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 살아있는 일동' 주민 위해 '맵' 만든 이 남자

[인터뷰] 일동 박용남 동장 "주민들과 소통하고 융화하면서 지내고 싶다"

등록 2019.07.10 15:18수정 2019.07.1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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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남 동장 “관이 주도하는 것은 일시적이지만, 주민과 긴밀하게 연계성을 가지고 간다면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영의


"주민들과 함께 어울리고 교감하면서 일하고 싶었어요. 마을 만들기로 대상까지 받은 일동에 발령받은 후 기대감과 함께 '내가 가서 할 일이 있을까?' 우려도 됐지만 주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같이하자는 생각을 했어요."
 

안산시 상록구 일동 주민자치위원회는 2017년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주민자치박람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일동 주민들은 마을협동조합인 울타리너머, 퍼즐 등을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탄탄한 활동을 보인다.

올해 일동에 온 박용남 동장은 마을 버스 정보부터 각 통의 통장 소개, CCTV 위치, 각 단체 사무실 등 일동의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일동 맵'을 직접 만들어 마을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6월 28일 만난 그의 사무실 벽에는 각 단체 현황과 연락처들이 빼곡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취임 후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그가 얼마나 바쁘게 움직였는지를 보여준다. 

-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공직 생활은 30여 년 이지만 기술직렬이다 보니 행정센터에 자리가 없어 이번이 동에서는 첫 근무다. 일동은 주민들이 열정을 가지고 자치활동을 많이 하고 있고 대상까지 받은 곳이라 '내가 할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먼저 다가가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 주민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 위해 8개 직능단체와 만나 소통하다 보니 일동에 자부심이 생기고 할 일이 보인다. 지금까지는 마음먹었던 대로 각 마을 구성원, 직능단체와 융화가 잘 되고 그 속에 잘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일동의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맵을 만들었다

"초등학교 때 자기 동네를 그려오라는 숙제가 생각나 내가 가진 재능을 더해 맵을 만들었다. 직능단체 정보, 일동 통장들에 대한 정보, 골목마다 설치된 CCTV, 주변 음식점, 일동 병원 등 모든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도록 맵 안에 다 넣었다. 버스 노선이나 도착 시각 등 앱을 설치하거나 홈페이지를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정보와 함께 홈페이지 링크도 넣었다." 
  

아이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일동 맵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은 연속성이 없으면 지속되기가 어려운데 동네 맵은 구글지도 메뉴를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관심과 열정이 있으면 누구나 만들고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 김영의

  
- 맵 제작에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일동은 주민자치의 토대로 만들어진 곳이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다 맵을 만들게 됐다.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은 연속성이 없으면 지속하기가 어려운데 동네 맵은 구글지도 메뉴를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관심과 열정이 있으면 누구나 만들고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맵 하나만 보면 '내 마을이 이렇게 생겼구나' '내 마을에 이런 모임, 동아리가 있구나' '우리 동네 통장들은 이런 분들이구나' 등 동네를 알면 정주의식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들도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각 통장 정보와 사진 넣는 것은 전부 허락을 받았다."
  
- 일동은 주민자치박람회 대상 수상 등 마을공동체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부임 후 주변의 기대가 부담스러울 것도 같다
"지금은 관이 동기 부여와 행정적 뒷받침만 하고, 주민이 열정을 가지고 하는 시대다. 일동은 오랫동안 다져온 힘이 있어서 민관이 긴밀히 연계한다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있는 동안은 주민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융화하면서 지내고 싶다." 

박용남 동장은 임기 동안 마을 지도와 함께 마을 탐방기를 적어보고 싶다고 했다. 일동은 다른 지역과 달리 오래된 단독들이 많다. 앞에는 공원이 있고 뒤에는 성태산이 자리 잡고 있다. '도심 속의 섬' 같은, 일동만의 것이 형성돼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마을이 아담하고 아파트가 많이 없어서 정감이 가고 좋습니다. 동네를 돌다 보면 해외여행을 와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나요. 쓰레기나 주차 등 현안도 있지만 일동에 있는 동안 마을을 깊이 들여다보려고요." 
덧붙이는 글 마을신문 너머N에도 게재됩니다
#일동 마을만들기 #동네지도 #일동 맵 #민관 주도 마을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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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다문화뉴스 등에 기사를 쓰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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