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노동법 안 지키는 곳이 있다니 놀랐다"

[인터뷰]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 심준형 공인노무사 ①

등록 2019.07.14 11:49수정 2019.07.1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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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노무사는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노동자를 위한 법률적 지원 및 인프라가 결여되어 최소한의 노동조건인 노동법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열악한 현실에 놀랐다"면서 이에 "척박한 노동환경에 처해있는 지역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개선하는데 힘이 되고자 서산으로 내려오게 되었다"고 밝혔다. ⓒ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 제공


지난 3월 새롭게 개소한 서산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아래, 비정규직지원센터)가 서산지역 내 비정규직 노동자와 청소년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서산시는 그동안 직영으로 운영하던 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민간위탁 수탁기관으로 민주노총 서산태안위원회(아래, 서태안위)를 선정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비정규직지원센터는 비상근 센터장과 노무사, 사무국장 등 모두 3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공인노무사로 비정규직지원센터 개소 당시부터 근무중인 심준형(35) 공인노무사는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상담이 밀려 있다고 말한다. 

공인노무사로 대도시 노무법인에 근무할 수 있는데도 심 노무사가 아무 연고도 없는 서산에 내려온 이유가 궁금했다. 게다가 비정규직지원센터에서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상담하고 있는 심 노무사.

지난 12일 그를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그는 노동환경에 대해 어느 것 하나 뺄 수 없을 정도로 알찬 이야기를 쏟아냈다. 다음은 그와 한 인터뷰 전문으로 가급적 심 노무사의 이야기를 모두 담아냈다. 

- 언제부터 노무사 일을 시작하게 됐는지? 
"2015년도 시험에 합격해 노무사 업무를 시작한 지는 3년 정도 됐다. (그동안) 서울과 천안에 있는 노무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지난 3월부터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에서 일을 하고 있다. "
 

지난 2월 서산시는 그동안 직영으로 운영하던 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민간위탁 수탁기관으로 민주노총 서산태안위를 선정한 바 있다. 지난 3월 개소식에서 신현웅 센터장(사진, 가운데)을 비롯해 최강은 사무국장(사진, 오른쪽), 심준형 공인노무사(사진, 왼쪽)가 인사하고 있다. ⓒ 서산비정규직지원센터 제공


- 연고도 없는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에서 일을 하게 된 계기는? 
"충남 지역으로 내려왔을 때 알게 된 지역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은 놀랍게도 서울과 많이 달랐다. 서울과 지역에 적용되는 노동법이 다른 것인지 의심될 정도였다. 특히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노동자를 위한 법률적 지원 및 인프라가 결여되어 최소한의 노동조건인 노동법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열악한 현실에 놀랐다. 이에 척박한 노동환경에 처해있는 지역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개선하는데 힘이 되고자 서산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 최근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했고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 자회사 전환에 반대하며 농성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어떻게 생각하나? 
"우선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 모두 상시·지속적인 업무를 하는 분들로 하는 업무에 맞게 정규직으로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이다. 이전 정부에서부터 계속된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지침에 의하더라도 이들 모두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분들로 진작에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노동자들이다. 


공공부문이 앞장 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 노동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정부가 수차례 선언했으면 그에 따른 약속을 지켜야 한다. 정부 말대로 정규직으로 전환해 열악한 지위에 있는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 특히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의 문제는 심각하다.

1심과 2심 법원에서 이들을 도로공사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도로공사가 자신에게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내기 위해 자회사라는 우회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자회사라고 할지라도 도로공사와 별개의 법인이다. 정부에서 약속한 대로 이들 모두 정당하게 그동안 수행하던 업무를 정년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공인노무사로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 개소 때부터 근무중인 심준형 공인노무사는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상담이 밀려 있다고 말한다. '찾아가는 무료 노동법률 상담'에서 심 노무사가 상담하고 있다. ⓒ 서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 제공


- 서산시 비정규직 현황은? 
"서산시는 약 1만 2000개의 사업체에 약 7만 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은 33.4%로 전국 비율(32.4%), 충남 전체 비율(31.6%) 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조사되었다." 

- 비정규직센터에서 근무하는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상담을 많이 했나.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상담이 많이 밀려오고 있다. 센터 홍보가 이루어지면서 상담을 요청하시는 노동자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고 있다. (개소 후) 4개월간 상담이 100건이 넘어섰고 센터에서 의뢰받은 사건은 12건이나 될 정도로 상담이 많다."

실제 민주노총 서산태안위가 서산시로부터 수탁기관으로 선정받고 운영 중인 비정규직지원센터는 개소 후 상담 이외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서산 버스터미널에서 진행하는 '찾아가는 무료노동법률' 상담과 강좌, 서산시 노동자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 노동자를 위한 '학교로 찾아가는 노동상담'과 청소년 노동인권기행도 하고 있다. 권리를 침해받는 청소년 노동자들의 임금 체불, 주휴수당 미지급, 휴게시간 위반 등도 상담한다. 

(다음 편에서는 심 노무사가 말하는 청소년 노동자들의 구체적인 임금체불 사례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전해드립니다. 2편에서 이어집니다.)
#서산비정규직지원센터 #공인노무사 #청소년인권 #임금체불 #비정규직노동자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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