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비주얼, 익숙한 맛.... 티베트 전통 음식 맛보기

[인도 속 티베트1] 한 끼로 손색없는 뚝바, 땐뚝과 길거리음식 라핑, 모모

등록 2019.05.27 08:22수정 2019.05.2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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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의 큰 매력은 단연 그 넓은 대륙만큼이나 수많은 낯선 인도 문화를 볼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아니, 인도의 문화만이 아니다. 인도에서 티베트 문화를 발견할 수 있는 곳, 인도 북부의 작은 티베트 마을, '다람살라 맥그로드 간즈'를 소개한다.

인도인들도 찾아오는 시원한 고산마을, 맥그로드 간즈


수도 델리에서 약 12시간 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아침에 깨 창밖을 보면 버스는 어느새 사방이 나무로 가득한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리고 있다. 언제 40도에 육박하는 더위 속에 있었냐는 듯 나무 사이로는 언뜻 설산도 보인다. 다람살라 내에 위치한 '맥그로드 간즈'로 가는 길이다.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위치한 고산마을 '맥그로드 간즈' ⓒ 조윤진

 
찌는 듯한 여름에도 시원하고 청량한 날씨 덕에 4, 5월이 되면 해외 여행객들뿐만 아니라 인도인들도 이곳으로 몰린다. 수도와도 그리 멀지 않아 주말여행을 오는 사람들도 많다. '12시간 버스 타는데 뭐가 안 멀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인도 여행에서 이 정도는 기본이다. 하지만 이들이 이곳 맥그로드 간즈를 찾는 것은 비단 날씨뿐만이 아니다. 티베트 망명 정부와 수많은 망명민들이 정착한 이 마을에선 인도와는 또 다른 티베트만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낯설지만 어딘가 친숙한 티베트 전통 음식

인도 여행을 하다 보면 가끔 한식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중에서도 제일 그리운 것은 얼큰하고 담백한 국물, 기름지지 않은 음식이다. 인도에선 국물 요리나 향신료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더운 날씨 탓인지 튀긴 음식이 많이 발달하기도 해서 사실 여행을 하며 먹거리에 적응하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그렇게 메모장에 '가장 먹고 싶은 음식 : 김치찌개'를 써둔 차, 맥그로드 간즈에 도착해 맛본 티베트 음식은 그 메모가 생각나지 않게 했다. 한식과 같진 않지만 비슷한 점이 많은, 독특한 티베트 전통 음식 덕이다.

그중에서도 제일 대표적인 음식은 뚝바와 땐뚝, 라핑, 모모다. 칼국수 같은 면과 각종 야채, 고기를 넣어 만든 뚝바는 깔끔하고 담백한 국물을 자랑한다. 채식주의자는 육수가 들어가는 것이 보통인 국물 요리를 먹기 쉽지 않은데, 이곳에는 어디에나 채식주의자를 위한 야채 뚝바가 있으니 안심이다.


고춧가루와 비슷한 소스가 항상 옆에 있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얼큰하게도 먹을 수 있다. 날이 조금 쌀쌀한 날, 뚝바를 주문해 뜨겁고 부드러운 국물과 함께 면을 먹다가 반쯤 먹어갈 때쯤 한쪽에 고명을 풀어 넣어 칼칼하게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기다란 국수가 조금 질린다면 수제비 버전인 '땐뚝'을, 국물 없이 조금 가볍게 먹고 싶다면 볶음면 버전인 '초우멘'을 시키면 좋다(물론 볶음밥도 있다). 그래서 한 그릇에 얼마 정도냐고? 보통 뚝바 한 그릇이 100~150루피이니 한화 1500~2000원이면 한 끼로 충분하다.
 

티베트 전통 음식 뚝바(위)와 라핑(아래) ⓒ 조윤진

 
하지만 한 끼로 끝내기엔 아직 즐겨야 할 것들이 많다. 길거리 음식도 지나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으론 '라핑'과 '모모'가 있다. 하얀색과 노란색 두 가지가 있는 라핑은 한국의 묵과 비슷하다.

거리를 지나다 보면 종종 티베트인들이 거리에서 국물이 자작한 라핑이나 국물 없이 무친 라핑을 먹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소금, 스파이시 소스, 라핑 소스 등을 곁들여 만든 이 음식은 매콤짭짤하며 담백하고 쫄깃하다.

한국의 묵과 비슷하지만 또 다른 맛이다. 산처럼 쌓아두고 먹고 싶단 생각을 했지만 가볍게 생긴 모습과는 달리 든든해서 한 번에 많이 먹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티베트식 만두인 '모모'는 맛도 좋지만 일단 그 이름부터도 귀엽다. 만두가 대개 그렇듯 속에는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다. 양, 닭고기를 넣어 만든 것도 있지만 양배추, 시금치 등을 넣어 만든 야채모모, 감자모모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치즈는 추가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모모는 식당 메뉴판에서도 볼 수 있지만 길거리 모모만의 매력이 있으니 지나치지 말고 먹어보자. 물론 식당보다 절반이 더 싸다는 것도 장점이다. 튀김모모, 찐모모, 구운모모가 있는데, 어떻게 먹어도 맛있으니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그날의 입맛에 따라 1인분씩 포장해 가면 야식으로 그만이다. 맥주와도 잘 어울린다.

라핑이든 모모든 한화 600~800원 정도면 충분하기에 맥그로드 간즈의 길거리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곳에 간다면 어느새 '1일 1라핑 1모모'는 기본값이 될 것이다.

맑고 선선한 날씨뿐 아니라 날씨와 잘 어울리는 얼큰하고 뜨뜻한 국물 요리부터 야식, 간식으로 딱 맞은 요리까지 그 종류도 버전도 다양한 티베트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인도 북부, '맥그로드 간즈'다.
#티베트 #맥그로드간즈 #다람살라 #인도여행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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