 위원장 "소외계층 챙기는것 정부책 무", 이재웅 "정치하시려나", 김기식 "표현 과했다"

등록 2019.05.23 18:46수정 2019.05.2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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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근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승차공유서비스업체 '타다'의 모회사 '쏘카'의 이재웅 대표를 향해 "무례하다"고 언급한 데 대해 이 대표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카풀서비스업체 '풀러스'의 서영우 대표도 "대체 뭘 저격하나"라고 비판하는 등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지난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 협약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돌연 "한번 말씀 드리고 싶었다"며 타다 논란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그는 "일단 (타다가) 금융위 소관은 아니지만, 정부가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데 타다와 택시업계 논란이 언제 정리될지 모르는 상황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관련 질의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아닌 금융위원회의 수장이 적극적으로 '작심 발언'에 나선 것.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혁신지원에만 몰두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피해•소외계층을 돌보는 일은 정부의 중요한 책무"라고 했다. 그는 "(공유서비스로) 피해를 입는 계층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데 이를 아직 이뤄내지 못했다며 경제정책 책임자를 향해 (이 대표가)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쏘카 대표 "부총리 혁신 의지 없나" 비판에 금융위원장 "무례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 협약식'에 참석했다. ⓒ 금융위원회

 앞서 이 대표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혁신성장이 더딘 것은 부총리 의지가 없어서일까? 대통령은 의지가 있으시던데..."라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판했었다. 또 그는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죽음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죽음을 정치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지난 15일 한 개인택시 기사 분신사고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이 대표가) 택시업계에 대해서도 상당히 거친 말을 내뱉고 있는데 이런 것은 너무 이기적이고 무례한 언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 대표가) 당국을 비난하고 업계에 대해서도 거친 언사를 사용하는 건 '나는 달려가는데 왜 못 따라오느냐'라는 것이다, 상당히 무례하고 이기적"이라며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택시업계는 공유경제 등 혁신사업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는 계층인데 이들은 법과 질서 안에서 소박한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이들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부총리 비판하면 무례?", "최종구 발언 문제 없어 보여" 갑론을박

이에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갑자기 이 분(최 위원장)은 왜 이러시는 걸까? (내년 총선에) 출마하시려나? 어찌됐든 새겨 듣겠다"고 응수했다. 

해당 게시물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한글과컴퓨터 창업자인 이찬진 '포티스' 대표는 "부총리님을 비판하면 '상당히 무례하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서 대표는 "(최 위원장에 대한) 내년 총선 강원도 출마설이 있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또 한 누리꾼은 "관의 오만 무도함"이라고 평했고, 다른 누리꾼도 "행정기관 수장의 발언이 너무 인신공격적"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 누리꾼은 "최 위원장의 발언에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보이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국민인 제가 왜 금융위원장에게 이런 소리를 공개적으로 들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저는 앞으로 점점 피해를 입을 택시업계, 특히나 개인택시업계를 도울 방법을 정부가 찾아야 한다고 계속 주장해왔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이 대표는 "주관부처도 아닌 부처의 장관이 시민에게 무례, 오만, 이기적이라는 말을 기자간담회에서 하는 것은 너무 불쾌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기식 "최 위원장 발언 뜬금 없어...표현 과했다"

논란이 과열되자 서 대표는 별도의 게시글을 통해 이 대표를 옹호하는 발언을 남겼다. 그는 23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처음부터 혁신의 그늘을 살펴야 된다고 계속 말해왔다, 대체 뭘 저격하는 건가"라며 "오히려 정부보다 이 대표가 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가 정부의 연착륙 방안이 마련되면 타다와 민간사업자들이 참여할 의사가 있고, 연간 1조원 가량 투입되는 택시지원금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서 대표는 "민간에서 (왜) 이런 해결책까지 대신 고민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최 위원장이) 높으신 분이니 한국의 경제와 미래를 생각해 혜안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2일 최 위원장 발언에 대해 "과했다"고 평했다. 그는 이날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이 대표에게 비판 받은 건 (경제)부총리고 이 사안의 주무부처 장관은 국토부 장관인데 왜 갑자기 금융위원장이 이런 말씀을 하는가 해서 뜬금없었다"고 했다. 그는 "최 위원장의 표현이 과했던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어쨌든 지금은 정부 입장에서 곤혹스러운 상황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종구 #타다 #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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