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북한을 제대로 알고 싶다

김진향 지음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를 읽고

등록 2019.07.15 14:53수정 2019.07.1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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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와 함께 뤼디거 프랑크가 쓴 <북한 여행>이라는 책을 책상에 놔두었더니 직원 한 명이 결재를 받으러 와서 말한다.

"북한 관련 책을 왜 이렇게 많이 읽으세요? 좀 이상하세요."

이 책의 지은이 김진향 박사가 말한 대로 남쪽의 사람들은 대부분 북맹(北盲)이다. 무조건적 증오, 막연한 두려움, 은근한 무시와 상호 존중이 없는 우월감 등의 표현이 "나를 이상하다"고 말한 그 직원이나 나나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북한에 대한 느낌이다.

분단은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휴전선 철조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마음속에 콘크리트벽처럼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북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북맹'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 북한문제 전문가 김진향 박사가 쓴 책 ⓒ 조명호

 
우리는 북한을 잘 모른다. 북한에 관한 교육은 전무하다. 오로지 적대적인 관계 속에 비정상적인 국가라는 단편적인 정보밖에 없다. TV 채널에 가끔 나오는 북한 선전방송과 탈북민들의 개인적이고 과장된 정보가 북한 정보의 모든 것인양 이해해 버린다.

조금이라도 잘못을 저지르면 사람을 숙청하고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버리는 공포 사회에 사는 줄 알았다. 하지만 북측에서 평범한 인민들이 재판을 받아 법에 따른 처벌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법적 처벌을 받기 전에 각자 속한 공동체 안에서 자아비판과 성찰의 과정을 거치며 반성을 한다고 이 책에는 나와 있다.


주체사상교육과 세뇌교육만 있는 것으로 알았던 북한의 교육제도는 남한과 비슷한 교육제도를 가지고 영어, 수학, 미술, 체육 등 우리와 똑같은 과목을 배우고 있다. 더구나 일등과 성적만을 외치는 남쪽에 비해 북쪽의 교육 지침은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게 하는 것이라는 이상주의 교육을 실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배웠다. 물론 실제 북한의 현실은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4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

​우리는 통일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남북한의 긴장관계와 적대관계에 익숙해져 있어 현행 헌법 제4조에 있는 평화통일 조항도 우리는 잊어버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단계 화해 협력 - 2단계 남북연합 - 3단계 완전 통일이라는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말하면 '빨갱이'나 '종북'으로 내몰려 버린다.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1989년 노태우 대통령 재임 시절 수립하고 국회 비준까지 받은 대한민국의 공식 통일 방안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투자자인 짐 로저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제 한국으로 이사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모든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겠다"라고 말했다. 남과 북이 경제협력과 교류를 시작하면 한반도가 중국과 인도를 제치고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그는 예측한다. 하지만 모든 것은 평화가 우선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완성되어야 한다.

말뿐인 평화, 갈 길은 아직 멀다

겉으로는 평화를 외치지만 속으로는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나 세력들은 많다. 세계 최대의 무기 수출국인 미국의 방산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의 주류 정치권들, 한반도의 긴장관계를 자국의 정치력 확대와 군국주의의 부활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일본의 현재 집권세력, 그 일본과 궤를 같이하는 한국 내 정치세력과 그 세력을 지지하는 상당수의 국민들...

다행스럽게 미연방 하원에서 한국전 종전 이후 처음으로 한반도 종전선언 및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외교적 해결에 관한 지지안이 11일(현지시간) 통과됐다. 불행하게도 정전협정의 당사자는 북한과 미국, 중국이다. 하지만 종전선언의 당사자이지만 정전협정에 참가하지 못한 대한민국 국회는 오늘도 남북한 긴장관계의 하염없는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남북이 분단된 지도 70년이 넘었다. 동유럽의 작은 국가를 여행하기 위해 그 국가의 역사와 정치제도를 공부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북쪽에 있는 같은 민족이 살고 있는 나라의 역사와 정치제도를 공부하면 이상하게 여겨지고 그리 멀지 않은 예전에는 처벌까지 받았다.

남과 북, 우리가 함께 살 수 있을까? 함께 살려면 우선 서로를 알아야 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상호 존중, 이거 하나면 함께 살 준비는 끝난다고 하지만 상호 존중 이전에 아직 우리는 서로를 너무 모른다. 나는 북한을 제대로 알고 싶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덧붙이는 글 기자의 블로그에도 싣습니다.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 -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북맹 탈출 안내서

김진향 (지은이), 차민지, 황지은 (엮은이),
슬로비, 2019


#평화 #김진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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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에 행복과 미소가 담긴 글을 쓰고 싶습니다. 대구에 사는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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