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누른 배달 앱, 당신을 멸종 위기로 내몰고 있다

[기후변화·미세먼지 대응, 어떻게? ②] 최승철 도시 및 지역계획학 박사

등록 2019.06.04 13:35수정 2019.06.0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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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고농도 미세먼지가 우리 삶의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여 불편과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 파란 하늘과 삼한사온이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의식주를 비롯한 현재의 삶과 미래의 삶까지 위협하는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증가에 따른 문제점이 날로 확대되는 현실이다. 

이에 시사·인문·학술 계간지 <사람과 언론> 2019년 여름호(통권 5호)는 '기후변화·미세먼지 대응, 어떻게?'란 특별기획을 마련해 실태와 문제점,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 깊이 고민하며 혜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을 인터뷰했다. 

두 번째로 환경정의연구소 부소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사회적 기업 에코루션 감사를 맡은 최승철 박사(도시 및 지역계획학)를 초대했다. 다음은 그와 서면으로 나눈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 기자 말

 

최승철 박사 ⓒ 최승철

 
-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주된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인류의 사회경제적 활동이 집중되면서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임계치가 빠르게 붕괴하고 있다. 그런데도 인류는 여전히 화석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 시공간적으로 집적된 도시화와 산업화는 자연환경의 균형을 무너트리는 계기로 작용하였고, 균형점의 붕괴는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위협을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을 가져왔다. 

축적에 대한 욕망은 대공황이라는 사회경제적 파국을 촉발하였듯 화석연료의 남용과 난개발, 집중으로 인한 규모의 불경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역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대응 전략을 분리해야 한다고 보는가?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형태로 다가오는 미세먼지와 달리 기후변화의 현상은 몸으로 인식하거나 확인하기가 어렵다.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중요성은 국제사회와 시민환경운동진영으로부터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간헐적으로 극단적인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난이 발생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후변화의 위험성은 일부 선진국이나 남태평양의 섬나라 사람들의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비해 미세먼지는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즉각적인 현상과 소위 '중국발'이라고 하는 정치적 화두가 더해지면서 국민적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문제의 상당 부분은 화석에너지의 과잉사용으로 인해 급증한다는 공통적 원인이 존재한다. 즉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하면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찾는 것이 가장 시급하지만 구체적인 대안 마련에서는 다소 차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의 문제는 국가 단위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거대담론에 대한 인식의 공유를 기반으로 에너지계획, 토지 이용계획, 국제협력 등 거시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미세먼지에 대한 대응은 이미 발생한 대기오염물질로부터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확보하기 위한 적절한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강조되어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먹거리 위협, 굶주림과 멸종 위기로 내몰 것"
 

미세먼지 때문에 파란하늘을 볼 수 없다. ⓒ 박주현


- 기후변화가 가져올 가장 큰 위험 요인과 예상되는 피해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미세먼지가 건강한 삶과 생명을 위협한다면 기후변화는 인류를 포함하여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생존을 위협한다. 며칠 전 지구 온난화로 먹이를 구하지 못한 북극곰이 서식지로부터 700km나 떨어진 마을까지 내려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먹거리의 위협은 인류를 굶주림과 멸종의 위기로 내몰 수 있을 것이다." 

-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미세먼지의 발생은 사회경제적 활동의 특성, 지형적 조건, 기상 조건 등 복잡한 변수들이 결합하면서 오염물질을 증폭시키거나, 시공간적으로 대기가 순환되지 못한 채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안은 발생 원천을 통제하는 근본적인 방안과 대기오염을 증폭·심화시키는 외적 요인을 고려하여 임계치를 넘어서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안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방안은 조합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대기오염과 기후변화의 원인이 무절제한 화석연료의 사용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근본적 해결방안은 사회경제적 시스템은 물론 개인의 소비생활 패턴을 바꾸어야 하는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이를 위해 먼저 개인이 할 수 있는 행동과 이해당사자 간 협의를 통한 질서를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서 에너지 전환, 사회경제적 패러다임의 전환과 같은 거대 담론의 변화를 통해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의 문제가 통합적으로 다뤄야 한다."

"의식주, 미세먼지로 인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
 

미세먼지 매우나쁨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3월 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녹색연합이 방독면과 마스크를 쓰고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석탄발전 중단을 촉구했다. ⓒ 이희훈


- 우리나라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이라고 보는가? 
"지난겨울 우리 사회는 소모적인 주장에 현혹되어 분열과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문제의 본질은 '중국발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지금 당장 한 치 앞을 내다볼 수도 없고, 숨쉬기도 어려운 지경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이다. 공기에는 국경이 없다. 내가 숨 쉬고 있는 곳의 공기는 중국은 물론 북한과 일본 러시아로부터 내려오는 찬 공기의 영향을 받는다. 

소모적 논쟁에 휘말려 남 탓하는 사이에 자기관리가 되지 않을 경우 조그마한 외적 충격에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겨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흉본다'는 속담이 있듯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경험과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지금까지의 대응 방식으로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보다 갈등과 분열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상치 못한 파국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로 향후 우리의 의식주에 어떤 변화를 예상할 수 있는가? 
"요즘 마트에 나가면 수박이 제철 과일 행세를 하고 딸기는 끝물이 되어버렸다. 하루라도 빨리 맛을 보겠다는 욕심 때문에 비닐하우스가 들어서고, 지구 끝까지라도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장바구니 들고 마트에 가는 것은 착한 소비자에 속한다. 손가락 몇 번으로 진수성찬이 광란의 레이서를 하면서 초인종을 끊임없이 눌러대고 있다. 

우리의 의식주는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로 인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남태평양, 카리브해 지역처럼 극단적인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농수산물의 생산과 소비패턴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사실 기후변화가 의식주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식생과 주거 형태는 오랜 시간을 두고 점차 변화하는 기후에 적용해왔다. 기후변화로 인한 의식주의 변화는 적응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특히 환경변화에 민감한 취약계층(영유아, 노약자, 환자 등)과 자연환경에 의존하는 활동, 농림어업에 대한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에 비해 미세먼지의 영향과 효과는 매우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오늘처럼 미세먼지도 심한데 배달음식이나 시켜 먹자면서 핸드폰을 드는 순간 우리의 미래는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라고 하는 개미지옥으로 깊숙하게 빠질 것이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에 대한 국가적 대응전략이 명확하게 설정돼야"

- 미세먼지로 인해 건강을 해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평균 수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는지? 
"각종 발암물질이 포함된 오염원들이 초미세먼지의 형태로 혈관까지 침투하면서 건강 삶을 위협하고 있다. 발달한 의술과 약품은 질병으로부터 인류의 생명을 지켜주고 있지만 이와 무관하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가 하는 점은 또 다른 문제이다." 

-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에 대한 국가적 대응 전략은 어떤 수준이며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부 조직 체계상으로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는 주로 환경부가 관장하고 있다. 국민들은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부정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원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에너지 사용패턴을 포함하여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발생의 원천적 봉쇄를 어렵게 하고 있다. 

효과적인 기후변화 저지와 미세먼지 감축은 발생원에 대한 철저한 인벤토리 관리와 부처 간 효율적인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요즘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고 있는 경유차 문제의 경우,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지자체 등이 긴밀한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편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에 대한 국가적 대응 전략이 명확하게 설정되어야 한다. 정부 정책의 기준은 기후변화 대응과 미세먼지 저감에 필요한 경제적 효율성과 이해당사자의 합의보다 환경적 약자(어린이, 노약자 등)에 대한 배려가 우선되어야 한다. 특히 자연환경에 의존하는 농림어업분야의 종사자들은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직접적인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벌들이 찾아오지 않아 폐농할 수밖에 없는 과수원과 어족자원이 고갈되어 더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어부들이 속출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사회경제적 변화는 적응을 위한 단계적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미세먼지의 경우, 간헐적이고 불규칙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응급대응 체계를 갖추고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홍보와 교육 활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즉 중앙정부보다 기초자치단체의 역할과 관리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 국민들은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는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것이 아니다. 내가 선택한 결과라는 점을 인정하고 잘못된 선택을 바꿀 수 있는 자기 의지가 필요하다.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구조적으로 매우 밀접한 인과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집안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한다고 미세먼지의 습격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재난경보체계를 갖춘 고급의 주택에서 거주한다고 해서 노아의 방주를 탑승한 것도 아니다.

올겨울 중국발 미세먼지를 둘러싼 갈등에서 볼 수 있듯이 남 탓을 해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나의 선택과 지식을 공유하면서 서로가 불편을 감수할 수 있을 때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획-기후변화·미세먼지 대응, 어떻게?]
① "기후변화의 역습? 물 부족 때문에 '기후 전쟁'까지..." http://omn.kr/1jjgd
덧붙이는 글 시사·인문·학술 계간지 <사람과 언론> 2019년 여름호(통권 5호)에 게재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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