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악몽만 준 황교안의 민폐투어

명분부터 명칭까지…어리석음과 무지의 ‘끝판왕’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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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훈(haemil808)등록 2019.05.31 17:49
"국민에게 악몽만 줬다."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자유한국당이 벌인 '장외투쟁'을 두고 나오는 말말말이다. 전국 곳곳에서 대권후보처럼 행세한 황교안의 걸음걸음은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을 기만하는 엉망진창길이었다. 오죽하면 '민폐투어'라는 조롱까지 받을까. 자한당의 어이없는 만행, 그 장면들을 하나하나 돌아보자.

자한당은 지난 5월 7일부터 24일까지 '민생투쟁 대장정 -국민 속으로'라는 간판을 내걸고 자칭 민생투쟁을 벌였다. 우선 용어 선택부터 참 어리석고 무지하기 짝이 없는 행보였음을 신랄하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장외투쟁의 명분은 자한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추진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이었다. 그런데 반대로 국민은 대한민국 권력구조의 변화를 가져올 패스트트랙을 지지한다. 민생은 기성정치권이 장악한 권력이 주권자인 국민에게 돌아갈수록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 자명한 상식-근본원칙을 부정한 자한당은 스스로 앞장서 투쟁의 명분을 상실시켰다.

민생이란 무엇인가? 사전을 찾아보면 민생(民生)을 '일반 국민의 생활 및 생계'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자한당은 "경제폭망"이라는 원색적 말을 써가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정을 부각하려 시도한다. 황교안도 5월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저임금 인상과 탈원전, 퍼주기 복지 등 포퓰리즘 폭정으로 우리 시장경제가 붕괴되고 있다"고 썼다.

황교안이 말하는 '우리 시장경제'의 실체는 공기업 민영화, 부자 감세 등 재벌-대기업 퍼주기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노동 대비 최저임금, 국가복지, 양극화의 대물림이 최악 수준이다. 이런 지표는 박근혜 정권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 재임시절을 거치며 악화됐다. "최저임금 인상 반대"를 외치며 오직 1% 기득권 사수에 방점을 찍은 자한당에게는 감히 '민생투쟁'을 입에 올릴 자격조차 없다.

게다가 '대장정'이란 용어 자체가 자한당에게 전혀 맞지 않는 옷이다. 이 표현은 1934년-1935년 마오쩌둥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홍군이 1만 5,000킬로미터를 걸으며 민중의 확고한 지지를 얻은 실제역사에서 비롯됐다. 한마디로 공산주의혁명의 승리를 뜻하는 표현이다.

앞서 자한당은 문재인 정부를 마오쩌둥을 지지한 홍위군에 빗대며 '좌파독재저지 특별위원회'까지 세웠다. 즉 대장정은 "좌파 사회주의독재 막자"며 틈만 나면 색깔론을 꺼내드는 장본인(자한당) 만큼은 절대로 써서는 안됐을 표현이다. 말과 행동이 따로 논다는 건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다.

왜 자한당은 자기 분수도 모르는 이런 황당한 사태를 자꾸 일으키는가. 답은 간단명료하다. 국민행복을 위한 전략과 전망, 진정어린 학습이 불가능한 정당이기 때문이다. 기만의 끝을 달리는 민생투쟁 대장정이란 표현이 이를 아주 잘 증명하고 있다.

실정법 어기고 거짓말까지…화룡점정 찍은 '대표 황교안'

"오늘부터 저는 전국을 걷고 또 사람을 만나면서 국민 한 분 한 분 민생의 아픔을 보듬도록 하겠다. 주민과 한 끼 밥상을 하고 마을회관, 경로당이든 재워주는 곳에서 잠을 잘 생각이다. 진짜 민생을 살피는 투쟁을 벌여 나가겠다."
-5월 7일 부산 자갈치시장, 열린 '민생투쟁대장정 출범 기자회견'에서 황교안의 말

그런데 하필이면 이날은 자갈치시장 휴무일이었고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했다. "몰랐다"는 변명은 불가능하다. 자갈치시장은 매월 첫째, 셋째주를 정기 휴무일로 정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첫 시작부터 이래서야 '국민 한 분 한 분의 아픔' '진짜 민생'이란 언급도 거짓일 뿐이다. 실제로 이후 황교안은 민생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줄기차게 보였다.

5월 11일, 황교안은 대구로 옮겨 같은 당 의원 주호영과 쓰레기 수거차량에 올랐다. 말 그대로 오르기만 했다. 힘들게 쓰레기를 치우는 환경미화원 노동자의 노고를 직접 경험하지도 않고 한낮에 냉큼 '사진용 보여주기'만 연출한 것이다. 더욱이 쓰레기차는 '제1야당의 대표'라고 할지라도 함부로 탈 수 있는 차가 아니다.

"쓰레기 수거차량 함부로 타지 마라. 어설픈 환경미화원 흉내 내기도 하지마라. 당신은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깨끗한 사람이었느냐."
-5월 13일, 전국 지자체 환경미화원들이 가입한 노동조합 민주일반연맹이 낸 논평 '황교안, 쓰레기 수거차량 함부로 타지마라' 중에서

문길주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사무국장은 5월 14일 황교안과 주호영을 산업안전보건법·도로교토법 등 위반혐의로 광주 동부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보호 장비도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발판에 올라타 '민생의 현장'을 훼손한 황교안을 향한 국민의 응징이라 할만하다.

자신이 법률가(출신)이면서도 실정법을 어긴 황교안의 모습에서 새삼 민생투쟁 대장정이란 용어를 채택한 자한당을 떠올리게 된다.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냈다는 인사가 국민정서를 하나도 살피지 않는 행실에 기가 막힐 따름이다.

5월 12일, 이번에는 경북 영천 은해사 봉축법요식에서 특정 종교 무시 논란이 터졌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모두 허리를 숙였지만 유독 황교안 만큼은 꼿꼿이 허리를 세워 입방아에 올랐다. 황교안이 쏘아올린 '불교 무시'는 거짓말 논란으로도 활활 번져나갔다.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황교안은 5월 28일 마침내 "제가 미숙하고 잘 몰라서 다른 종교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이마저도 거짓이었다. 12일 봉축법요식에 있던 스님들은 하나같이 황교안이 인사로 불교식 합장을 하는 모습을 봤다며 "해명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일 언론이 보도한 사진만 봐도 합장 모습을 또렷이 확인할 수 있다.

금방 들통 날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떠벌리는 황교안의 태도에서 '민생 존중' '국민을 위한 정치'는 아무리 들여다보고 뒤져봐도 찾을 길이 없다. 하긴 검사를 지냈으면서도 실정법을 서슴없이 어긴 선례가 있으니, 그다지 놀랍지는 않다.

그럼에도 이 모든 민폐 논란을 촉발시킨 정점마다 황교안이 있다는 사실은 자못 충격이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보통 언론에서는 의원이나 당직자 등 아랫사람의 잘못이 보도되곤 했다.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대표인 황교안이 민폐 논란을 키워나간다는 점에서 현 자한당의 저열함, 수준 낮음을 날이 갈수록 절감하게 된다.

국민 우습게 아는 역대급 생쇼의 끝

"생쇼를 하고 앉아있네. 황교안 씨 생쇼하지 마세요."

5월 19일 한반도의 남쪽 끝 제주도의 동문 재래시장을 찾은 황교안과 자한당 일행을 향해 날아든 말이다. 확연히 들려오는 날선 비판에 동행한 당직자들은 모두 돌아봤지만 황교안은 끝내 돌아보지 않고 앞만 주시했다.

시장 골목 곳곳에서는 위 발언뿐만 아니라 황교안을 향한 여러 비판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민심의 밑바닥을 살필 수 있다는 시장에서도 이럴진대, '국민을 무시한 존재감 부각 전략'에 하염없이 열을 올리는 황교안과 자한당을 바라보는 여론이 싸늘한 것도 당연하다.

"지방 중소기업도 사내 카페를 멋지게 만들어서 회사 가는 게 즐겁도록 하면 지방으로 가게 할 수 있지 않겠느냐?"

5월 22일 남양주, 황교안이 던진 또 다른 충격이다. 황교안은 아예 몇 발 더 나아가서 "젊은이들 인식도 중요하다. 다들 대기업, 공무원만 되려고 하니 중소기업은 안중에도 없다"고 젊은이들을 탓하며 '꼰대 인증'도 했다.

"피해주민들이 얼마나 많은데 아니 지금 뭐 한국당 선전만 하고 있어요. 회의하려면 한국당에서 해야지 여기서 왜 해! 산불 피해 때문에 왔다는 사람들이 왜 딴소리만 해?"
-자한당에 대한 산불 피해 주민의 분노

강원도 고성에서 <산불 화재피해 주민들의 조속한 일상 복귀>라고 적은 현수막을 내걸며 현장최고위원회를 연 다음날 23일. 이날 황교안은 딱딱하고 화난 말투로 "회의를 다 마친 다음에 말씀하십시오."라고 피해 주민을 훈계했다.

고성이 지역구인 자한당 의원 이양수는 "제대로 안내가 안 됐나 본데 현장 최고위원회의다. 산불만을 위해서 만들어진 자리가 아니"라며 황교안을 거들었다. 그렇다면 위 회의주제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맞는 얘기하는데 왜 내보네요." 고통에 빠진 피해 주민들을 향한 자한당의 답은 퇴장 조치였다. 황교안과 자한당은 항의하는 주민들이 바깥에 나간 뒤 '문재인 정부의 좌파독재'를 비난하는 회의를 진행했다. 피해 주민들을 자신들보다 한참 낮은 존재로 보는 게 아니고서야 저런 반응을 보일 이유가 없다. 이제 국민 모두 자한당을 <산불 화재피해 주민들의 조속한 일상 복귀>를 방해하는 민폐집단으로 여기게 됐다.

'총 19일간, 4080.3km' 황교안의 민폐투어가 나타내는 수치다. 황교안과 자한당은 선명한 누쟁야당의 기세를 알렸다며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자한당이 실제로 얻은 성과(?)라고는 황교안 지도력의 자멸과 실패다. 적어도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이 정당, 이 사람만큼은 절대로 뽑으면 안 되겠다는 확신을 들게 한 손색없는 행보였다.

'국민 기만' 대표 황교안, 착각의 늪 빠져 허우적

"문재인 정권이 그 좋던 나라를 2년 만에 폭망시켰다."
-5월 17일 대전에서 황교안의 말

위와 같이 말한 황교안은 끝내 자신의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5월 25일 민폐투어 마지막날 황교안은 광화문광장에서 레드카펫에 올랐다. "무능 정권, 무책임 정권, 무대책 정권"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깎아내리는 데 집중했다.

다음날인 26일 황교안이 SNS에 올린 '민생투쟁 대장정 –국민 속으로'의 소회는 "국민을 이렇게까지 무시하다니"란 생각이 바로 들만큼 경악스러운 문장으로 버무려져 있다.

"현장은 지옥과 같았고 시민들은 '살려달라' 절규했다. 한국 사회는 위태롭기 그지없다. 제2의 IMF 같다."

'사람이 해서는 될 말이 있고 안 될 말이 있다'는 관용표현이 있다. 위 발언은 최소한 고성에서 피해 주민을 훈계한 황교안이 할 말도 아니고, 해서도 안 되는 말이었다. 그러나 또 다음날 황교안은 '논란으로 자한당의 외연이 좁아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답했다.

"그 외연이 뭘 말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구체적으로 잘 따져보면 한국당에 대한 국민 신뢰와 사랑이 넓어져 가고 있다."
-5월 27일 서울 영등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황교안의 말

황교안의 말을 비틀어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앞으로 자한당에 대한 국민의 절망과 증오는 구체적으로 넓어져갈 듯하다. 저토록 착각의 늪 속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민폐 정당이 권력을 쥔 대한민국을 기대하는 국민은 없다.

첫발부터 자신들과 맞지 않는 논리를 억지로 탑재한 자한당의 민폐투어. 황교안과 주변 인물들의 발언, 행동 하나하나마다 국민을 '개무시'하는 태도가 뚝뚝 묻어났다. 민폐투어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끝없는 연속이었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자한당의 5월 1주차 지지율은 33.0%이었지만, 민폐투어를 마친 5월 4주차 지지율은 31.9%로 오히려 감소했다. 그렇게 전국을 다니며 온갖 눈도장을 찍었는데도 자한당의 지지율이 감소한 건 순전히 황교안의 탓(덕)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국민의 눈은 놀랍도록 정확하다.

자한당을 모욕한 여당이 사과하고 패스트트랙을 철회해야 국회에 복귀하겠다고 선심 쓰듯 말하는 황교안 체제. 이 가관을 매일 보고 있는 전 국민의 열불과 스트레스 지수가 마구 치솟아가고 있다. 이미 183만 명을 넘는 국민이 자유한국당 해체에 동의했다. 국민을 한없이 우습게 보는 이딴 적폐정당은 역시 발 빠른 해체만이 답인 듯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주권연구소>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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