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북미정상회담 막후 역할, '문재인 복심'이 맡았다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중요 역할 수행... 대북특사단 등에 참여한 이력

등록 2019.07.01 17:27수정 2019.07.0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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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소감 등을 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오른쪽이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30일 DMZ 만남'을 깜짝 제안한 것은 6월 29일 오전이었다. 이로부터 5시간여 만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성사된다면 또 하나의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제안'과 최선희 부상의 '긍정적 반응'이 오가면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6월 29일) 오후 8시 넘어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방한 환영만찬에서 '내일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나?' '북측으로부터 연락받은 게 있나?' 등의 기자들 질문에 "남북미 정상회담을 보게 될 것이고, 북한으로부터 연락받았다"라고 답변했다. 북미정상회담은 물론이고 남북미 정상 회동까지 확실해지는 순간이었다.

다음날(6월 30일) 오전에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DMZ를 방문하게 될텐데 거기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라며 "김정은 위원장도 (저를) 만나고 싶어하고, 나도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어한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남북미 회동을 '공식화'한 쪽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이날 한미정상회담과 확대회담이 끝난 뒤 진행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정전선언 66년 만에 북미 정상이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마주서서 평화를 위한 악수를 나눈다"라고 말한 것이다. 이어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한다는 사실까지 공개하면서 '남북미 정상 회동'도 공식화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953년 정전협정을 체결한 지 66년 만에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앞에 두고 만났고, 남측 자유의집에서 50여 분간의 단독회담을 진행했다. 단독회담이 진행되기 전과 회담이 끝난 후에는 문 대통령과도 만남으로써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 회동까지 이뤄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판문점에 가서 미국·북한 측 인사들과 접촉하는 등 막후에서 북미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 회동을 준비했던 인사는 '문재인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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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자료사진) ⓒ 연합뉴스


"윤건영 실장이 막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1일 오후 "어제 남북미 세 정상이 만나는 현장에서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이 카메라에 찍혔다"라며 "윤건영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 방한 첫날인 6월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DMZ 만남'을 제안하는) 트위터를 날리고, 이에 북측이 반응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환영만찬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윤 실장의 역할이 계속 이어졌고, 다음날(6월 30일) 새벽까지도 김정은 위원장이 오는지 여부에 대한 확인 등의 작업을 했다"라며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 오는 것이)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윤 실장은 밤새 하나도 (잠을) 못잤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윤건영 실장은 (6월 30일) 오전 8시 조금 넘어서 판문점 쪽으로 팀을 데리고 이동했다"라며 "거기(판문점)에서는 북미 간의 접촉이 진행되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윤건영 실장은 북한 측과도 접촉하고, 미국 측과도 접촉했다"라며 "경호·의전·보도와 관련된 미션을 가지고 윤 실장이 그 일을 처리했다, 예를 들면 하차지점, 동선 등과 관련해 미국·북한 측과 의견을 교환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 이유로 윤건영 실장이 사진 속에 등장했던 것이다"라며 "윤 실장이 막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고 거듭 설명했다.

"북한 쪽과 직접 연락하지는 않았다"

다만, 윤건영 실장이 막후 역할 과정에서 북측 인사와 '직접' 연락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직접 연락하지는 않았다"라며 "윤 실장은 국정상황실의 업무를 종합적으로 수행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건영 실장이 직접 북한 쪽과 연락한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상황들을 종합해서 내부에서 판단해야 하고, 그 다음에 (정상들이) 움직일 일정 등이 어느 정도 가능한지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다"라며 "그것 때문에 밤을 새우고 판문점에 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당시 윤건영 실장의 미국·북한 측 파트너와 관련, 이 관계자는 "세세하게 카운터 파트너를 말하기는 어렵고, 미국 측 파트너는 이번에 방한한 트럼프 수행원들 일부다"라고만 전했다.

지난 6월 29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 환영만찬에 참석하기로 했던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앨리슨 후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이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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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하는 남-북 정상, 지켜보는 트럼프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만난 뒤 북으로 돌아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옹으로 배웅하고 있다. ⓒ 연합뉴스


왜 그가 '막후 역할'에 나섰나?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건영 실장이 판문점 북미정상회담-남북미 정상 회동 막후에서 역할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 관계자는 "의전팀과 경호팀이 따로 움직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라며 "저희 의전팀이 북쪽과 접촉한다고 할 때 현실적으로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의전을 가지고 협의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한달 뒤에 열리는 정상적인 회의여서 그에 따른 (정상적인) 절차가 진행된다면 (의전팀의 역할이) 가능하겠지만 어제까지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호팀과 의전팀이 각자 맡고 있던 역할이 있어서 그쪽(판문점)에서 고유 업무를 수행하기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라고 해명했다.

윤건영 실장은 지난 2018년 3월 5일 첫 남북정상회담(판문점)을 협의하기 위해 1박 2일 일정으로 방북한 대북특사단에 참여했고, 4월에는 남북정상회담 실무 준비를 총괄하는 '정상회담 준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같은 해 3월 31일 방북한 남측 예술단·태권도 시범단과도 동행한 바 있다.

이렇게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윤건영 실장의 경험을 인정해 세기적인 판문점 북미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 회동의 '막후 역할'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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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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