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못할 성교육 해프닝

검토 완료

조기철(akshdtoa)등록 2019.05.27 10:13
 갈수록 학교 현장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나는 성 관련 문제를 예방하고, 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꾀하기 위해 현장 교사들을 모집해 성교육 관련 연구단체 소속 강사와 교육청 자체 강사를 투입해 모 교육청에서 시행하게 되었다. 평일에는 시간을 낼 수 없어 토요일과 일요일을 활용해 교육 강좌를 교육청에서 개최하였다. 약 20명 정도의 남녀 교사들이 강좌를 신청했다. 오전 9시부터 시작해서 오후 6시 정도까지 진행되었다. 점심도 교육청에서 제공했다. 전문 강사를 모집해서인지 강의는 매우 흥미진진했다. 성 강좌가 이론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닌 토론 중심으로 진행되기에 이론 중심 강의를 하는 강사는 드물었다.
그런데 모 강사가 토론 중심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 성피해 사례를 제시하였다. 강사가 제시한 케이스 문제는 다음과 같다.
 
"모 학교 남교사가 여학교에서 여학생이 너무 모범적이고 너무 성실하여 칭찬해 주면서 얼굴까지 예쁘다고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 옆에서 듣고 있던 여학생이 예쁘다고 한 말이 성차별이라고 민원을 냈다고 가정하자."는 문제였다.
 
 강사는 이 문제를 두고 성차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교사는 오른쪽에, 차별이라고 생각하는 교사는 왼쪽에, 중간 정도를 생각하는 교사는 중앙에 서도록 했다. 그리고 강사가 무작위로 한 교사를 지명해 상대 교사에게 왜 그쪽에 섰는지를 질문해 보라고 하였다. 분류된 상황을 보면 차별이라고 본 쪽에 선 교사들이 차별이 아니라고 본 교사보다는 많았다. 먼저 차별이 아니라고 지명 받은 교사는 대답하였다. 이 문제는 교사가 예쁘다는 용어를 단순히 얼굴만 쳐다보고 했다면 옆에 있는 여학생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구체적인 상황은 모르겠으나 민원을 넣을 정도로 도를 넘은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여자의 질투심이 일어난 것이 아닌지도 생각된다. 또 교수법이 노련한 교사라면 옆에 있는 여학생도 동시에 칭찬하여 두 명에게 예쁘다는 말로 표현하여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그 상황을 처리한 교사는 교수법이 부족한 젊은 교사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차별이라고 생각하는 쪽에 선 교장 선생님께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질문을 받은 교장은 당사자인 교사를 불러 상황을 알아본 후에 처리하겠다고 하자. 갑자기 성차별 쪽에 선 두 여교사가 이런 발언을 듣고자 이 강의를 신청했느냐고 화를 내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그러자 장학사도 덩달아 서둘러 그 교사를 따라 밖으로 나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발표를 한 자도, 대답을 한 자도 어이가 없었다. 교육을 받는 현장에서 그것도 성에 대한 해결방안을 어떻게 현장에 가서 처리할 것인가를 서로 배우는 중에 마치 자신의 신상을 공격한 것처럼 감정을 표현하여 회의장을 어수선하게 한 사실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혹 자신의 문제와 관련이 있더라도 고등교육을 받은 현장 교사로서 바람직한 자세로 보기에는 어려웠다. 이성적인 행동으로 이런 문제는 이런 측면에서 이렇게 해결되어야 하지 않느냐고 당당하게 반문을 했어야 했다. 또 대답을 한 관리자에 대해서는 이런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른 방안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주장을 펼쳐낸다면 회의 분위기도 살려내고 토론도 훨씬 잘 될 것이 아니었나 생각도 해 보았다.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강사도 모두들 자기 자리에 앉게 하였다. 심지어 발언을 한 사람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교사는 같이 앉기를 거부한다고 현장에 나와 있는 장학사에게 건의를 하는 등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발언한 자는 다음 날 강의에 참석하지도 않았다. 이건만이 아니다. 강의를 끝내고 나가는 강사가 들리도록 강사가 폭력적이다라고 소리를 내어 강사가 가다가 다시 돌아와 교사에게 강사가 폭력적이라고 한 이유를 따져 묻는 등 관련 교사에게 항의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지금까지 공식적인 강의를 여러 번 받았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으로 상대를 미워하고 회의장을 술렁대게 한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강사가 어느 특정 개인에게 부당한 강의도 하지 않았는데도 참석자로부터 항의를 받는 것도 교육 강의를 들었던 것 중에 처음이었다. 아무리 성 강의이고 또 여교사들이 많은 자리라고는 하지만, 개인을 직접적으로 지명하여 언급해서 차별화 하지 않는 한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상대방이 한 것으로 간주하여 감정표현을 하게 되면 다수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강의를 듣는 사람으로서의 바람직한 자세는 아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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