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석탑이 경주역 바로 옆에 있는 거지?

[천년고도 경주탐방] 경주 황오동 삼층석탑에 얽힌 사연

등록 2019.06.14 15:25수정 2019.06.14 15:25
0
원고료로 응원
2021년 말 동해남부선이 폐선되면 지금의 경주역은 현곡 초등학교 부근으로 이전하게 된다. 그래서 13일 오후, 경주역 바로 옆에 있는 경주 황오동 삼층석탑은 어느 곳으로 옮겨질지 궁금해 한번 찾아보았다.

경주 황오동 삼층석탑은 경주역을 바라다본 곳에서 왼쪽에 세워져 있다. 주변 건물들과 나무들이 석탑 앞을 가리고 있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기 힘들다. 경주역 옆에는 원래 삼층석탑이 없었다.


현재의 경주 황오동 삼층석탑은 일제강점기인 1936년 경주역 이전 기념으로 여기에 세워졌다. 경주 효공왕릉 주위 장골마을 사자사지에 흩어져 있던 석탑 부자재들을 모아 다시 복원해 여기에 세운 석탑이다.
 

경주역 바로 옆에 있는 경주 황오동 삼층석탑 모습 ⓒ 한정환

   

경주 황오동 삼층석탑 옆에 있는 고려시대 것으로 보이는 4각형 연꽃으로 된 대좌와 석탑 부자재 모습 ⓒ 한정환

 
1985년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8호로 지정됐다. 황오동 삼층석탑이라 불리게 된 이유는 경주역이 있는 행정구역이 황오동이라, 경주 황오동 삼층석탑이라고 현재까지 불리고 있다.

경주 황오동 삼층석탑에 대한 문화재청 자료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탑은 2층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올린 형태로, 기단의 네 모서리와 탑신의 몸돌에 기둥 모양을 조각했다. 지붕돌은 밑면에는 4단의 받침을 두었다.

탑신의 1층 몸돌이 폭에 비해 높이가 월등히 높고, 2·3층 몸돌 역시 폭은 거의 줄지 않은 채 높이만 급격히 줄었다. 전체적으로 안정감보다는 날렵함이 돋보이는 탑으로, 통일신라의 석탑 양식에서 고려 석탑 양식으로 변화하는 과도기적 양식을 보여주는 소중한 작품이다.

경주 황오동 삼층석탑 옆에는 석탑 부자재들과 얼굴이 반쯤 망가진 조그마한 불상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고려시대 것으로 보이는 4각형 연꽃으로 된 대좌가 4개의 돌로 나누어져 놓여있다. 옆면에는 각 면마다 창 모양의 안상(眼象)을 2개씩 조각해 놓은 모습이 이색적이다.

그런데 동해남부선이 폐선되고 경주역이 새로운 현곡 역사로 이전하게 되면 경주 황오동 삼층석탑은 어디로 갈까? 경주시청에 문의해봤다. 

경주시청 관계자는 "현재 경주 황오동 삼층석탑이 세워진 부지는 철도공사의 부지"라며 "경주시에서는 황오동 삼층석탑을 (동해남부선 폐선 이후) 어디로 옮겨야 할지 등을 전혀 검토한 적이 없다"라고 했다.


청와대 경내에 있는 석불좌상을 경주 이거사지로 옮겨야 한다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청와대 석불좌상 경주 반환을 위한 민관 업무협약도 체결됐다. 문화재 제자리 찾기 시민운동과 병행해 경주 황오동 삼층석탑도 원래의 자리인 사자사지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모이 #경주 황오동 삼층석탑 #경주 사자사지 #경주역 #석탑부자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발길 닿은 곳의 풍경과 소소한 일상을 가슴에 담아 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특혜 의심' 해병대 전 사단장, 사령관으로 영전하나
  2. 2 "윤 대통령, 달라지지 않을 것... 한동훈은 곧 돌아온다"
  3. 3 왜 유독 부산·경남 1위 예측 조사, 안 맞았나
  4. 4 '파란 점퍼' 바꿔 입은 정치인들의 '처참한' 성적표
  5. 5 창녀에서 루이15세의 여자가 된 여인... 끝은 잔혹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