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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 붉게 물든 라파엘 나달, 대회통산 12번째 우승 위업

[2019 롤랑 가로스 남자단식 결승] 라파엘 나달 3-1 도미니크 팀

19.06.10 13:23최종업데이트19.06.1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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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서브 리턴이 조금 길어 자신이 서브를 넣은 끝줄 밖에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그대로 드러누웠다. 라파엘 나달이 입고 있던 노랑 유니폼 등짝에 롤랑 가로스를 상징하는 붉은 앙투카 코트의 흙이 마치 천연 염색을 마친 듯 잔뜩 스며들었다. 이 대회에서 누구도 이루지 못한 12번째 우승 순간, 에스파냐어로 '라 두오데시마'를 이룬 것이다.
 
'흙신'으로 불리는 라파엘 나달(스페인, 2번 시드)이 한국 시간으로 9일 오후 10시 12분 프랑스 파리에 있는 필립 샤틀리에 센터 코트에서 벌어진 2019 롤랑 가로스(프랑스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 4번 시드)을 3-1(6-3, 5-7, 6-1, 6-1)로 물리치고 빛나는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2019년 6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19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을 3-1로 꺾고 대회 통산 12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 AP/연합뉴스

 
나달의 완벽한 스트로크

4주 전에 열린 바르셀로나 오픈(클레이 코트) 준결승전에서 만나 도미니크 팀이 2-0(6-4, 6-4)로 이겼기 때문에 이날 결승전 시작은 더 긴장감이 흘렀다. 지난해 이 대회 결승전의 '시즌 2'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도미니크 팀의 도전에 많은 팬들이 주목했다.

그런데 이 결승전 뚜껑을 열어보니 도미니크 팀은 라파엘 나달의 스트로크를 감당하기에 아직은 힘겨워 보였다.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의 1박 2일 준결승전 피로가 덜 풀린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였으리라.

먼저 균형을 깨뜨린 것은 도미니크 팀이었다. 첫 세트 다섯 번째 게임에서 도미니크 팀은 날카로운 포핸드 역 크로스를 뿌리면서 라파엘 나달의 서브 게임을 따냈다. 하지만 라파엘 나달은 곧바로 이어진 여섯 번째 게임에서 세 개의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만들며 중심을 바로잡는 능력을 자랑했다. 

라파엘 나달은 여덟 번째 게임에서 기막힌 백핸드 드롭샷으로 네트를 살짝 넘겨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얻고는 엄청난 회전수의 백핸드 크로스로 네트 앞까지 달려온 도미니크 팀의 실수를 이끌어내 5-3으로 달아났다. 이 지점이 결승전 첫 번째 갈림길이었다.

3시간 1분만에 나달 완승

도미니크 팀은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듯 2세트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게임을 운영하여 7-5로 이겼다. 네 개의 서브 에이스가 중요한 시점마다 터져나왔고 다섯 차례의 네트 앞 플레이도 100% 성공시킨 덕분이었다. 

하지만 라파엘 나달은 첫 세트 여섯 번째 게임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든 것처럼 3세트 첫 게임부터 도미니크 팀의 서브 게임을 붙잡아냈다. 2세트에서 도미니크 팀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는 라파엘 나달이 5개의 네트 어프로치를 모두 포인트로 따낸 것이다. 2세트 게임 스코어(라파엘 나달 5-7 도미니크 팀)를 감안하면 '라파엘 나달 6-1 도미니크 팀'의 3세트 게임 스코어는 너무나 허무할 정도였다. 

완승의 흐름은 4세트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4세트 두 번째 게임이 우승을 향한 마지막 고비였는데 라파엘 나달이 탄탄한 스트로크 실력을 뽐내며 도미니크 팀의 서브 게임을 따낸 것이다. 라파엘 나달의 스트로크는 빈틈이 보이지 않았고 첫 세트 중반 잘 들어갔던 도미니크 팀의 포핸드 역 크로스는 오른쪽 옆줄 밖에 떨어졌다.

4세트 여섯 번째 게임도 듀스까지 이어지는 접전이 펼쳐졌지만 이번에도 도미니크 팀의 포핸드 역 크로스가 코트 밖에 떨어지며 라파엘 나달 쪽으로 게임이 완전히 기울어진 것이다.

결승전 마지막 게임을 188km/h 속도의 서브 에이스로 시작한 라파엘 나달은 도미니크 팀의 백핸드 크로스 두 개가 연거푸 옆줄 밖에 떨어지면서 챔피언십 포인트 기회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도미니크 팀의 서브 리턴이 길게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면서 큰 대(大)자 모양으로 붉은 흙바닥에 드러누웠다. 3시간 1분 만에 결승전이 그렇게 끝났다.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2019년 6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19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을 3-1로 꺾고 대회 통산 1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나달이 승리 직후 코트 위에 누워 우승을 자축하는 모습. ⓒ AP/연합뉴스

 
이로써 라파엘 나달은 2017년부터 이 대회 3년 연속 우승, 롤랑 가로스 통산 12번째 우승 위업을 이뤘고, 그랜드 슬램 단식 통산 18회(롤랑 가로스 12회, US 오픈 3회, 윔블던 2회, 호주 오픈 1회) 우승 기록으로 살아있는 테니스 황제라 불리는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20회 우승 기록까지 바짝 따라붙었다.

2019 롤랑 가로스 남자단식 결승 결과(9일 오후 10시 12분, 필립 샤틀리에 코트)
라파엘 나달 3-1[6-3, 5-7, 6-1, 6-1] 도미니크 팀

주요 기록 비교
서브 에이스 : 라파엘 나달 3개, 도미니크 팀 7개
더블 폴트 : 라파엘 나달 0, 도미니크 팀 1개
첫 서브 성공률 : 라파엘 나달 73%(78/106), 도미니크 팀 69%(64/92)
첫 서브 성공시 득점률 : 라파엘 나달 73%(57/78), 도미니크 팀 57%(37/64)
세컨드 서브 성공시 득점률 : 라파엘 나달 64%(18/28), 도미니크 팀 50%(14/28)
네트 포인트 성공률 : 라파엘 나달 85%(23/27), 도미니크 팀 80%(12/15)
브레이크 포인트 성공률 : 라파엘 나달 53%(7/13), 도미니크 팀 33%(2/6)
리시빙 포인트 성공률 : 라파엘 나달 45%(41/92), 도미니크 팀 30%(31/106)
위너 : 라파엘 나달 38개, 도미니크 팀 31개
언포스드 에러 : 라파엘 나달 31개, 도미니크 팀 38개

그랜드 슬램 남자단식 통산 우승 기록
1 로저 페더러 20회
2 라파엘 나달 18회
(롤랑 가로스 12회 2019, 2018, 2017, 2014, 2013, 2012, 2011, 2010, 2008, 2007, 2006, 2005 /
US오픈 3회 2017, 2013, 2010 / 윔블던 2회 2010, 2008 / 호주 오픈 1회 2009)
3 노박 조코비치 15회
4 피트 샘프라스 14회
5 로이 에머슨 12회
6 로드 레이버, 비외른 보리 각 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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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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