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붉은 수돗물' 사고, 골든타임 놓친 이유는?

정부원인조사반, 중간조사결과 발표... “무리한 수계전환, 탁도계도 고장”

등록 2019.06.18 11:47수정 2019.06.18 13:16
0
원고료주기
인천 '붉은 수돗물' 사고는 공촌정수장에서 원수를 공급하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이 전기점검으로 가동이 중지되자, 인근 수산-남동정수장 정수를 수계를 전환해 가정에 물을 대체 공급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계 전환시에 유속을 2배 이상 가압하여 역방향으로 공급했고, 이 때 관벽에 부착된 물때가 떨어져 관 바닥의 침전물과 함께 검단-검암지역으로 공급된 것이다. 또 정수장의 탁도계 고장으로 정확한 탁도 측정이 이뤄지지 않아서 초등대처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6월 18일까지 이물질 공급소 역할을 하고 있는 공촌저수장 정수지 청소를 마무리하고, 19일부터 23일까지 송수관로 이물질 등 오염수에 대한 배수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늦어도 6월29일까지 급수구역별 10개조를 투입해 수돗물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원인조사반은 18일 환경부 브리핑실에서 5월30일부터 발생한 인천 수돗물 사고에 대한 정부원인조사반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원인조사반은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등이 참여해 4개팀 18명으로 구성돼 지난 7일부터 활동해왔다.

붉은 수돗물 사고는 5월30일 오후 1시30분경 인천 서구지역에서 최초로 민원이 접수됐다. 사고발생 4일 뒤인 6월2일부터는 영종지역, 15일 뒤인 6월 13일부터는 강화지역까지 수도전에 끼워쓰는 필터가 변색된다는 민원이 발생하는 등 사고 발생 20일째인 현재까지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
 
a

수계전환 세부 흐름도 ⓒ 환경부

 
[초등대처?] 사전준비도 안했고 '골든타임'도 놓쳤다

조사반은 우선 수계전환시 사전 준비와 초동대처 미흡을 지적했다. '국가건설기준'에는 상수도 수계전환시 배관도, 제수밸브, 이토밸브, 공기밸브 등에 대한 대장을 작성하고 현장조사를 실시해 도출된 문제점은 통수 전에 대책을 수립하는 등 사전 준비를 명시하고 있다.

수계전환 작업을 할 때에는 유수방향 변경으로 인한 녹물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이토밸브, 소화전 등을 이용해 충분히 배수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간은 통상 10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사반은 "인천시가 수계전환 전 수돗물 대체공급을 위한 공급지역 확대방안 대응 시나리오 작성 시 각 지역별 밸브조작 위주로만 계획을 세웠다"면서 사전 대비 소홀을 지적했다.

또 "수계전환에 따라 공촌정수장 계통 배수지 탁도가 수계전환 이전 평균 0.07NTU에서 0.11 ~ 0.24NTU까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었음에도 초동대응이 이뤄지지 못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붉은 수돗물, 왜?] 유속 2배 이상 역방향... 물때 떨어져

조사반은 '붉은 수돗물'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무리한 수계전환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원칙적으로 역방향 수계 전환시에는 관흔들림, 수충격 부하 등의 영향을 고려하여 정방향 수계전환보다 특히 유의하여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물질 발생여부를 확인한 후 정상상태가 되었을 때 공급량을 서서히 늘려나가야 한다.

하지만 조사반은 "역방향으로 유량을 1,700㎥/h에서 3,500㎥/h으로 증가시켜 유속이 오히려 역방향으로 2배 이상 증가(0.33m/s→ 0.68m/s)하여 관벽에 부착된 물때가 떨어져 관 바닥 침적물과 함께 검단-검암지역으로 공급되어 초기 민원이 발생됐다"면서 "5시간 후 공촌정수장이 재가동될 때 기존 공급방향으로 수돗물이 공급되면서 관로 내 혼탁한 물이 영종도 지역으로까지 공급됐다"고 밝혔다.
 
a

관내 물 흐름 및 사고발생 모식도 ⓒ 환경부

 
[적수 사태 장기화 이유?] 탁도계 고장

조사반은 "당초 정수지 탁도가 기준 이하로 유지됨에 따라 정수지 및 흡수정의 수질은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으나 조사결과 탁도계 고장으로 정확한 탁도 측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공촌정수장 정수지와 흡수정이 이물질 공급소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같은 사실은 조사단이 6월13일 수돗물 공급 전 과정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확인해 인천시에 통보했다.

조사단은 "이로 인해 정수지 및 흡수정의 이물질이 사고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정수지 -> 송수관로 -> 급배수관로 -> 주택가로 이동하여 사태 장기화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수돗물 수질은?] 빨래와 설거지는 가능

조사단은 필터 이물질에 대한 성분분석(XRF)을 실시한 결과, 관로 노후화로 인한 물질이라기 보다는 주로 관저부에 침적된 물때 성분이 유출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조사단은 "이러한 물질이 함유된 물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수기나 필터로 한번 거른 물은 음용해도 되지만 필터 색상이 쉽게 변색하는 단계에서 수질기준을 충족한다고 해서 음용을 권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단, 빨래와 설겆이 등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언제 정상화?] 늦어도 6월29일까지

조사반은 이날 인천 수돗물 정상화 방안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이물질 공급소 역할을 하고 있는 공촌정수장 정수지 내의 이물질부터 우선적으로 제거하고, 이후 송수관로, 배수지, 급수구역별 소블럭 순으로 오염된 구간이 누락되지 않도록 배수작업을 실시할 계획을 밝혔다.

6월 14일부터 공촌 정수장 정수지를 전문업체에 위탁하여 물빼기와 청소를 반복하여 4개의 정수지 청소를 6월 18일까지 마무리하고, 물 사용량이 적은 심야시간을 이용하여 6월 19일부터 6월 23일까지 송수관로 이물질 등 오염수에 대한 배수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송수관로 이토작업과 함께 8개의 배수지도 6월 23일까지 깨끗하게 청소할 계획이다. 6월 22일부터는 급수구역별 민원발생 등을 고려하여 배수 순서를 결정하고 매일 급수구역별 10개조를 투입하여 단계적으로 공급을 정상화하고, 늦어도 6월 29일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사단은 "이번에 문제가 된 직결급수지역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비상사태 발생 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배수지를 통한 급수방식으로 전환도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이번 사고는 단수로 인한 급수지역의 불편이 없도록 무단수 공급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일이므로, 이번 기회에 노후관 세척, 배수지 청소 등 수돗물 수질개선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시민기자들과 함께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고 싶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AD

AD

인기기사

  1. 1 서울랜드서 1시간만에 사망한 아들... 엄마는 반백이 됐다
  2. 2 "롯데 쌀 과자, 후쿠시마 쌀 쓴 것 아니냐"... 진실은?
  3. 3 문 대통령 때리는 중앙일보 기사의 '수상한 일본인'
  4. 4 "사랑니 치료하러 갔는데 치아 20개 넘게 갈아버렸다"
  5. 5 "한국인의 얼굴과 일본인의 창자... 이런 사람이 '토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