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보신탕 먹겠다고? 동물단체 대표의 고발

[스팟인터뷰]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개식용 철폐 전국 대집회를 여는 이유"

등록 2019.07.06 11:41수정 2019.07.0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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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 60년 된 부산 구포 개시장이 폐쇄되는 현장 모습이다. 이날 현장에서 86마리의 개들이 구조됐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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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자유연대

 
86마리의 개들이 죽음에서 벗어났다. 지난 1일, 60년 된 부산 구포 개시장이 폐쇄됐다. 구포 개시장은 성남 모란시장과 대구 칠성시장과 함께 전국 3대 개시장으로 알려졌다. 이곳의 개들은 모두 도살 직전에 처했거나, 보신탕 집 앞에 전시되는 용도였다. 하지만 이 같은 개시장의 명성도 점차 막을 내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국 최대 규모인 경기도 성남 태평동 개도살장도 영구 철거됐다.

구포 개시장 폐쇄 작업은 동물자유연대와 동물권 행동 '카라', 동물 단체들이 함께 했다. 앞선 두 단체는 오는 7일 서울시청 광장서 개식용 철폐 전국대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초복 당일인 12일에는 대구 칠성시장 앞에서 집회를 연다.

구포 시장 폐쇄 작업에 함께했던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지난 5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하지만 아직 '개 식용' 산업에 대한 법 규제가 미비하다"며 "현재 개 도살은 불법도, 합법도 아니다. 어떤 규제책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개 식용금지 관련) 20만 명이 넘는 국민청원을 받았음에도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조희경 대표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식용 개 농장,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

- 국내 개 도살시설 혹은 식용 개 농장 현황은 어떤가.
"전 세계적으로 개를 식용 목적으로 사육하는 '식용 개 농장'이라는 개념이 있는 건 한국이 유일하다. 식용을 목적으로 한 시설에 대한 공식적인 수치는 집계된 게 없다.

개 도살 시설도 마찬가지다. 개를 죽이는 행위들은 주로 재래시장에서 이뤄진다. 모란시장, 경동시장, 칠성시장 등 큰 재래시장의 경우 우리가 이를 확인해서 구조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작은 재래시장까지 모두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통계가 명확하게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10년 사이에 이런 목적의 시장들이 크게 줄었다. 이전에는 서울 신당역, 영등포 쪽에도 개시장이 있었지만 현재는 사라졌다."

- 식용 개 농장에 있는 개들은 어떤 상태인가.
"생각보다 더 열악하다. 기본적으로 개들을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는 뜬 장(철창)에 가둬놓고 사육한다. 배변을 뜬 장 아래로 떨어뜨려 버리려는 건데, 그러다보니 위생적으로 매우 안 좋다. 지금과 같은 여름에는 개들이 뜨거운 땡볕에 방치된다. 뜬 장은 모두 철제다. 개들이 안정적으로 살 수 없는 환경이다. 개는 기본적으로 인간과 교감이 가능한, 정서적 욕구가 있는 동물이다. 이런 것을 모두 차단시킨 공간이다.

대체로 음식물 찌꺼기가 식량으로 나온다. 음식물 찌꺼기 자체도 문제지만, 사람들이 먹는 음식은 대체로 짜고 맵지 않나. 개들이 먹을 수 없는 음식이 있다. 이런 것을 종합했을 때 식용 개 농장 자체를 '동물 학대'라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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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 동물자유연대

 
- 그런 농장에 있는 개들은 어떻게 되나.
"평균 1년 6개월 정도 지낸다. '농장'이라는 표현보다, '유통'이라 보는 게 더 적절할 수도 있다. 이 개들은 여기서 지냈다가 식용 업소로 팔려간다. 자체적으로 도축해서 업소로 공급되는 경우도 상당하다."

- 지난 1일 부산시 구포 개시장에 있는 개들을 구조했다.
"협상 과정에서 일부 업주들의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상인들은 본인들의 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상인들 중에는 "차마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는 일"이라고 하신 분도 있었다.

그래서 필요한 게 지자체의 강한 의지다. 이 분들이 이 직업을 접을 수 있도록, 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산 구포 개시장 사례를 특히 바람직한 사례로 보는 이유다. 부산시의 적극적 의지와 동물단체, 상인회의 협상이 잘 이뤄졌다. 반려동물에 대한 변화한 사회인식이 반영된 결과였다.

개시장이 있던 자리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복지시설과 근린공원이 세워진다. 상인들을 위한 대책도 충분히 마련됐다. 부산광역시 북구청에서는 상인들에게 생활안정자금을 지급하거나 관련 근린생활 시설에 입주할 수 있는 조건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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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자유연대

 
개시장의 살아 있는 개들 대부분은 그 자리에서 도살 당한다. 개시장은 일종의 유통지로, 개 도살과 판매가 모두 이뤄진다. 하지만 지난 1일 이후 부산 구포 개시장에서는 개 도살과 지육판매 모두 중단됐다. 17개 상점의 상인들은 모두 업종 전환에 동참했다. 동물단체들은 이 사례를 개식용 관련 영업을 완전히 끝낸 완결성을 갖춘 모델로 평가했다.

구포 개시장과 달리, 성남 모란시장과 서울 경동시장의 경우 도살시설은 폐쇄되었지만 지육판매는 여전히 유지 중이다. 대구 칠성시장에서는 도살과 지육판매 모두 이뤄지고 있다.

- 구조된 개들은 이후 어떻게 되나.
"먼저 아픈 개들을 대상으로 단체에서 치료를 진행한다. 이후 사회성 교육을 시켜 국내외 입양 절차를 밟는다. 대체로 해외로 입양 보낸다. 미국, 캐나다로 가는 경우가 다수다. 우리 단체에서는 안락사는 하지 않는다. 입양이 안 되면 우리가 다 품는다."

폭력은 유죄, 전기도살은 무죄?... '관련 법 여전히 미비'

- 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변화했다. 의식변화와 함께 제도도 정비되고 있다고 보나.
"아니라고 본다. 식용견과 관련된 사회적 제도는 계속 사각지대다. 물론 인식은 많이 바뀌었다. 사회적으로 개를 먹는 수요가 상당히 줄었다. 관련 사업장들도 폐업하는 추세다. 수요가 줄었으니, 공급하는 개 농장도 줄어든다.

하지만 관련법이나 제도는 여전하다. 과거에 '개 식용'을 용인해 왔던 관행 때문이다. 반려견을 때리는 건 불법으로 보면서도 식용 목적으로 죽인 것에 대해서는 규제가 미비하다. 지난해 9월, 서울고등법원이 전기로 개를 도살한 사건을 무죄로 판단한 게 그 예다."

앞선 사례는 개를 묶어 놓고 쇠꼬챙이로 감전시켜 죽인 도축업자가 1, 2심에서 무죄를 받은 사건이다. 1심은 전기도살이 동물보호법 8조 1항 1호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에 해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항소심에서도 전기도살이 동물의 고통을 유발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지난해 9월 13일,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했다. 당시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이 사건의 도살방법을 허용하는 것이 동물의 생명존중 등 국민 정서에 미칠 영향, 사회 통념상 개에 대한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심은) 도살방법이 잔인한 방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섣불리 단정 짓고 이 사건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6월 17일에 올라온 청와대 국민청원. '개, 고양이 식용 종식'을 위해 법 개정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21만 명 넘는 국민들이 청원에 동참했다. ⓒ 강연주

 
- 현행법상 개를 도살하는 것은 합법인가, 불법인가?
"합법도, 불법도 아니다. 일단 '불법'이라고 하려면 법이 금지한다는 것을 명시해야 하지 않나. 하지만 관련된 법적 규정은 아무것도 없다. 현행법에서는 죽이는 방식의 일부만 규제하고 있다. 때려죽이거나, 목을 조여 죽이는 것은 불법으로 보는 것이다. 물론 명확하게 어떻게 죽여야 한다는 것도 없다.

그렇다고 개를 죽이는 행위를 규제하는 것도 아니다. 식용 목적으로 개를 죽이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도 없다. 이는 즉, 현행법에서 개를 죽이는 것 자체를 방치하고 있다는 말이다. 죽이는 방식에 대해서만 문제만 삼을 뿐이다. 법이 어정쩡한 상태다."

- 지난해 6월 17일, 개·고양이 식용 종식을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당시 20만 명 넘는 국민들이(21만 4634명) 청원에 동참했다. 해당 청원에서는 식용 종식을 위해 '축산법의 가축에서 개를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이게 가능해질 경우, 개는 가축이 아닌 반려동물의 개념으로만 남게 된다. 개 농장도, 지육 판매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법적인 부분이 뒷받침되면 이후 후속조치 및 규정이 마련되어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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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개농장의 모습이다. 아직 식용 개 농장 및 관련 산업 문화는 남아있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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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자유연대

 
21만 명 청원에도 변한 것 없는 개 식용 산업... "아직 갈 길 멀어"

- 관련 청원에 대해 청와대는 "이를 계기로 가축에서 개를 제외하도록, 축산법 관련 규정 정비를 검토 하겠다"고 답변했다. 1년이 지난 지금, 개선된 바가 있나?
"전혀 없다. 해양수산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논의는 하고 있는데, 아직도 진척된 바가 없다. 법률적인 자구책이 논의돼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으니 결국 단체들이 나설 수밖에 없는 거다."

- 오는 7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개식용 철폐 전국대집회를 연다.
"전국에 남아 있는 개 농장 철폐, 개식용 문화 반대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구포 개시장에 이어 전국의 모든 개 도살장 폐쇄를 촉구하려 한다. 개식용 산업의 동물학대 실상을 알리고, 잘못된 동물들의 희생을 막는 게 목적이다.

청와대에도 불법 개 도살을 없앨 수 있도록 정책적인 관심을 촉구하려 한다.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겠다고 한 지난 청원의 답변도 다시 언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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