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아베, 국가안보 내세워 자유무역 무너뜨려" 비판

"수출규제는 트럼프 따라하기... 국제무역 물 흐린다"

등록 2019.07.16 09:26수정 2019.07.1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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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반도체 제조 등에 필요한 핵심 소재 등의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의 타격이 우려된다. 사진은 2일 오후 텔레비전 매장이 모여 있는 용산전자상가. ⓒ 연합뉴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NYT는 15일(현지시각) "일본이 국가안보를 내세워 자유무역을 무너뜨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세계 정상들을 향해 '자유롭고 열린 경제가 글로벌 평화와 번영의 근간'이라고 강조한 후 이틀 만에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국가안보를 내세워 한국 기업이 특정 물자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했다며 수출 규제를 가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이 어떻게 관리를 소홀히 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아베 총리가 자유무역에 타격을 가한 가장 최근의 국가 지도자가 됐다"라며 "일본이 무역 규제의 정당화 수단으로 국가 안보를 활용한 미국과 러시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라고 비판했다. 

NYT는 "한국 측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를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한 보복 조치로 여기고 있다"라며 설명했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국가 안보를 내세워 관세와 수출 규제를 휘두르고 있다"라며 "아베 총리는 무역을 곤봉으로 바꿔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전했다.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강화를 비판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 뉴욕타임스

"아베, 무역을 무기화해... 올바른 방법 아냐"


그러면서 전문가들을 인용해 일본이 국제 무역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콩 중문대의 브라이언 머큐리오 국제경제법 교수는 "이런 방법이 자주 사용된다면 국제무역 체계를 파괴할 우려가 있다"라고 밝혔다. 

국제정치 전문가인 로욜라 매리마운트대학의 진 박은 "전혀 관련이 없는 이슈로 다른 나라를 압박하기 위해 무역이나 경제적 이해를 무기화하는 것"이라며 "이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not the right way)"라고 지적했다.

스탠퍼드대학에서 한일 관계를 연구하는 대니얼 스나이더도 "일본이 수출 규제를 국가 안보로 규정함으로써 물을 흘렸다(muddied the water)"고 지적했다.

NYT는 일제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일본 자위대 레이더 조사 등 한일 갈등 사안을 소개하며 "한국 정부는 이번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도 다른 수입처를 찾아 나서고 있다"라고 전했다. 

미국 CLSA증권의 샌지브 라나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더 큰 무언가의 시작에 불과한 것인지 많은 사람이 우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아베 신조 #수출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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