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충남도의원 만난 태안 고남주민들 "잘 부탁합니다"라고 한 이유

논란의 태안~보령간 해상교량 명칭에 충남도의원들의 관심 촉구 퍼포먼스 벌여

등록 2019.07.15 17:51수정 2019.07.1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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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속 충남도의회에 호소하는 태안 고남주민들'태안~보령간 해상교량 명칭'으로 인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폭우 속에서 고남주민들이 충남도의회를 향해 해상교량 명칭을 바로잡아 달라며 호소하고 있다. ⓒ 김동이

 
"잘 부탁합니다."

충남 태안군과 보령시 간 해상교량 명칭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폭우가 쏟아지는 15일 논란의 '태안~보령간 해상교량' 초입인 충남 태안군 고남면 영목항 일원에 고남면 주민 100여 명이 우의를 입고 손팻말을 들었다.

비록 충남도의원들은 해상교량 명칭 결정에 직접적인 역할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고남면민들의 퍼포먼스는 태안군과 보령시 간 해상교량 명칭으로 인해 두 지자체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그동안 역할이 없었던 충남도의회를 향한 관심 촉구 차원의 행동이었다.

이날 충남도의회 안전건설해양소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최근 양방향이 뚫린 국내 최장의 보령~태안 해저터널 현장과 함께 명칭 논란이 일고 있는 태안~보령간 해상교량 등을 방문했다. 의원들은 공사 추진 현황과 실태를 확인하고, 대야도 가두리 양식장과 석남천 지방하천 정비공사 현장, 순성~송악 지방도 확포장 공사 현장 등을 방문해 의견을 수렴하고 공사 관계자를 격려하는 일정이 예정돼 있었다.

이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고남면 주민들과 서재만 위원장을 주축으로 하는 '충남도 지명위원회 결정 반대 대책위원회', 박용성 태안군의원, 김영길 고남면장 등 100여명의 안면도주민들은 충남도의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무언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안면도를 우롱하는 다리명칭 원산안면대교 폐기하라!'태안~보령간 해상교량 명칭'으로 인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폭우 속에서 고남주민들이 충남도의회를 향해 해상교량 명칭을 바로잡아 달라며 호소하고 있다. ⓒ 김동이

 
특히, 주민들은 지난 13일 해상교량 중앙주탑을 중심으로 태안 방면에 '기억하라 안면도항쟁, 지켜내자 솔빛대교!!', '주민갈등 초래하는 충남도는 각성하라!', '안면도민 무시하는 다리명칭 철회하라!', '주민의견 무시하는 원산안면대교 결사 반대' 등 안면도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14일 현장 확인 결과, 내걸려 있던 현수막이 모두 철거돼 신경이 곤두선 상황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감정적 대립보다 평화적인 방법으로 손팻말을 드는 방식으로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폭우 속 손팻말 든 태안 안면도주민들… 충남도의회의 관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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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태안~보령간 해상교량 찾은 충남도의회충남도의회 안전건설해양소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최근 양방향이 뚫린 국내 최장의 보령~태안 해저터널 현장과 함께 명칭 논란이 일고 있는 태안~보령간 해상교량 등을 방문해 공사 추진 현황과 실태를 확인한 가운데 고남면 주민들이 주민들의 목소리를 잘 전달해달라며 폭우 속에 무언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 김동이

 
이날 4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오랜만에 가뭄을 해갈해 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해상교량 명칭으로 벌써 몇 달째 속이 타들어가고 있는 고남 주민들의 표정에는 여전히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당초 15일 오전 11시경 충남도의원들이 해상교량에 도착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고남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고남패총박물관 앞에 모여들었다. 충남도의원 도착 1시간여를 앞둔 오전 10시가 되자 패총박물관 앞에는 100여 명의 주민들에 이를 정도로 북적거렸다.

10시 30분경 패총박물관에 모여 있던 주민들이 태안반도의 끝자락이면서 태안~보령 해상교량의 시작점인 영목항으로 발길을 옮겼다. 주민들이 든 손팻말에는 현수막과 동일한 문구와 함께 '안면도를 우롱하는 다리명칭 원산안면대교 폐기하라!'고 적었으며 어깨띠, 머리띠까지 등장하며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주민들이 기다리는 동안에도 여전히 폭우는 그칠 줄 몰랐다. 충남도의원들의 도착예정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도의원들을 태운 차량은 보이지 않았고, 폭우 속에 주민들은 도의원들을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도착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긴 12시경 드디어 충남도의원들을 태운 승합차가 해상교량에 나타났다. 주민들은 '의원님들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잘못된 다리명칭 바로잡아 주십시오!'라는 대형현수막을 펼쳐 보이며 폭우 속 해상교량 초입에 서 있는 이유를 표명했다.
 

장승재 위원장에게 호소문 전달하는 서재만 대책위원장예정시간보다 1시간이 넘게 지연도착한 충남도의회 안전건설해양소방위원회 장승재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에게 서재만 대책위원장이 안면도주민들의 입장이 담긴 호소문을 전달하고 있다. ⓒ 김동이

 
승합차에서 내린 장승재 충남도의회 안전건설해양소방위원회 위원장과 위원들이 현수막을 펼쳐 든 주민들에게 다가오자 서재만 위원장을 비롯한 대책위 관계자들이 주민들의 입장이 담긴 호소문을 전달하며 충남도의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기자가 입수한 안면도주민 일동의 호소문에 따르면 "29년여 동안 우롱한 안면도관광지개발 사업에 이어 터진 안면도~보령간 연육사업 중 영목~원산도를 잇는 교량의 충청남도지명위원회의 결정에 대하여 승복할 수 없음을 밝히며, 투명과 합리 그리고 적법하지도 않았던 결정에 대하여 바르게 재심해 주실 것을 충남도의회 안전건설해양위원회 의원님들께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읍소했다.

이어 이들은 "우리는 다리 명칭이 지니는 도로기능 이상의 가치에 대하여 숙고하면서 지명 중심의 작명은 지역간의 갈등이 야기될 것이란 우려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 논의하고 공모하여 결정된 안을 제시하는 노력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역주민 갈등만 초래한 작명에 대하여 충청남도는 즉각 폐기하고 재심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도 했다.

더하여 이들은 "우리는 차제에 다리명칭뿐만아니라 관광지개발과 도유지문제 등 안면도주민의 상처와 주름진 시간에 대한 요구가 바르게 관철될 때까지 1990년 11.8 안면도반핵항쟁의 정신으로 단결하여 투쟁할 것을 엄숙히 천명한다"면서 "충남도의회 안전건설해양위원회 의원들의 특별한 관심과 냉정한 판단으로 바르고 균형있게 작명되기를 간곡히 호소 드린다"고 밝혔다.
 

주민들 만난 장승재 위원장장 위원장은 주민들의 목소리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김동이

 
호소문을 전달받은 직후 장승재 위원장은 "도의회가 (명칭 결정에) 권한은 없지만 위원회에서 잘 상의해서 주민들의 목소리가 (충남도지명위원회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남지역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정광섭 도의원도 "주민들의 뜻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충남도의회 안전건설해양소방위원회의 방문길에서는 정광섭 의원과 지역주민간 작은 마찰도 벌여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두시간여 동안 폭우를 맞으며 해상교량 현장에서 충남도의원들을 기다렸던 한 주민이 정광섭 의원을 향해 "왜 이렇게 늦었냐"고 묻자 정 의원이 "누가 기다리라고 한 적 있냐"라고 말해 일부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 A씨는 "비 맞으면서 기다린 주민들에게 지역구 의원이 할 소리냐"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두 번째 만남' 가세로 태안군수와 김동일 보령시장… 해법 찾을까

한편, '태안~보령간 해상교량 명칭' 문제를 두고 오는 29일 양승조 충남지사 중재로 가세로 태안군수와 김동일 보령시장 간 두 번째 만남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전해져 벌써부터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양 지사 중재로 지난 6월 14일 한 차례 가세로 군수와 김동일 시장이 만나 양 지자체의 입장을 확인하고 협의하는 자리가 마련된 적이 있기는 하지만 해법 찾기에는 실패했다.

태안군 가세로 군수는 지속적으로 대형 로펌에까지 의뢰해 받은 법률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충남도지명위원회가 절차적 정당성을 위배, 위법하다는 주장을 줄곧 펼쳐왔다.

반면 모르쇠로 일관하던 보령시 김동일 시장은 태안군이 법률 자문결과 등을 바탕으로 논리적 반박에 나선 점을 의식한 듯 지난 6월 27일 민선7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법률자문 결과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엇갈린 시각으로 여전히 평행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양 지자체가 서로 다른 법률자문 결과를 내놓고 있어 또 한번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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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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