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당 "우릴 잘못 건드렸다, 만명 모이면 천막 또 세울 것"

서울시, 행정대집행 통해 47일 만에 광화문 천막 철거했지만... 2차전 예고

등록 2019.06.25 12:00수정 2019.06.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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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천막 행정대집행 지켜보는 조원진 대표 서울시가 25일 오전 광화문광장에 47일 동안 불법설치된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 농성천막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 500여명과 용역업체 직원 400여명을 투입해 행정대집행(강제철거)을 실시했다. 조원진 대표가 행정대집행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한애국당은 지난 5월 10일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 도중 발생한 사망자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광화문광장에 기습적으로 천막을 설치해 농성을 벌여왔다. ⓒ 권우성

 
"지금 천막의 두 배(규모)로 설치하겠다!"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 아래 애국당) 불법 현수막의 철거 과정을 지켜본 조원진 애국당 대표의 말이다.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 자리했던 애국당 천막이 사라졌다. 천막이 설치된 지 47일 만이다. 현재 애국당 관계자들은 천막이 사라진 자리에서 "좌파에 의한 정치 탄압"이라며 계속 저항하고 있다. 

"철거를 시작하겠습니다." 

오전 5시 15분께 서울시의 행정대집행 예고가 울렸다. 파란 옷을 입은 서울시 인력과 경찰 24개 중대, 소방 100명 등을 포함해 약 1600명이 현장에 투입됐다. 철거를 시작한다는 말에 천막 안에 있던 애국당 관계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바닥에 눕는 사람들도 있었고, 서로 몸으로 스크럼을 짜며 저항하기도 했다. 

서울시 용역 "맞아서 뼈 부러진 사람도 있어"... 애국당 "우리도 부상자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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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 중이던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천막을 서울시와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철거하자 당원들이 저항하고 있다. 서울시는 오전 5시 20분부터 천막 2동 등 불법 설치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 중이다. 대한애국당은 24일 당명을 '우리공화당'으로 개정했다. 2019.6.25 ⓒ 연합뉴스

 
무력 충돌도 있었다. 이날 현장에 있던 서울시 용역 관계자는 "저는 날아오는 얼음 병에 맞아 코피도 흘렸다"며 "뺨을 맞기도 했고, 얼굴 쪽을 계속 맞아서 지금 군데군데 부어올랐다"고 답했다. 대답하던 그의 팔목 쪽에는 피를 훔쳤던 자국이 일부 보였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이곳에 올 때 (서울시 측에서) 사람 다치게 해선 안 된다고, 사람을 우선시하라고 교육 받았다"며 "그래서 2차 3차 사고를 예방해야 하니까 현수막에서 나가라고 안내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바닥에 드러눕고 물건을 던졌다"고 말했다.

애국당 관계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천막이 철거된 후 현장에서 시위를 진행한 이들은 "이게 용역들이 가져온 빠루(공구의 일종)다"라며 "빠루, 가위, 안 든게 없다 무기를. 이들이 어르신들 헤치려고 한 거 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용역들에 의해) 우리 관계자들도 많이 다쳤다"며 "다른 언론에서는 우리 사람들 다친 거 보도도 안 하고 용역들 다친 것만 언급했다, (용역들은) 짐승만도 못한 놈들"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이와 관련해 다른 용역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봐도, 덩치 부분에서 우리와 많은 차이가 있지 않느냐"며 "우리 같은 사람들이 폭력을 썼다면 저들도 눈에 띄는 상처가 있을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철거 당시엔 너무 정신이 없다보니 (우리 쪽에선) 본인이 부상 입은 줄도 모르던 사람들이 많았다"며 "철거가 웬만큼 진행된 후에야 부상자들을 체크하는 상황이다, 아직 추산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전 6시께 현장에 있던 종로경찰서 경비과 관계자는 "어제 오전에 행정대집행이 실시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나는 경찰 측 채증이 있을 경우 이를 처리하기 위해 현장에 나갔다. 하지만 경찰에 대한 물리적 폭행, 공무집행 방해 등은 특별히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신이 없는 현장 아니었나, 심지어 감정이 격해지는 상황에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애국당 "천막은 (광화문 광장에) 또 설치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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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애국당 천막농성장 강제철거 서울시가 25일 오전 광화문광장에 47일 동안 불법설치된 대한애국당(현 우리공화당) 농성천막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 500여명과 용역업체 직원 400여명을 투입해 행정대집행(강제철거)을 실시했다. 대한애국당은 지난 5월 10일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 도중 발생한 사망자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광화문광장에 기습적으로 천막을 설치해 농성을 벌여왔다. ⓒ 권우성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전부터 애국당 측에 수차례 (농성천막) 자진철거를 요구했다"며 "시 차원에서 몇 차례에 걸쳐 행정대집행 계고장도 보냈다, 하지만 자진철거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강제철거 사유를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19일에도 <오마이뉴스> 측에 '곧 행정대집행을 진행할 것'이라며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박태우 애국당 사무총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건 명백한 정당 탄압"이라며 "박원순이 자신의 죄를 덮으려고 조례를 내세워서 공권력 탄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이렇게 폭력을 가했는데, 우리 투쟁이 더 강해지지 않겠나"라며 "폭력을 가한 건 이미 채증돼있다, 국민들에게 홍보해서 못할 짓을 한 것을 알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천막에 대한 계획도 언급했다. 박 사무총장은 "천막은 또 칠 예정"이라며 "(조원진) 대표도 천막을 설치할 거라고 약속하지 않았나, 천막 설치 시점이나 이런 건 내부에서 얘기를 할 거지만 약속대로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매일 하는 집회에서도 더 강하게 투쟁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현장에 있던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철거는 약 오전 7시 반 경에 끝났다. 오전 11시 현재 천막이 있던 자리에는 대형 나무 화분이 들어섰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애국당 관계자들은 광화문 광장에 위치한 이순신 동상 인근에서 시위를 이어가며 천막의 잔해를 지키고 있다. 박 사무총장도 '애국당 당 지도부 측도 곧바로 광화문 현장에서 시위를 함께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 집결... "만 명 모이는대로 천막 다시 짓는다"

"우리 공화당은 다시 이곳에 천막을 쳐서 투쟁을 시작하겠습니다!"

애국당 지도부들이 철거된 농성천막을 다시 짓겠다고 선포했다. 오전 11시, 같은 자리에 당 지도부들과 관계자 약 100여 명이 집결해 "우릴 잘못 건드렸다, 본때를 보여주겠다"며 "지금 방송을 보는 당원들 모두 광장으로 모여달라, 이곳에 만 명이 모이는 대로 천막을 다시 짓겠다!"고 밝혔다.
#대한애국당천막 #애국당 #애국당천막철거 #조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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