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정헌율은 현병철보다 더하다

[인권감수성 없는 정치·언론을 고발한다 ①] 시대착오적 발상 가진 사람이 정치하는 세상 무서워

등록 2019.07.01 11:48수정 2019.07.0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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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조정래는 '삶의 필연성과 처절성은 늘 소설가의 상상력보다 깊고 넓은 파장을 일으킨다'고 했다. 오늘날 이주민 현실에 대한 인식이 소설가의 상상을 능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최근 정헌율 익산시장의 '잡종 강세' 발언과 '붉은 수돗물' 발생의 원인을 난민에서 찾는 보도(시사뉴스/문래동도 붉은 수돗물… "일부 이슬람 난민 소행일 수도", 6/21) 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반세기 전 간호사와 광부들을 독일로 떠나보냈던 나라에서 뿌리 깊은 이주민 혐오 정서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정치인과 언론이 점점 많아지는 걸 보며 한숨짓지 않을 수 없다.

'반인권적' 발언으로 논란 일으킨 인권위원장
 

현병철 전 국가인권위원장 ⓒ 남소연

 
역대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위원장 가운데 가장 오래 재직했던 현병철(2009~2015년)은 인권위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재임 기간 중 인권위는 세계 120여 개국의 인권기구 연합체인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의 정기 등급 심사에서 ICC 가입 이후 처음으로 '등급 보류' 판정을 받아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이는 이명박 정권이 벌인 민간인 사찰, 용산 참사, 4대강 반대 농성 환경 운동가의 인권침해 긴급구제 요청 등을 외면한 결과였다.

현병철은 이주민 차별적 용어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사법 연수생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깜둥이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고, 재한몽골학교에 방문한 당시에는 몽골 학생들을 앞에 두고 몽골을 야만족으로 비하했다.  (관련 기사: "깜둥이" "야만족"... 충격적인 현병철 어록 http://bit.ly/PRkEQx)

스스로 "우리 사회는 다문화사회가 되었다"고 말하고 다녔지만, 그의 차별적 발언은 여전히 단일민족 이데올로기에 갇혀 있음을 드러냈다. 인권위원장이란 그에게서 이주민 관련한 감수성은 찾을 수 없었다. 

인권감수성 없는 사람이 정치하는 세상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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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문화가족에 대한 혐오성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27일 오후 전북도청 기자실을 찾아 당시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 연합뉴스

 
차별적 언사를 거르는 법을 몰랐던 현병철이 잊히고 있는 지금, 그보다 더한 발언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고 있다. 특히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은 지난 5월 11일 다문화가족 행사에서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충격을 주었다.

더 나아가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해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잘못 지도하면 프랑스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로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안겼다. 그가 다문화가족을 얼마나 우습게 알았으면 9개국 출신 다문화가족이 600여 명이나 있는 자리에서 '잡종강세'라는 말을 하고 이들을 '(그저 손쉽게) 지도해야 할 대상'으로 깎아내렸는지 의아하다.

정 시장의 발언은 한 달이 한참 지난 후에야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다. 그런데 논란 이후 한 언론에 밝힌 그의 해명은 더욱 가관이었다.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말을 쓸 수 없어  (잡종이라고) 했다." 
 
정 시장은 한국전쟁 이후 '튀기'라는 손가락질을 받았던 수많은 아이들을 우리 사회가 보듬지 않았고, 애초부터 태어나서는 안 될 존재인 것처럼 차별했던 뼈아픈 역사를 모르는 모양이다.

그는 '예쁘고 똑똑하다'는 말로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을 대상화하며, 단일민족이라는 신화에 물든 순혈주의 추종자임을 드러냈다.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지닌 그에게 동두천에서 국어 선생을 했던 김명인 시인의 <동두천>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우리들은 제 상처에도 아플 줄 모르는 단일 민족
이 피 가름 억센 단군의 한 핏줄 바보같이
가시같이 어째서 너는 남아 우리들의 상처를
함부로 쑤시느냐"
 
말 한마디로도 상처를 후빌 수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정치하는 세상이 무섭다. 세상이 변했다면서 여전히 아픈 상처를 후빈 정헌율은 현병철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②편 <난민포비아 부추기는 언론, 의도된 "아니면 말고">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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