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노조 파업에 '안전안내 문자'... 노조 "파업이 재난?" 발끈

노조 "노동3권 부정하는 발상"... 부산시 "지하철 파업도 사회적 재난"

등록 2019.07.10 14:49수정 2019.07.1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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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지하철노조의 파업에 앞서 시민들한테 '안전 안내 문자'를 보냈다. ⓒ 윤성효

 
10일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부산광역시가 시민들한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안전 안내 문자'를 보내 논란이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부산시의 천박한 발상이 재난이다"라며 "파업이 재난인가"라고 발끈했다. 반면 부산시는 "'부산시 문자 알림 관리지침'에 따르면 사회적 재난에도 문자를 보낼 수 있다"며 "지하철 파업은 사회적 재난에 포함된다"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지하철 노사인 부산지하철노조와 부산교통공사는 지난 9일 교섭을 벌였지만 결렬되었다. 이날 협상에서 노측은 4.3%였던 임금인상률을 1.8%로 낮추고 742명이었던 신규 채용 규모도 550명으로 줄이는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은 임금 동결에 497명 채용이라고 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부산지하철노조는 10일 첫차인 오전 5시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부산교통공사는 출근 시간인 이날 오전 7∼9시 1호선은 보통 때와 같이 4∼4.5분 간격으로 정상 운행됐고, 2호선도 보통 때 배차 간격과 같은 4.5분, 3호선도 5∼5.5분 간격으로 정상 운행됐다고 밝혔다.

부산교통공사는 퇴근 시간에도 정상 운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낮 시간대는 배차 간격이 평소보다 늘어나고 있다.

1호선의 경우 낮 시간대(오전 9시∼오후 5시) 배차 간격은 평소 6∼6.5분에서 10∼11분으로 늘어나고, 2호선과 3호선 전동차도 보통 때보다 배차 간격이 4~6분 정도 늘어난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10일 아침 시청 간부와 관계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오 시장은 "도시철도 파업으로 인한 시민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비상수송대책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이 자리에서 오거돈 시장은 "도시철도 파업으로 인한 시민의 불편이 최소화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특히 학생들의 통학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혹시라도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안전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꼼꼼한 점검과 유관기관 및 시민 홍보를 통해 혼란을 예방할 것"을 지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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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부산시장은 지하철노조의 파업과 관련해 10일 아침 긴급대책회의를 가졌다. ⓒ 부산시청

 
부산시 '안전 안내 문자' ... 민주노총 "파업이 재난인가"

한편 부산시가 노조의 파업과 관련해 보낸 '안전 안내 문자'를 두고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비난하고 나섰다.

부산시는 시민들한테 "7월 10일 도시철도 파업, 첫차와 막차 및 출퇴근 정상 운행. 그 외 지연운행, 역별 시간 확인 이용 바랍니다"는 내용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부산시의 천박한 발상이 재난이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파업이 재난인가"라고 따졌다.

부산본부는 "지난 8일 이낙연 총리는 우정노조의 파업 철회를 두고 '한 번도 파업하지 않은 자랑스러운 전통을 지키셨다'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노동자를 탄압하고 착취해 명백을 이어온 역대 독재 정권의 전통을 지키려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헌법이 보장한 이 당연한 권리를 대한민국 노동자들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앞장서 헌법을 부정하고 노동자에게 불법 딱지를 붙이고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파업이 재난이라는 것은 헌법이 규정한 노동3권을 부정하는 불법적 발상이다. 파업을 하지 않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것은 고통받는 노동자들과 공감하지 못하는 천박한 인식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들은 "노동자들의 파업이 불편하다면 그간 노동자들의 헌신적인 노동으로 안락했던 시기가 있었음에 먼저 감사하길 바란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하는 부산지하철노조의 상식적이고 정당한 파업을 지지한다. 아울러 역사적인 부산지하철노조의 파업에 늘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시 "문자 관리지침 따랐다, 지하철 파업도 사회적 재난"

반면 부산시는 문자 관리지침에 따른 조치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도시철도과 관계자는 "재난안전 문자 발송 시스템을 이용해 문자 메시지를 시민들한테 보냈다. '부산시 문자 알림 관리지침'에 보면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사회적 재난'도 문자를 보낼 수 있고, '사회적 재난' 안에 지하철 파업도 들어 있다"며 "마음대로 보낸 게 아니고 부서에서 근거에 따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부산지하철노조는 2016년 9∼12월 3차례에 걸쳐 22일간 파업했고, 이 때 부산시는 안내문자를 보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 관계자는 "당시에는 안내문자 시스템이 되어 있지 않았고, 이번에는 시스템을 갖춰 가능하게 되었다"고 했다.

부산지하철노조 "청소노동자 247명도 파업에 참가"

부산지하철노조는 이날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노조는 부산교통공사 소속 조합원 3400명과 1·2호선의 4개 용역업체 소속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247명이 파업에 참가한다고 했다.

교섭과 관련해, 노조는 "어제 최종교섭에서 교섭 타결을 바라면서 대폭적인 양보안을 제시했다. 반면 공사는 임금 동결을 전제로 협상 진행을 요구했다. 예년과 확연히 달랐다"며 "파업 돌입 선언 후 기다렸다는 듯 오거돈 부산시장은 노동조합을 맹비난했다. 부산교통공사 경영진의 강경 입장과 궤를 같이 한다"고 했다.

임금과 관련해, 노조는 "공무원과 동일한 임금인상률 적용이다. 부산지하철 노동자들은 연간 370억 원에 이르는 추가 임금 상승분을 안전과 좋은 일자리 재원으로 활용하자고 내놓았다"며 "그에 비해 1.8% 인상에 필요한 재원은 47억 원이다"고 했다.

이어 "올해 1억 원을 훌쩍 넘긴 연봉을 받는 오거돈 시장께서도 1.8% 인상률을 작동 적용받았다. 그걸 저희도 똑같이 적용해 달라는 것이다. 만약 높은 임금이라서 동결해야 한다면, 오시장 임금은 동결 하셨느냐"고 덧붙였다.

노조는 "부산지하철 노동자들은 안전한 지하철 만들기와 좋은 일자리 만들기를 위한 파업 투쟁에 나섰다"며 "고임금 노동자와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손을 맞잡고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시민 여러분께서 잠시 불편함을 감수하시고 뜨거운 응원을 주신다면, 안전한 부산, 좋은 일자리가 있는 부산, 비정규직이 없는 부산, 노동존중 부산으로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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