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답지' 않아도 괜찮아

등록 2019.07.06 14:10수정 2019.07.0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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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화장을 했다. 가볍게 외출할 때나 어디든 갈 때 화장품 파우치를 들고 다녔다. 파우치 안을 살펴보면 립, 마스카라, 립밤 등 외모와 관련된 물품이 빈틈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화장하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화장한 내 모습에 더 만족했다. 맨 얼굴을 창피해 하고, 항상 거울을 들고 다니며 내 얼굴을 지적하면서 외모에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소비했다.

외모뿐만 아니라 신체에도 신경을 썼다. 다이어트 압박감에 시달렸다. 항상 마른 몸이 예쁜 것이라고 생각했다. 건강을 위해서가 아닌 칼로리에 집착하고 올바른 식단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잦은 위염과 변비가 생겼다. 사회적 기준의 '미'와 항상 내 모습을 비교했다. '46kg'가 이상적인 몸무게라 생각하고, 그 몸무게를 달성하기 위해서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하다 '탈코르셋 운동'을 소개한 기사를 봤다. 여성들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 화장을 아예 하지 않은 '쌩얼' 사진을 올렸다. 사용하던 모든 화장품을 깨트리고 부숴버렸다. 해시태그 "탈코르셋 선언"과 화장을 하는 시간과 본연 맨얼굴 모습과 비교하고 진정한 나를 마주하는 영상이나 사진으로 연출했다.

더욱 그 여성들의 용기가 자유롭고 더 행복해 보였다. 마치 억압된 족쇄에서 풀려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들은 "평소에 꾸미는 것에 대해 정말 자기만족인지 사회적 기준에 맞춰진 여성스러움에 나를 가둬 놓았는지"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결코 나도 자유롭지 못했다. 꾸민 모습의 나말고, 무엇을 원하는지 진정한 나를 찾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탈코르셋의 정의를 더 자세하게 찾아보았다. '탈(脫) 코르셋' 운동은 '여성의 몸이 날씬하게 보이도록 상반신을 꽉 죄는 보정 속옷을 말하는 코르셋을 탈피하고 여성의 주체성, 자유를 찾겠다'는 의미다. 나는 '화장을 하지 말고 짧은 머리를 하는 것'으로 인식해서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탈코르셋의 진정한 의미는 "남의 기준과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사회 통념이 강요하는 여성스러움의 기준에 저항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는 것"이었다.

나는 탈코르셋 운동에 도전했다. 내적 탈코르셋을 시도했다. 먼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미'의 기준에 의해 왜곡인지 아닌지를 의식을 했다. 타인을 의식하는 것보다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보듬어 주었다. 나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친구와 어울리는 시간을 더 가졌다. 그리고 자기 몸 긍정주의를 실천했다.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운동을 하면서 없던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꾸밈노동을 거부하니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남자와 여자의 외출 준비 시간 통계표를 본 적이 있다. 나는 외출하기 전 화장을 하기 위해 남성에 비해 2시간을 더 투자했다. 예전과 달리 외출 준비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다. 나는 거울 보는 것보다 오늘은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보낼지, 내가 하는 일에 더 집중했다. 화장을 하면 무너지지 않은지, 입술 색이 없는지 등 외모에 집착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화장품 구매할 돈을 저축을 하니,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됐다.

나는 친구에게 탈코르셋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친구는 탈코르셋을 비판하며 이렇게 말했다.

"난 꾸밈노동이 불편하지 않고, 자기 만족이며 꾸밀 자유가 있다."

나도 처음에 친구와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나는 꾸미지 않을 자유를 못 누렸기 때문에 불편했다. 꾸밀 자유, 꾸미지 않을 자유 모두 누리는 것이 중요하다. 무조건적으로 거부 반응을 느끼는 것보다 우리 생활 속에 많은 코르셋 광고와 소비에 의문점을 가져 보는 것도 필요하다.

내가 생각한 진정한 탈코르셋이란? 불필요한 꾸밈 노동을 벗는 것보다 진짜 나를 마주하며 여자답게 남자답게가 아닌 나답게 사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여자는 '꽃'으로 비유되고, 밖에 나갈 때 화장하는 건 예의이며, 브레이지어의 착용이 의무가 아닌 세상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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