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 의사회관 지하에 불법의료폐기물 4톤 보관

부산의사회관 지하주차장에서 적발... 환경부, 수집운반업체 영업정지

등록 2019.07.10 11:26수정 2019.07.1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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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9일 부산 동구 의사회관 지하주차장에서 적발된 불법 의료폐기물. ⓒ 부산환경운동연합

 
도심 한복판에, 그것도 의사회관 지하에 보관돼 있던 4톤 가량의 불법 의료폐기물이 적발되었다.

10일 아림환경반대추진위원회, 부산환경운동연합,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부산 동구 소재 부산시의사회 의사회관 4층 건물의 지하주차장에 의료폐기물이 보관돼 있었다"고 밝히면서 "도심 한복판까지 파고든 불법 의료폐기물, 긴급대책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곳에 의료폐기물이 있다는 사실은 하루 전날인 9일 인근 주택가 주민이 소독 냄새가 난다고 신고를 하면서 알려졌다. 부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현장에 출동했고, 조사권을 가진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가 의료폐기물을 확인했다.

병·의원은 의료폐기물을 수집운반업체와 계약을 맺어 처리하고, 이를 소각업체에 넘겨 소각해야 한다. 의료폐기물을 임시로 보관하려면 관계 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부산의사회관 지하주차장은 보관 허가를 받지 않았다. 이 건물에는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업체의 사무실이 있다.

낙동강환경청은 적발된 의료폐기물을 당장 소각처리하도록 명령하고, 수집운반업체에 대해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영업정지(3개월) 행정처분하기로 했다.

낙동강환경청 관계자는 "의료폐기물은 임시 보관하더라도 허가 받은 장소에서만 해야 한다"며 "그 곳은 허가받은 장소가 아니다. 업체는 임시 보관했다고 하나 불법행위다"고 했다.

현장을 본 민은주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들어가는 순간 소독 냄새 등이 진동했다"며 "밀폐 창고이거나 냉장시설을 완비하지도 않았고, 외부와 분리되는 차단시설도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지하주차장에 세워진 자동차 바로 옆에 의료폐기물 약 3~4톤이 무방비로 방치되어 있었다"며 "건물 인근에 유치원, 초·중·고등학교가 10여개나 있고, 대단지 아파트와 주택가가 밀집해 있으며 불과 300~400미터 거리에 지하철역 2곳이 위치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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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9일 부산 동구 의사회관 지하주차장에서 적발된 불법 의료폐기물. ⓒ 부산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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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9일 부산 동구 의사회관 지하주차장에서 적발된 불법 의료폐기물. ⓒ 부산환경운동연합

 
"턱 밑까지 찾아온 불법 의료폐기물 사태"

의료폐기물이 도심에서 (임시)보관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는 가운데, 아림환경반대추진위원회와 부산·대구환경운동연합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대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최근 불법 의료폐기물 사태가 전국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준 데 이어 부산 주택가 한복판에 불법보관 의료폐기물이 발견되어 다시 한 번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고 있다"고 했다.

9일 확인된 의료폐기물과 관련해, 이들은 "더욱 충격적인 것은 해당 장소가 부산시의사회 의사회관이라는 점이고, 부산시의사회가 직접 운영하는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업체가 의료폐기물을 무단으로 방치해 놨다는 사실이다"고 했다.

이들은 "해당 업체는 이미 김해 주촌면에 의료폐기물을 불법보관해서 지난달 관할 환경청에 적발된 바 있다"며 "무릇 의사회라면 의료폐기물의 위험성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민감해야 함에도 불법행위를 반복해서 자행한 것이라 경악을 금치 못할 지경이다"고 했다.

올해 들어 경북 고령·문경, 대구 달성, 경남 통영·김해 등지에서는 주민신고 등으로 12곳에 걸쳐 1241톤의 불법의료폐기물이 발견된 사실이 있다.

이와 관련해, 부산·대구환경연합은 "일련의 사태는 시민제보 없이 자체적으로 불법행위 파악조차 안 되는 허술한 관리감독 시스템, 불법행위가 반복돼도 막지 못하는 무법천지 의료폐기물 처리 실태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하겠다"고 했다.

이어 "허가받지 않은 불법창고와 무단 야외 적재에 이어 도심 한복판까지 파고든 불법 의료폐기물로 인한 피해는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현재 방치된 불법 의료폐기물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감염 및 전염 위험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 없이 속수무책인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부산·대구환경연합은 "턱 밑까지 찾아온 불법 의료폐기물 사태 해결을 위해 환경당국의 책임 있는 대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 하겠다"고 했다.
#의료폐기물 #부산의사회관 #부산환경운동연합 #낙동강유역환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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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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