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집중적으로' 성교육하는 덴마크, 왜죠?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덴마크 성교육과 우리 성교육

등록 2019.06.25 14:42수정 2019.06.2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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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는 미디어나 생활 속에서 궁금한 성이야기를 성교육 강사 심에스더씨에게 묻고 답하는 연재입니다.[편집자말]
덴마크 보건 교과서는 실제로 보지 못했다. 다만 그들이 어떻게 성교육을 생각하고 있고, 실제 어떻게 교육하는지에 대해 최근 아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바로 책 <행복을 배우는 덴마크 학교 이야기>를 통해서다.

책의 부제는 '덴마크 학교에서 가르치는 다섯 가지 삶의 가치'다. 행복지수 1위 나라 덴마크에서 왜 어렸을 때부터 성교육을 '집중적으로' 가르칠까. 그것은 성이 인간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찍부터 죽음에 대해 가르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의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제시카 조엘 알렉산더(아래 제시카). 제시카가 덴마크 사람과 결혼해 덴마크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직접 경험한 성교육들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미국인이지만! 그도 나처럼 아이들 성교육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보통의 엄마라는 게 의외이면서 반가웠다.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란 제시카는 딸아이에게 '질'이라는 신체 용어를 사실 그대로 전달할 때조차 그 단어가 입에 붙을 수 있게 몇 번이고 반복해서 말하는 연습을 해야 했다고 고백했다.

나도 그랬다. 생리를 말할 때도, 섹스를 말할 때도, 내겐 너무나 이상하고 어색한 단어를 입 밖으로 내야 했을 때마다 속으로 무수히 많은 연습을 했다. 그래도 못할 때도 있었다.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이 불편한 언어를 굳이 말하려 했을까? 그 이유를 제시카가 잘 말해주었다.
 
나체, 몸, 신체 부위, 성 등의 개념에 부끄러움이나 수치심을 입힌 것은 내가 아니라 내가 성장한 문화다. 그러나 내가 이러한 문화적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학습받은 모든 것들을 아이들도 대물림 받게 된다. 적어도 아이들에게만큼은 진실을 통해 문화적 편견의 틀을 깨고 자신의 몸을 스스로 보호할 힘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궁금해하면 무엇이든, 아무런 걱정없이 언제든, 부모인 우리에게 물어보기를 바라게 되었다.

성교육 강사 심에스더씨와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를 시작한 내 마음과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 더 보탤 것도 없이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 혹시, 이 책 읽어보셨어요?
"그럼요, 기자님이 저에게 추천해 주셨잖아요. 읽으면서 제가 혹시 덴마크에서 태어난 게 아닌지 의심할 만큼(?) 공감가고 동의되는 내용이 많았어요."

- 덴마크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자기 몸의 다양한 신체기관이 지닌 기능에 대해 그리고 각 기관의 공식적인 명칭에 대해 정확하게 가르친다고 들었어요. '이때 중요한 것은 인간의 몸에서 부끄러워하거나 쑥스러워 할 데라고는 단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이다'라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네, 맞아요!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이야기들과 매우 통하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 그런데 저희는 학교마다 보건 교과서 내용도 다르고, 또 성교육 내용도 천차만별 같아요.  
"아쉬운 부분이에요. 대부분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고 생각했을 때, 공적인 교육을 책임지는 학교 역시 가정과 사회와 함께 제대로 된 성교육을 해야 할 의무가 '매우' 있다고 생각해요. 일부 교과서에 나오는 성행위 장면이나 성기 그림이 '선정적', '노골적' 혹은 '과도'하다고 하는 이유는 대부분 우리 어른들의 편견과 수치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해요.

덴마크의 성교육 이야기를 쓴 저자 역시 성 이야기가 사회적으로 금기시되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에 대해 '수치심에 대한 집단의식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물론 우리 어른들이 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편견 없는 뉘앙스'로 들어보거나 배워본 적이 거의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성' 하면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선정적인 이미지, 왜곡된 정보, 그에 따른 불안함이 이해는 가지만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우리가 그랬다고 해서 성에 대한 왜곡된 생각들과 불안함을 아이들에게 그대로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을까요? 오히려 아이들이 왜곡된 성 가치관에 물들기 전에 있는 그대로 알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성'이 평범하고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게요."

- 그래서 우리가 '이런 거 물어봐도 되는지' 궁금한 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기록으로 남기는 거죠!
"맞아요."

- 좋은 사례로서 덴마크 성교육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은데요. 실제로 덴마크에서 성교육은 '다양한 연령층의 아이들이 각자의 나이에서 무엇을 알고 싶어하는지를 이해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고 해요. 어른들의 관점에서 중요하거나 금기시 되는 내용이 아니라, '아이의 관점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들, 더불어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호기심을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요. '이때 어떤 거짓말도, 판단도 덧붙여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기자님, 책 정말 열심히 읽으셨는데요?"

- 티 나요? 정말 밑줄 그으면서 공부했어요.
"'아이들마다 성에 대해 아는 정도가 다 다르니까' 최대한 안 보여주고 안 알려주는 게 능사는 아닌 거 같아요. 그보다 최대한 솔직하게 알려주고, 성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등을 아이들 상황에 맞게 어떻게 건강하게 다뤄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는 게 더 건강한 성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성을 은밀하게만 다루면 드러내기가 어려워지고, 드러났을 때 느낄 수치심도 커질 수밖에 없어요. 아이들이 성과 관련한 문제가 생겼을 때, 수치심에 혼자 끙끙 앓지 않도록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한 첫걸음이 우리 몸에 대해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우리 몸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솔직하게 보여주고 표현하고 알려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배빗 콜 <엄마가 알을 낳았대>. 영국에서 1993년 나온 책이 우리나라에는 1996년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이 책은 아이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태어나는지를 다룬 '혁신적인 그림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데요. 엄마아빠보다 생명의 탄생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남매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는 그림책입니다. ⓒ 최은경

 
- 심샘이 아이들과 함께 진행했다는 워크숍 내용이 생각나네요. 각자의 성기를 그려보는 시간을 가지셨다고요?
"네, 연령별로 다르지만 어린이나 어른이나 미리 자기 성기를 보고 와서 다양한 컬러의 클레이로 자유롭게 표현해 보는데요. 거부감 없이 성기를 자신의 몸 일부로 받아들이고,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걸 직접 경험하는 시간이에요.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 주고요. 이렇게 하면, 어른들 눈에는 '노골적'이고, '선정적'이고, '과도한' 모습으로 보이기 쉬운 '성'이 아이들에겐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삶의 일부분으로 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 덴마크에서도 '남성의 음경과 여성의 질을 포함한 모든 신체 부위와 단어를 일치시키는 기억 게임을 하면서 아이들은 신체의 특정 부위를 지칭하는 공식적인 언어를 거리낌 없어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게 기억이 나네요. 심쌤이 말하는 담담한 성도 이런 것이지요?
"앞에서 성기 용어에 대해 한번 다룬 적이 있는데 저희는 굳이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자고 하지는 않았잖아요. 아직 부모 세대인 우리 역시 명확한 신체 용어, 특히 성기 용어에 익숙치 않은데 용어에 얽매여서 다른 걸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어요.

그 생각은 여전히 유효해요. 성 자체를 이야기 하는 일이 여전히 부끄러운 우리의 상황에서 잠지, 고추 같은 말이 아직 더 익숙하고 편하다면 그렇게 사용해도 좋다고 생각해요. 이야기하는 걸 피하거나 '이거, 저거, 음음' 등 성을 말하면 안 되는, 부끄러운 이야기라는 인식을 주는 것보다는 훨씬 나으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성을 부끄럽고 은밀한 부분이 아닌 자유롭게 표현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의 영역이라고 여길 수 있게 된다면 처음부터 정확하고 공식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학교와 가정과 사회가 함께 정확한 신체부위 용어를 사용한다면 아이들이 집 따로, 학교 따로, 친구들끼리 따로... 이렇게 성을 따로따로 인식하는 일도 예방할 수 있어요. 나중에 친구들이나 미디어를 통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뉘앙스로 성을 접하게 되더라도, 솔직하고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았다면 자극에 무방비로 휩쓸리는 걸 예방할 수 있어요. 실제와 다른 왜곡된 부분을 분별할 힘도 생기고요.

반면, 집에서는 성적인 표현 자체를 쉬쉬하고, 학교에서는 다른 이야기 없이 자궁, 난자, 정자 등 생물학적인 표현만 배우다가 친구들이나 미디어를 통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성을 접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학교에서 이야기하는 건 지루하고 실제적이지 않다고 느끼게 될 거예요. 대신 음지의 자극적인 성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게 되고 그로 인해 왜곡된 성 정보 및 가치관을 가지게 될 확률이 높아지겠죠. 지금 애들이 '야동'을 많이 보는 건 이런 이유도 크다고 봐요."
 

아직 번역되어 나오지 않은 'welcome to your period' 외국 도서다. 이 책에서 '질'은 한 장으로 다룰 만큼 중요하며, 자기 몸의 일부인 질(음부)을 어떻게 볼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생각만큼 잘 보기 힘들 수도 있다고 알려준다. ⓒ EGMONT

 
- 실제 제 후배가 직장맘이라 아이들을 친정엄마가 돌봐주는데요. 몸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3학년 둘째 아이가 그랬대요. "할머니, 나 잠지 좀 보여줘"라고.
"우와, 그래서 어떻게 했대요?"

- 다행히 할머니가 아이의 호기심을 묵살하거나 핀잔을 주지 않고 궁금하다고 하니 진짜 보여줬다고 해요. 친정엄마의 쿨하고 대범한 대처에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만약 딸아이가 엄마 성기를 보여달라고 했으면 어떻게 했을까? 친정엄마처럼 할 수 있었을까?' 고민되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후배의 친정엄마는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혜로운 교육을 시전하신 거군요! 누군가는 이런 친정엄마의 태도에 색안경을 끼고 '아니, 애가 보여 달라고 그걸 보여줘? 망측하게'라고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덕에 아이는 잠지를 몸의 일부분으로 있는 그대로 편견없이 받아들이게 됐을 거예요. 눈, 코, 입, 팔, 다리처럼요. 무엇보다 궁금해 하는 아이에게 핀잔을 주거나 모른 척 하지 않은 할머니의 태도가 성을 터부시하는 세상의 편견을 깨주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생각해요. 멋지네요, 그 할머니."

- 제가 또 놀랐던 게 덴마크 5학년(우리 나이로 6학년) 교실에서는 아이들에게 '여자의 질은 모두 같을까? 자위는 10~12학년(우리 나이로 고등학생에 해당) 정도에 하는 게 정상인가? 남자의 음경은 모두 같을까?' 등의 질문에 대해 두 조씩 논쟁을 펼치게 했다고 해요. 이 과정에서 교사는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요. 우리 생각과 달리 아이들이 이런 수업 활동을 정말로 좋아했다고 해요.
"얼마 전 초등학교 6학년 남자 친구들과 성 이야기를 했어요. 먼저 OX퀴즈를 통해성에 대해 알고 있는 상식에 대해 알아보고, 서로의 생각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자위는 남자만 한다'는 질문에 6명 중 6명이 'O'라고 대답을 하더라고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하니까 '원래 그런 거 아니에요?', '여자도 자위를 해요?', '여자는 고추가 없는데 자위를 어떻게 해요?' 등의 대답을 했어요.

서로 자신들이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들을 깨달을 때마다 신기해 하던 표정이 아직도 생각나는데요. 일방적인 주입식 전달보다 스스로 생각해보고 자유롭게 묻고 저뿐 아니라 친구들이 서로 대답해 주는 분위기에서 더 즐겁고 기억에 남는 성 이야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성 이야기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건 아이들마다 알고 있는 성지식의 수준 차이, 이미 왜곡된 정보, 각각 성교육을 받은 경험의 유무가 다 다르다는 거예요. 하루빨리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또래라고 해도 아이들마다 성 지식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특히 남자 아이들의 경우, 어느날 갑자기, 우연인지 필연인지 야동을 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성에 대해 왜곡된 가치관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네, 맞아요. 일찍부터 학교 등에서 공식적이고 솔직한 성교육을 통해 또래가 함께 비슷한 수준의 성적 지식을 쌓아가고 다 같이 토론하는 경험은 특히 중요한 이유죠. 왜냐하면 또래끼리 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특별히 조숙한(?) 친구들이 성지식을 선점하는 일을 막아줄 수 있거든요. 잘못된 성 지식에 따라 성을 자극적이고 왜곡되게 받아들일 확률을 줄여줄 수 있어요."

- 지금 우리나라 공교육에서의 성교육은 어떤 상황인가요?
"2015년 교육부에서 '학교성교육표준안'을 지침으로 발표했어요. 학교에서 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이 표준안은 성차별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내용으로 학교에서 적용하기도 전에 많은 비판과 지적을 받아 2016년에 한차례 수정 보완이 되었어요.

그럼에도 여전히 문제가 되는 부분들이 많아 폐지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에요. 다행히도(?) 우리나라의 모든 학교가 이 표준안을 사용해야 할 의무는 없어요. 하지만 교육부가 지침한 표준안은 현재 우리나라의 성인식 수준과 성교육의 방향성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방관할 수만은 없어요."

- 저희 아이도 마침 6학년이라 배우고 있는 보건교과서 내용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우리 아이 교과서에서는 성과 건강이라는 테마에서 '소중한 생명', '탄생의 기쁨', '이성 친구 사귀기', '성폭력예방', '성매매예방'을 다루고 있었어요. 특별한 내용이랄 것은 없었는데 눈에 띄는 지문이 있었어요.
"뭐였죠?"
 

초등학교 6학년 보건 교과서 중 한 장면. ⓒ 최은경

 
- 책에서 '난자와 정자의 대화'는 여전히 남성중심주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난자가 이런 말을 하거든요.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려왔다고. 섹스에 있어 여성의 수동적인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대화가 아닌가 싶어요.
"기자님 말을 듣고 보니, 남성이 찾아와주지 않으면 먼저 성관계를 할 수 없는 여성의 이미지를 반영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런 사소한 데서부터 성평등한 내용으로 다룰 수 있게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초등학교 6학년 보건교과서 한 장면 ⓒ 최은경

 
- 그리고 이건 정말 아이들의 관점에서 정말 궁금한 게 아닌가 싶은 건데... 교과서에 난자와 정자가 어떻게 만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어요. 예시로 든 결혼한 부부가 예쁜 아이를 갖고 싶은데, 어떻게 가질 수 있는 건지는 설명하지 않더라고요.
"여성의 질에 남성의 음경이 들어가는 모습을 무조건 '선정적'이라고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이 반영된 결과라고 봐요. 독일의 경우는 아이들이 읽는 동화책에서도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어요. 솔직한 걸 '과도하고', '자극적'이라고 보지 않아요. 실제로 여성의 질 속에 남성의 음경이 들어가는 모습 등을 편견없는 분위기에서 보게 되었을 때, 나중에 미디어 등을 통해 외설적으로 다가오는 섹스의 이미지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어요.

야동이나 포르노에서 보여주는 성기 결합 장면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을 뿐더러 자극을 극대화해서 만들잖아요. 그래서 성기의 모양이나 기능, 성기결합 자체에 이상한 판타지가 생기는 거고요. 만약 덴마크처럼 교육의 현장에서 성기결합 장면을 미리 보고 배울 수 있다면, 성기결합의 이유와 다양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해 볼 수 있다면 어떨까요? 적어도 성기결합을 자극적인 이미지로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이런 태도는 우리나라 성교육에서도 적극적으로 반영되었으면 좋겠어요."
  
- 제가 아이들 교과서를 보고 느낀 학교 성교육에서 강조하는 것은 '책임'이었던 것 같아요.
"책임은 물론 중요해요. 하지만 책임만 강조하는 성교육은 반의 반쪽짜리라고 할 수 있어요. 책임과 의무만 강조되는 성은 자칫 성의 즐거움을 누리기 힘들게 할 수있기 때문이에요. 성적인 호기심을 가지거나 구체적인 성행위를 할 때 심리적 압박에 억눌리게 될 수도 있구요.

성의 책임을 말하기 앞서, 아니 더 잘 책임지기 위해서라도 우리 몸을 구석구석 알아보고 자기 몸을 긍정하고 성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얼마나 즐겁고 아름다운지 구체적으로 배우고 생각할 기회를 먼저 가져야 해요.

또 어떤 방식으로 성적인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지, 책임을 지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성적인 지식은 무엇인지, 혼자 혹은 상대와 성 관계를 가질 때 어떤 태도로 어떻게 대화를 나눠야 하는지 등을 포괄적으로 배우면서 자연스레 책임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게 해야 해요.

그동안 우리가 함께 이야기한 것들만이라도 일상 생활에서 잘 적용하면 충분히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부모가 만족하는 성교육, 그날이 올 때까지 심쌤이 도와드릴테니 걱정 마세요. 커밍 쑤운!"

행복을 배우는 덴마크 학교 이야기 - 덴마크 학교에서 가르치는 다섯 가지 삶의 가치

제시카 조엘 알렉산더 (지은이), 고병헌 (옮긴이),
생각정원,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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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에디터.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은경의 그림책 편지',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를 연재합니다. 2017년 그림책에세이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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