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김정은' 발언 사과한 황교안... 정작 당사자는 사과 거부

[현장] 황교안, "언행 주의" 당부... 정용기 "비유한 것"

등록 2019.05.31 22:21수정 2019.05.31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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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례하는 황교안-나경원-정용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31일 오후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연수원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남소연

 
"부적절한 측면이 많았다. 송구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 대표가 정용기 정책위의장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한국당은 31일 오후 현재 충청남도 천안에 위치한 우정공무원연수원에서 제4차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진행 중이다. 이날 연석회의 개회사 자리에서 정 정책위의장은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낫다"라고 발언했다. "지도자는 신상필벌이 분명해야 한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책임지지 않는 정치'를 하고 있다는 맥락이었다. (관련 기사: 정용기 "김정은이 문재인보다 낫다" 발언에 술렁인 한국당)

장내는 술렁였다. 자리에 앉은 한국당 의원들 중에서는 적극적으로 박수를 치며 웃는 이도 있었지만,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불쾌해 하는 이도 있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발언의 취지는 우리 정부가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하고, 잘못한 사람들을 적절하게 조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당 윤리위원회 차원의 징계 여부 논의에 대해서는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듣겠다"라고만 갈음했다.

황교안 "말 한마디 잘못하면 국민 신뢰 무너져"

황교안 대표는 이날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을 대상으로 비공개로 진행된 특강에서도 '입 단속'을 주문했다.

황 대표는 "꼭 당부를 드렸으면 하는 것이 말과 언행에 관한 이야기"라며 "신뢰를 쌓는 데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들어간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지만 말 한마디 잘못하면 그것으로 우리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질 수도 있는 일을 우리가 많이 경험하지 않았나"라며 "지금 변곡점에 서있다"라고 전했다.


한국당은 최근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의 5.18망언, 정진석 의원과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유가족 비하, 김무성 의원의 청와대 폭파 발언, 나경원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및 여성 혐오 발언 등 끊이지 않고 구설에 올랐다. 황 대표의 특강은 이러한 점을 지적한 것이지만, 공교롭게도 당일 또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말이 여론에 회자된 것.

황 대표는 "지지율을 극복하고 차고 올라가려고 하면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 시간 사이에 실수하면 올라가는 모멘텀이 내려가는 모멘텀으로 바뀔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상황 속에서 언행을 특별히 주의해 달라"라는 주문이었다.

그는 "지금 문재인 정권과 추종 세력들은 우리 당에게 '막말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정말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다"라며 "또 기울어진 언론 환경과 또 우리 제반 사회 여건이 유리하지 않다,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막말에 막말로 대응하면 결국 우리가 더 큰 피해를 입게 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라며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이 사소한 잘못 하나만 저질러도 당 전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다"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잘못된 말, 행동 우리가 조심해야 된다 말씀을 드린다"라며 당부의 말로 특강을 마쳤다.

정용기 "달 가리키는데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만 봐"

그러나 정작 이날 구설의 당사자인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불쾌한 내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정 정책위의장은 "왜 달을 가리키는데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을 보는가"라며 "본질을 이야기하기 위해 비유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김정은이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빼놓고 제가 김정은을 찬양했다고 본말전도·왜곡 보도를 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상 자신의 발언을 보도한 언론에 불만을 드러낸 것.

그는 "진짜로 문 대통령이 김정은보다 못한 분이라고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문 대통령은 김정은과 다르니 외교실패·외교 참사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달라고 한 것"이라며 본인의 발언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황교안 #정용기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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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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