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독립군 때려잡은 일본군 장교에 꽃바친 해병대 사령관

김석범 현충원 묘역에 조화 보내와... "반민족 행위자에 꽃 바치는 넋빠진 장군들"

등록 2019.06.06 21:47수정 2019.06.06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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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해병대사령관이 김석범(金錫範, 1915~1998)의 묘지에 조화를 바쳤다.(2019년 6월 6일 오후) ⓒ 조성우 시민기자

 
6월 6일 현충일을 맞아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이 김석범(金錫範, 1915~1998) 전 장군의 대전현충원 묘역에 조화를 보내왔다.

김석범은 만주국군 상 위·간도특설대 출신의 항일조직을 소탕한 인물로, 시민단체들은 20년 넘게 김석범의 현충원 파묘를 주장하고 있다.

김석범은 일본육사를 졸업하고 만주국군 장교로 임관했다. 이어 항일조직을 소탕하는 부대인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하면서 항일운동을 악랄하게 탄압했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친일반민족행위명단에 '김석범'의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도 해병대 사령관은 김석범이 제2대 해병대 사령관을 거쳐 해병대 중장으로 예편(1960)한 이력을 들어 매년 그의 묘지에 꽃을 바치고 있다.
 

대전현충원 장군 묘역에 있는 김창룡의 묘지 앞에 매년 현충일마다 국군기무사령관이 조화를 보내던 관행이 사라졌다. (2019년 6월 6일 오후 김창룡 묘지) ⓒ 조성우 시민기자

 
 

국군기무사령관은 수 년전까지 매년 현충일때 마다 김창룡 묘지 앞에 조화를 바쳐왔다. 사진은 오마이뉴스가 찍은 지난 2001년(오른쪽)과 2007년 찍은 현충일 김창룡 묘지 사진. 국군기무사령관의 조화가 놓여 있다. ⓒ 심규상

 

반면 매년 현충일마다 김창룡(金昌龍, 1920~1956)의 묘 앞에 놓여 있던 '기무사령관'의 조화는 사라졌다.

김창룡은 항일조직을 무너뜨리고 독립군을 체포하고 고문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해방 전 적발한 항일조직은 50여 개에 달한다. 해방 후 김창룡은 친일죄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탈출했으며 이후 육사 3기생으로 입교했다. 이후 그는 육군 특무대를 만들어 사건 조작을 통해 이승만 정적을 제거했다.

한국전쟁 때는 대전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 등 전국의 민간인 학살을 지시한 인물로 꼽힌다. 지난 1992년에는 안두희에 의해 김구 선생 암살 당시 "실질적 지령"을 내린 인물로 지목됐다.


기무사령부는 오마이뉴스와 지역시민사회단체로 부터 '파묘를 해도 시원찮은 인물을 추모한다'는 비판을 받고 서야 꽃을 바치는 관행을 작년경부터 중단했다. 올해도 김창룡의 묘 앞에는 기무사령관의 조화는 없었다(관련 기사: '반민족행위자' 추모하는 기무사령관).

국립 대전현충원에 묻힌 대표적 반민족반민족 행위자로는 김석범(묘역, 장군 1-071), 백홍석(장군1-176), 송석하(장군1-093), 신현준(장군1-273) 등이 있다.

김석범은 만주국군 상 위·간도특설대 출신이고 백홍석은 일본군 중좌 출신이다. 송석하는 만주국군 상위, 신현준은 만주국군 상위·간도특설대 출신이다. 이 밖에 만주 간도특설대 준위 출신의 김대식, 일본군 헌병 오장 김창룡, 일본군 대위 출신의 유재흥, 이형근 등도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국가공무원노동조합, 대전민중의힘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6일 오전 11시, 대전현충원 장군1묘역 앞에서 ‘국립묘지법 개정 및 반민족·반민주행위자 묘 이장 촉구 시민대회’를 개최했다. ⓒ 임재근

 
이날 대전지역시민사회단체는 현충원 앞에서 반민족·반민주행위자의 이장을 촉구하는 시민대회를 열었다.

시민대회에 참여한 대전산내희생자유족회 관계자는 "반민족행위자들의 묘지에 꽃을 바치는 넋 빠진 장군들이 우리 군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며 "우리가 언제까지 반민족행위자 묘지에 꽃을 바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살펴야 하냐"고 반문했다.
#김석범 #김창룡 #기무사령관 #해군사령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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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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