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에 '묶인' 유치원 3법, "국회가 한유총 살렸다"

[현장] 시민사회단체, '유치원 3법' 통과 촉구... "연말까지 기다릴 여유 없어"

등록 2019.06.20 14:00수정 2019.06.20 14:00
2
원고료주기
 
a

25개 시민사회단체와 노조가 모인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하기'가 6월 20일 오전 임시회가 시작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유치원 3법'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 김시연

 
"이거(유치원3법) 다 된 거 아냐?"

6월 20일 오전 '유치원 3법'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장 앞을 지나던 한 시민이 무심코 내뱉은 말이다. 실제 6개월 전 '유치원 3법'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문제가 모두 해결된 걸로 아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정작 유아교육 당사자들은 국회 파행 장기화 때문에 마음을 졸이고 있다.

"패스트트랙 아니라 느림보 안건"

참여연대, 민변, 공공운수노조 등 25개 시민사회단체와 노조가 모인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하기'는 임시회가 시작된 이날 국회 앞에서 '유치원 3법'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27일 유아교육 공공성 확보를 위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지 6개월이 다 되도록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단 한 차례도 논의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대로 오는 24일까지 논의가 안되면 상임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가게 된다.

패스트트랙 일정에 따라 오는 11월 22일 국회 본회의에 법안이 자동 상정되더라도, 여야 의원들 간에 충분히 논의되지 않으면 법안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학부모, 교사 등 유아교육 당사자는 물론 시민사회단체에서 '느림보 안건'이라며 조바심을 내는 이유다.

"멈춘 국회 때문에 한유총 다시 힘 얻어" 
 
a

25개 시민사회단체와 노조가 모인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하기'가 6월 20일 오전 임시회가 시작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유치원 3법'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시연

 
국회의 '직무유기'를 틈탄 사립유치원들의 저항도 거세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지난 3월 집단 휴업 사태 이후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한유총 소속 일부 사립유치원장들은 지난달 '유치원 3법'이 개정되지 않아 에듀파인 도입은 위법하다며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한유총 역시 서울시교육청의 설립허가취소에 맞서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하지만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하기'는 이날 "교육부가 개정 시행한 에듀파인의 비법인 사립유치원 확대 규정은 교육부 장관이 위임받은 범위 안에서 적법하게 신설, 시행되는 것이므로 법률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그럼에도 이런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유치원 3법의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집단적 저항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7살, 5살 두 아이를 사립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남궁수진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이날 "유치원 3법이 안갯속에 들어간 지난 6개월, 멈춘 국회 때문에 한유총은 다시 힘을 얻었고 교육당국은 다시 비리 유치원을 감싸고 여당조차 유치원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법안을 들고 나왔다"면서 "대한민국 한 시민으로서 누려야할 우리 아이들의 건강권, 안전권, 학습권이 침해당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에서 "유치원 3법이 국회에서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는 동안 유치원 3법에 대한 왜곡과 무산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교육부가 국공립유치원 민간위탁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철회한 사실을 거론했다.

이들은 "교육부는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의 일환이라고 해명했지만 국공립유치원 민간 위탁은 유아교육 공공성을 약화시키는 행위"라면서 "시민들과 약속한 국공립유치원 확대, 사립유치원 법인화, 누리과정 지원금의 보조금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유치원 3법이 패스트트랙 심사기간 최장 330일을 다 채우는 것인 진정 시민들이 원하는 패스트트랙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유치원 비리사태를 통해 확인한 부모, 교사, 시민들의 유아교육 공공성 확보 요구를 국회는 더는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신속한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아울러 국회 보이콧 중인 자유한국당을 향해 "개혁을 발목 잡지 말고 국가가 모든 유아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충실히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AD

AD

인기기사

  1. 1 추미애-윤석열 충돌? 검사장급 여섯 자리가 뭐기에
  2. 2 아버지 '어두운 과거' 폭로하는 노소영 소송의 역설
  3. 3 "미쳤어, 미쳤어"... 손흥민, 그가 눈앞으로 달려왔다
  4. 4 정경심 재판부 "검사도 틀릴 수 있다고 생각 안 하나?"
  5. 5 휴전 들어간 국회... '검찰 간부 실명공개' 언급한 이해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