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시장 공공개발 가능, 관건은 구로구청 의지"

[토론회] 오류시장부지 공공개발을 위한 주민토론회 20일 열려

등록 2019.05.30 11:29수정 2019.05.3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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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 오류시장 부지(서울시 구로구 오류1동 소재) 개발방식이 공식적인 의제로 지역무대에 데뷔했다.

사기와 불법으로 점철된 두차례에 걸친 시장정비사업 등으로 10여년간 펜스와 무관심 속에 방치된 채 어둠속에 내몰려 있던 오류시장 부지를 이제 더 이상 민간부동산개발자 등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이 필요로 하는 현대식 시장과 다양한 생활기반시설을 갖춘 공공개발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며 주민과 지역 안팎의 의견과 지혜를 모으기 위한 첫 주민토론회가 지난 20일 저녁 구로 오류시장 안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오류시장부지를 공공개발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며 가능성이 있다는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국가와 서울시 정책의 변화로 공공개발을 현실화하는 데는 예산이나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주민과 정치권이 나서고 서울시장과 구로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점에 모두 의견을 함께했다.

특히 구청과 구청장이 오류시장 공공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서 중앙부처 및 서울시와 연계해나가는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행정의지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오류시장 공공개발을 위한 주민토론회'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20일 저녁7시30분부터 진지하면서 유쾌한 분위기 속에 2시간 동안 진행됐다. 토론회에는  동네 주민부터 시장상인, 지역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관계자 등 1백명 가까이 참석, 성황을 이루었다.

오류시장 공공개발을 위한 시민추진위원회(준) 주최로 열린 이날 주민토론회는 빛바랜 펜스와 어둑했던 시장통로에 '오류수궁권 10만 주민을 위한 오류시장의 유쾌한 변화'라 쓰여진 토론회 대형현수막과 초록색 카펫,  학부모와 주민들이 써놓은 마을 편의시설에 대한 소망지들이 물결을 이루며 마을음악회 같은 이색적인 생동감을 더해주어 새로운 '마을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하며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토론회순서는 오류시장의 역사를 담은 영상 '오류시장 이야기'를 시작으로, 기조발제와 토론, 청중석 질문답변, 트롯트 '찬찬찬'에 맞춘 오류시장 개사곡 합창, 이날 참석한 4개야당 위원장들의 발언 및 토론자들의 마무리 발언으로 진행됐다. 


최재희 배고픈사자 작은도서관 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주민토론회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김희서 구의원은 오류시장 공공개발의 필요성과 현실가능성을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제시, 토론자와 참석주민들로부터 폭넓은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토론자로는 권은희 학부모, 서효숙 오류시장상인주민대책위원장, 안병순 구로지방자치시민연대 대표, 박평길 구의원, 김칠준 법무법인 다산 대표변호사 등이 참가, 공공개발의 가능성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허심탄회하게 제시했다.

주민 시민사회단체 정치인 전문가 등 1백명 참석
"가리봉시장 부지는  600억 공공개발 '착착' 추진"


◇기조발제=구의회 복지건설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희서 의원은 이날 기조발제를 통해 오류시장 개발이 공공개발로 가야 하는 필요성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방식이라는 이유를 더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지난 달 열린 구로구의회 회기 중 자유발언을 통해 오류시장개발 해법으로 공공개발 필요성을 공식 제안하던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간 내용이어서 이목이 쏠렸다. 

많은 지역주민들의 말처럼 "오류동권역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오류시장을 폐허와 같은 현 상태에서 벗어나 제대로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지역정서 등을 전한 김 의원은 "지난 10여년간 시장정비사업이란 이름으로 부동산개발업자들에게 맡겨놓은 결과가 이 모양 이꼴인데, 또 그들에게 개발을 맡기겠느냐. 오류동 주민과 지역사회로 이어지는 피해와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 끊어야 한다"고 오류시장개발이 공공개발방식으로 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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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이날 기조발제에서 타지역 사례를 보여주며 "오류시장은 다른 지역보다 훨씬 좋은 조건을 갖고 있어, 지역의 주민이 나서주고, 이 지역 정치권이 같이하고,  구청이 공공개발의지를 갖고 서울시 및 정부와 연계해 추진하면 변화가 올것으로 확신한다"며 특히 구로구청의 역할과 책임 있는 지역정치권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김 의원은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공공개발방식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수 있겠느냐는 것과 관련해 가능하다며 두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구로구청이 현재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인 600억 규모의 가리봉시장 공공개발계획사례이고, 다른 하나는 중앙부처의 복합시설에 대한  사업예산지원 정책과 행정의 변화.

김 의원이 구체적인 사례로 밝힌 구로구청의 '가리봉시장 개발안'은 고물상과 쓰레기폐기물이 쌓여있던 가리봉시장부지에 600억원 규모의 공공개발로 추진중인 사업. 지하에 공영주차장이 들어가고 위로 주상복합건물이 들어가는데, 시장지원사업이나 주차장 유치로 정부에서 예산을 따오고, 서울시를 통해서도 200억 예산을 따올 계획이라는 것. 김 의원은 "구로구청에서는 50억의 예산만을 들여 600억 규모의 개발을 공공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제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계획은 "지난 2018년 1월 이성 구청장 지시로 척척척 움직여 단 1년 3개월만에 전통시장과 연계한 사업공모까지 추진하면서 공공개발의 틀을 갖추고, 지금 예산을 진행하는 단계에 와있다"는 설명이다. 

소유주 면담 및 추진계획 공유, 주민설명회, 공공개발 추진을 위한 매칭 복합사업추진, 국토부 중기청 서울시 생활SOC 및 환경개선 사례검토 등 온 부서가 쭉쭉 움직이면서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폐허가 된 이 가리봉시장의 땅 소유주가 90명 가량에 달하고 있는데, 공공개발을 한다며 이같은 사유지를 만나서 사들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느냐며, 그런데도 구청이 이곳에 대해 매입계획을 세우고, 생활 SOC환경개선사업에 대한 국토부 등의 모든 지원을 해당공무원들이 연계해 그림을 그려내고 예산투입해서 '공공개발'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리봉시장 개발에서 보듯, 주민과 지역의 생활기반시설 지원을 위한 정부의 정책지원방식과 행정의 변화로 오류시장에 대한 공공개발방식도 가능할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문화관광부는 문화관광형시장등의 사업에 지원을 해주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정책지원등을 하고 있으며, 서울시와 국토부는 도시재생지역을 선정해 수백억규모의 사업비 지원도 해주고 있다. 도시재생이 접목된 공공개발방식으로의 가능성도 생각해볼수 있다는 것이다. 

김희서 의원은 경인로변 교통요충지에 자리잡은 오류시장은 오류· 수궁 생활권역 10만 인구의 시장성을 갖고 있는데다 밤마다 갈곳없어 떠돌아다니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수요가 높고, 교통편의 및  접근성, 1천평에 가까운 부지, 50년 역사의 등록시장으로  활용성과 시장경쟁력도 높아 공공개발로의 가능성을 더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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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관 등 주민공동시설 하나 거의 없는데 이같은 이유를 오류동 일대에  땅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오류동에 있는 '땅'인 오류시장을 활용해 지하에 공영주차장을 비롯 현대식 시장과 주민을 위한 공공도서관 생활체육시설 문화공간 등의 주민편의시설이 들어갈수 있도록 하면 된다며 공공개발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무엇보다 이같은 공공개발이 현실화될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구청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구로구청이 여건좋은 오류시장의 공공개발에 대한 의지를 갖고 청사진을 그리고, 서울시 및 정부와 연계해 추진하고 주민과 지역정치권이 나서면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김의원은 오류시장 개발 실패의 역사를 들여다 보면 "자본력이 별로 없는 소규모의 사람들이 외부 돈을 끌어들여 개발을 통해 이익을 보고 그것으로 메꾸어나가는 방식의 개발을 하려다 실패하는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지난 수년간 추진되던 오류시장정비사업에 대해서도 "구청이 너무 대놓고 일방적으로 밀어주는 것 아니냐, 사기도 있고 법적으로 위반한 것일 텐데라는 우려의 소리도 있었지만 구청은 다 책임지겠다는 자세로 적극적으로 밀어주었다"고 짚은 김의원은 "지난 10여년 오류시장 재개발의 역사는 사기 좌초 행정소송패소 등이 반복돼왔다"면서 이제 구로구청이 반복되는 문제들을 알아채고 방향을 빨리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한두번의 실패는 몰랐다고 할수 있지만, 여러차례 반복적인 실패에 대해서도 그같은 선택을 하는 것은 그곳을 망하게 하겠다는 의도 아니면, 정말 왜 실패했는지 모르는 무능함 둘 중의 하나"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의원은 공공개발방식에 대한 사유재산 논란에 대해서도 "모든 것을 다 공공개발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정부나 서울시 구로구등 공공의 개입과 매입으로, 현재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앞뒤가 막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부동산 투자자들이 오류시장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역여론도 있으므로 공공개발은 상생적인 개발방식이 될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구로타임즈에도 실렸습니다.
#구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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