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정동영·이정미 "민주당이 정개특위 맡아라"

'심상정 해고' 선거제 개혁 무산 가능성에 공동행동... "한국당 생떼부리기, 성공 못해"

등록 2019.07.02 11:05수정 2019.07.02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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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뒤를 이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에서 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 유성호

 
"저희 야3당은 선거제도 개혁 의지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에 대한 민주당의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답변을 기다리겠다. 패스트트랙 열차에 함께 탄 동지로서 정치개혁이라는 이름의 종착역에 함께 도착하기를 기대하며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

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심상정 해고'로 발생한 선거제도 개혁의 '변수'를 막기 위해 입을 모았다.

이들은 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뒤를 이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 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에서 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지난 6월 28일,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의 국회 정상화 합의 과정에서 국회 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이하 사개특위) 구성을 변경하기로 한 것에 대한 대응이다.(관련기사 : '해고 통보' 받은 심상정 "어안이 벙벙하다" )

당시 합의문에 따르면, 새로 교체되는 정개특위·사개특위 위원장직은 교섭단체가 맡되 의석수를 기준으로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우선권을 확보했지만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민주당이 현 정부의 숙원사업인 사법제도 개혁을 위해 사개특위 위원장직을 선택한다면 자유한국당이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게 된다. 이 경우엔 한국당이 줄곧 반대 입장을 펼쳤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즉 여야 4당의 공조로 패스트트랙에 태운 선거제도 개혁안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단식농성과 장외캠페인 등을 통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제도 개혁 방향을 이끌어 낸 손학규·정동영·이정미 대표가 다시 뭉친 까닭도 이 같은 우려 때문이다.

"한국당의 집요한 떼쓰기에 굴복한 것... 민주당은 정개특위 위원장 맡아야"
 

손학규·정동영·이정미 “민주당이 정개특위 맡아라" 손학규, 정동영, 이정미 대표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뒤를 이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에서 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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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뒤를 이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에서 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 유성호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그동안 함께 선거제도 개혁에 공조해온 야3당과 어떠한 협의나 설명도 없이 정개특위 심상정 위원장을 교체하라는 한국당의 집요한 떼쓰기에 굴복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만약 이번 합의로 정치개혁 논의의 주도권이 반개혁 세력인 한국당에게 넘어간다면 선거제도 개혁은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사라지고 여야 4당의 개혁 공조까지 흔들릴 수 있는 위기에 처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민주당은 여야 4당의 공조로 만들어 온 선거제도 개혁을 책임 있게 완수하고자 하는 의지와 방도를 밝히기 바란다"며 "그 의지의 출발점이 정개특위 위원장을 민주당이 맡아 정개특위를 책임 있게 운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은 8월 말까지 연장된 정개특위 활동기간이 종료되기 전에 패스트트랙 법안의 처리를 마무리해야 한다"며 "한국당의 교묘한 시간끌기에 휘둘려서 허송세월을 보내서는 안 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이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을 향해선 "선거제도 개혁을 끝내 좌초시키려는 한국당의 생떼부리기 전략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에 책임 있게 응답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정동영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제도 개혁이 무산되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물 건너 가는 것"이라며 "선거제도 개혁 없이 어떤 다른 개혁입법도 처리될 수 없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한편, 패스트트랙 정국을 통해 복원했던 여야 4당의 개혁공조 전선이 이번 일을 통해 다시 어그러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이정미 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당이 (정개특위) 위원장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8월 말까지 그것(선거제도 개혁안)을 심의 처리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런 상황이 되면 중대한 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중대 결단'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는 "지금 한국당을 어르고 구슬리는 게 민주당에게 득이 된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정부·여당의 개혁 정책에 가장 힘을 실어줬던 정의당, 그리고 야3당의 개혁공조가 이제는 어그러지는 상황이 된다"며 "그럴 때 집권여당이 한국당 믿고 개혁 정치 밀고 나갈 수가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도 개혁 #이정미 #심상정 해고 #정개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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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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